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부터 고성·몸싸움…여 “불법 청문” 야 “폭행 고발”

강재구 기자 2024. 7. 19.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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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탄핵 청원 청문회 충돌
1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발의 요청’ 국민동의 청원 청문회에서 정청래 위원장이 청문회 진행 방식과 관련해 국민의힘 간사인 유상범 의원(왼쪽),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김승원 의원(가운데)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1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제1차 윤석열 대통령 탄핵 청원 청문회’에서 여야는 곳곳에서 날카롭게 충돌했다. 해병대 채 상병이 지난해 7월19일 경북 예천에서 수해 실종자 수색 작업을 하다가 숨진 지 꼭 1년인 이날 열린 청문회의 주제는 채 상병 순직 사건 수사 외압이었다.

이날 여야는 청문회 시작 전부터 회의장 밖에서 ‘장외 충돌’했다. 추경호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의원들은 청문회 시작 20분 전인 오전 9시40분 국회 법사위원장실을 찾아 ‘여당 합의 없는 청문회’라고 반발하며 연좌 농성을 벌였다. 추 원내대표 등 법사위원이 아닌 일부 의원이 법사위 회의장까지 들어가 항의하자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정청래 법사위원장은 “형사 고발 조치당하고 싶지 않으면 빨리 떠나라. 퇴거명령 한다”고 경고했다.

회의장 앞에 여야 의원과 보좌진, 취재진 등이 뒤엉키며 부상자도 나왔다. 전현희 민주당 의원은 “회의장 진입 과정에서 진입을 막은 신원 불명의 국민의힘 의원과 보좌진이 있던 걸로 기억한다”며 “내 오른쪽 뺨에 위해를 가했고 그 과정에서 허리를 다치고 오른쪽 발 전체가 굉장히 통증이 있다”고 호소했다.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도 회의장에 진입하다가 오른쪽 새끼발가락을 다쳤다. 정 위원장은 “국회 법사위원이 회의장에 진입하는데 그걸 다중 위력으로 막았다면 중대 범죄”라며 “형사 고발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이에 여당은 “누가 했는지 확인도 안 됐는데 (고발)하냐”라며 반발했다.

국민의힘 법사위원들은 청문회의 위법성을 재차 강조했다. 송석준 의원은 “(탄핵 청원) 사유 다섯가지가 모두 현재 진행 중인 수사와 재판과 관련된 사건이고 국가기관을 모독하는 내용”이라며 “법적 근거가 없는 불법 청문회를 당장 중단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정 위원장은 “국회법에 따라 위원회 의결로 결정한 오늘 청문회는 합법적”이라며 “불법 청문회라면, 참석한 이유가 뭐냐. 지금 불법에 가담하고 있는 거냐”고 반박했다.

채 상병 사건 이첩 보류 결정 전 대통령실 유선전화 통화 사실이 알려진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당시 대통령실 법률비서관)의 이해충돌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이성윤 민주당 의원은 “증인석에 앉아 있어야 할 사람인데 회피 신청을 하지 않고 여기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주 의원은 “이 의원도 (서울중앙지검장 시절)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을 직접 수사 지휘하지 않았나. 본인이 수사 지휘했던 사건과 관련해서 증인신문 하겠다는 것 아닌가”라고 맞받았다. 오는 26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등 김건희 여사 문제를 주제로 윤 대통령 탄핵 청원 2차 청문회가 법사위에서 열리는 것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법사위원장과 여당 의원들 간의 신경전은 온종일 이어졌다. 정 위원장은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이 발언권 없이 여러 차례 야당 의원 발언 중간에 끼어들자 “발언권을 중지하겠다”고 했다. 이후 정 위원장은 곽 의원이 자신을 계속 쳐다보자 법사위 직원에게 “의사를 진행하는 데 상당히 불편하다. 5분간 계속 째려보는지 안 째려보는지 촬영해달라”며 “(째려볼 경우) 질서를 어지럽힌다고 판단해 국회법에 의해 퇴장시키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에 여당 의원들은 “본인 기분 나쁘다고 퇴장시키는 게 어디 있느냐” “(위원장이) 좋아서 그럴 수 있지 않으냐”고 반발했다.

한편,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과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은 지난달 21일 열린 ‘채 상병 특검법 입법청문회’ 때와 달리 이날은 증인 선서를 했다. 이 전 장관은 “(지난 청문회에서) 법률이 보장하는 권리에 따라 선서를 하지 않았는데 나중에 보니 허위진술을 하기 위한 의도로 오해받은 것 같다”며 “오해받지 않겠고 당당하게 진술하겠다”고 했다.

강재구 기자 j9@hani.co.kr 선담은 기자 s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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