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발 대란에 국내 항공·게임도 피해… 당국 “해킹은 아닌 듯”

김수미 2024. 7. 19.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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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삼성·SK하이닉스·거래소·은행 등 ‘안전’
국내 클라우드·자체 서버 사용해 피해 없는 듯
국내 클라우드 서비스 비중 아마존웹(AWS) 60.2%
MS 클라우드 애저 24.0% 두번째로 비중 높아
IT 당국 “피해 현황 파악 중…해킹 문제 아닌 듯”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의 클라우드 서비스에 장애가 발생하면서 일부 저비용항공사(LCC)의 발권·예약 시스템과 국내 온라인 게임 서버가 먹통이 되는 등 국내에서도 피해가 현실화했다.

하지만, 자체 서버나 국산 클라우드를 쓰는 공공기관과 대기업, 은행 업계 등 주요 기업에서는 피해 사례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MS 클라우드 오류''가 발생해 몇몇 항공사들의 발권·예약 시스템이 마비된 19일 오후 제주국제공항 출발층 이스타항공 발권카운터가 발권을 기다리는 승객들로 크게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오후 5시9분 현재 에어프레미아, 제주항공, 델타, 이스타항공 유나이티드, 아메리카에어라인, 젯스타, 홍콩익스프레스 등 8개사에서 항공권 예약·발권 시스템에서 오류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이 사용하는 독일 아마데우스 자회사 나비테어(Navitaire) 시스템이 MS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기반으로 운영됨에 따라 이런 오류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을 포함 같은 서비스를 이용하는 전세계 항공사에서 동일 장애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온·오프라인을 통한 항공권 예약에 오류가 발생하고 있으며, 공항에서는 직원들이 직접 수기로 발권해 체크인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수속 대기 시간도 길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인천국제공항은 자체 구축 클라우드를 사용하고 있어 공항 운영에 지장을 받지 않고 있다. 공항 내 셀프 체크인 서비스 등도 정상 운영 중이다.

검은사막 공식 홈페이지 공지사항 캡처 화면
이번 사태로 국내에서 서비스 중인 일부 온라인 게임도 영향을 받았다.

펄어비스 ‘검은사막’ 운영진은 홈페이지 공지사항을 통해 “갑작스러운 장비 이상으로 ‘검은사막’ 서버 불안정 현상이 발생했다”며 “사용 중인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의 전 세계 동시 장애로 확인되며 정상화 작업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펄어비스는 이에 따라 이날 오후 2시30분부터 ‘검은사막’ 서버를 내리고 오후 5시20분까지 긴급 점검했다.

이 회사는 장애 발생 대응 작업이 완료됨에 따라 정상적으로 게임에 접속할 수 있다며 소비자 불편에 따른 보상 계획을 공지했다.

‘라그나로크 온라인’·‘라그나로크 오리진’ 등 PC·모바일 게임을 서비스하고 있는 국내 게임사 그라비티도 이날 오후부터 공식 홈페이지를 비롯한 게임 접속에 장애가 발생했다.

그라비티는 이날 “타사에서 제공받고 있는 시스템 오류로 홈페이지 및 게임 접속이 불가한 현상이 확인돼 임시 점검 진행 중”이라고 공지하고 오후 2시부터 시스템 점검에 들어갔다.

사진=AP뉴시스
게임업계에 따르면 MS가 엑스박스(XBOX) 콘솔과 PC 게임 패스를 통해 서비스하는 일부 게임도 이날 오전부터 서버 장애가 발생해 원활한 게임 이용이 불가능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은 현재까지 이로 인한 영향은 없는 상태다.

또 자동차, 배터리, 정유·화학, 철강, 조선, 상사, 방산, 건설 등 주요 업계도 현재까지 보고된 문제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 관계자는 “보안 문제로 국내 기업 대부분은 자체 서버나 클라우드를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런던거래소 등이 장애를 겪는 것과 달리, 한국거래소와 코스콤도 MS 클라우드를 사용하지 않아 이상이 발생하지 않았다.

증권가는 아예 클라우드를 쓰지 않는다는 전언이다.

국내 은행 또한 자체 데이터 서버를 이용하고 망 분리를 시행해 영향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MS 클라우드를 사용하고 있지 않아 아직 관련 문제는 발견되지 않았다”면서 “해외 점포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쿠팡·G마켓·11번가 등 국내 이커머스 업계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업체는 MS 클라우드가 아닌 아마존웹서비스(AWS)를 기반으로 서비스가 운용된다.

통신 3사도 아직 MS의 클라우드 서비스 장애로 인한 피해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정보통신(IT) 당국은 MS 클라우드 기반 국내 정보기술 서비스에 끼칠 피해 여부를 예의주시하면서 상황을 파악 중이다.

당국 관계자는 “속단하기 이르지만, 해킹에 의한 피해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클라우드 서비스 이용은 아마존웹서비스(AWS) 비중이 60.2%로 가장 높다.

2위는 문제가 발생한 마이크로소프트 클라우드 애저로 24.0%를 차지한다.

공공기관들은 국가정보원 인증 등을 거쳐야 해 네이버, KT 클라우드 등 국내 업체를 이용하는 경우가 대다수여서 혼란이 빚어지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윈도 PC를 사용하는 직장인, 학생 등 일반인들 가운데 장애로 인한 피해가 속출했다.

김수미 선임기자 leol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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