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원장, 동성부부 권리 인정에 “매우 소중한 판결”

4월22일 열린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전원위원회에서 송두환 위원장이 개회를 알리는 의사봉을 치고 있다. 김영원 기자 forever@hani.co.kr

사실혼 관계인 동성 배우자의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을 인정한 대법원 판결에 대해 19일 송두환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위원장이 “성소수자 인권 증진에 기여하는 매우 소중한 판결”이라며 환영한다는 성명을 냈다.

송위원장은 이날 성명을 내어 “대법원이 동성 동반자인 피부양자에게 보험료를 부과한 국민건강보험공단을 상대로 제기된 소송 상고심에서 보험료 부과 처분이 위법하다는 판결을 선고한 것에 대해 환영한다”고 밝혔다.

전날 대법원은 동성 동반자인 피부양자에게 보험료를 부과한 국민건강보험공단을 상대로 제기된 ‘보험료부과처분취소 소송’의 상고심에서 동성 동반자에 대한 보험료 부과 처분이 위법하다는 판결을 내렸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국민건강보험 피부양자제도의 본질에 입각할 때 동성 동반자를 사실상 혼인관계에 있는 사람과 달리 취급하는 것은 인간의 존엄과 가치, 행복추구권, 사생활의 자유, 법 앞에 평등할 권리를 침해하는 차별행위이고, 그 침해의 정도도 중하다”고 판단했다.

송 위원장은 성명에서 성소수자 동반자가 보호자로 인정되지 않아 생기는 여러 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동반자가 아파도 의사로부터 의료행위에 대한 설명을 듣거나 환자 대신 치료를 결정할 수 없고, 유족연금 수급권을 비롯한 상속, 장례, 재산분할 등 사회보장 및 여타 법률관계에서 법률혼 또는 사실혼 관계에 있는 사람들에 비해 제반의 권리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동성 동반자로부터 폭력을 당해도 ‘가정구성원’에 해당하지 않아 ‘가정폭력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등에 따른 피해자 쉼터 입소, 접근금지 신청과 같은 다양한 지원을 받지 못하는 등 사회생활 전반에서 차별당하고 있다”고 했다.

송 위원장은 “이번 대법원 판결로 성소수자에 대한 불합리한 차별이 없어야 함을 다시 확인할 수 있게 되었다”며 “성소수자들이 우리 사회의 일원으로서 동등하게 모든 권리를 누리며 살아갈 수 있도록 다른 영역에서도 행정적, 입법적 조치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고 성명을 맺었다.

고경태 기자 k21@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