[밀착카메라] '호수 위를 걸어봤습니다'…'충청권 식수원' 대청호 충격
"사람이 안 와" 휴양객 상대로 한 장사도 '마비'
대청호는 많은 사람이 마실 물이 되는 충청권의 중요한 식수원인데, 문제는 쓰레기가 많아도 너무 많다는 겁니다. 저희 취재 기자가 쓰레기를 밟으며 강 위를 걸어 다닐 수 있을 정도였습니다.
밀착카메라 정희윤 기자가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기자]
쓰레기로 뒤덮여 호수인지 알아볼 수 없는 지경이 된 대청호.
가까이 가봤습니다. 쓰레기 때문에 숨을 쉬지 못해 죽은 걸로 보이는 물고기가 가장 먼저 눈에 띄었습니다.
대청호 인근가에 오니까 악취가 굉장히 많이 나는데 그 원인 중 하나가 썩은 생선인 것 같거든요.
이 썩은 생선에서 나는 악취가 정말 심합니다. 호수 중간에 설치된 쓰레기 차단막 근처는 아예 '쓰레기 섬'이 됐습니다.
보트를 타고 5분 정도 달려오니 더 이상 앞으로 나갈 수 없는 곳까지 왔습니다.
쓰레기 차단막을 중심으로 이 쓰레기 섬이 형성된 건데요.
제가 서 있는 이곳은 육지가 아니라 쓰레기 더미 한가운데입니다.
갈대와 쓰레기가 수면 아래 2m 두께로 엉켜있어, 취재진과 구조대가 함께 올라가도 끄떡없을 정도입니다.
쓰레기 때문에 생긴 벌레가 쉴새 없이 꼬입니다.
[아휴, 콧구멍으로 (벌레가) 들어갔어요.]
쓰레기 종류도 다양합니다.
어떤 쓰레기가 많을지 제가 한번 주워봤는데요.
이런 스티로폼 박스도 많았고 생활 페트병 쓰레기도 많았습니다.
조금 특이한 것은 이런 오토바이 헬멧이나 제가 서 있는 배를 묶어두는 계류대까지 떠밀려온 겁니다.
[김태원/대청호 수난구조대장 : 냉장고부터 시작해서 가구. 그다음에 이제 물통, 농약병, 스티로폼, 산업폐기물, 파이프…(양이) 어마어마합니다.]
관광지로 유명한 인근 마을은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유제도/충북 옥천군 추소리 이장 : 쓰레기 산으로 변한 거지… 이번에 워낙 비가 많이 와서 많이 떠내려왔어.]
차가 오갈 수 있는 길까지 쓰레기로 막혀 중장비 동원이 당장은 어려워, 우선 주민들이 겨우 손으로 치웁니다.
[안창길/동네 주민 : {차 들어가는 작업만 지금 3일째 하시는 거예요?} 네 우선 그것부터 하는 거야. 나뭇가지 치우고 저 플라스틱 같은 거 다 골라서 따로따로 담아야 하고. 해도 표시도 안 나…]
여름 휴양객을 상대로 한 장사도 사실상 마비 상태.
[인근 상인 : 타격이 있는 거예요. 사람들이 거의 안 와. 그러니까 주변 커피숍이나 이런 것도 다 안되고 그러죠.]
상황을 모르고 찾아온 관광객도 난감합니다.
[정우진/세종 고운동 : 쓰레기 같은 냄새가 좀 많이 났습니다. 오자마자… (오늘) 놀 수는 없을 것 같고…]
현재까지 대청호에 쌓인 쓰레기 양만 1만 8000㎥.
올림픽 규격 수영장 7개를 가득 채울 양입니다.
그물망으로 건져 작업장으로 보낸 후 나무와 쓰레기를 분리해야 하는데, 양이 워낙 많다 보니 며칠 걸릴지 가늠하기도 어렵습니다.
대청호에서 4일간 건져 올린 부유물 쓰레깁니다 500㎥에 달한다고 하는데요.
오늘(19일)도 이렇게 비가 오는 것처럼 비가 오는 날씨가 계속되고있어서 작업 속도를 내기 쉽지 않습니다.
비가 많이 오면 안전상의 문제로 작업을 멈춰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 비에, 또 새로운 쓰레기가 더 밀려옵니다.
[빗방울이 너무 굵어져서 일단 다들 들어가시죠…]
수거 비용은 작년 수준인 9억 원 정도로 예상됩니다.
한국수자원공사는 '낚시꾼이나 야영객들이 버리고 가는 쓰레기만 줄어도 작업 속도가 빨라지고 비용은 줄어들 것'이라 설명했습니다.
[김대일/한국수자원공사 관계자 : 이러한 것들이 좀 줄면 저희들이 수거를 하고 분류하는 과정에 있어서 시간과 인력을 최대한 줄일 수 있습니다.]
집중호우가 끝나면 큰 호수에 쓰레기가 떠내려온다. 이걸 치우려면 막대한 돈이 든다, 매년 장마철 공식처럼 이맘때 보는 뉴스이실 겁니다.
그런데 정말 막지 못하는 걸까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이런 거 안 버리는 것부터일 겁니다.
[작가 강은혜 / VJ 박태용 / 취재지원 박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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