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보면 울컥 눈물이 나"… '그날의 상처' 여전한 예천 주민들

윤두열 기자 2024. 7. 19.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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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채 상병이 순직한 경북 예천 주민들은 1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그날을 잊지 못합니다. 백발의 노인들은 우리 때문에 손자 같은 젊은이를 잃었다며 채상병의 위패 앞에 고개를 숙였습니다.

윤두열 기자입니다.

[기자]

토사가 밀려 내려왔던 흔적은 아직 남았습니다.

1년 전, 산은 무너져 흘러내렸습니다.

이 지역에서 15명이 숨졌고 2명은 아직 실종 상태입니다.

덤덤해지기엔 너무 짧은 시간입니다.

[이재범/실종자 가족 : 지푸라기 하나라도 건지고 싶은데 아무것도 찾지도 못했고. 비 많이 올 때마다 생각이 나니까 못 있겠더라고.]

아직 비가 오면 떨립니다.

그만큼 공포는 강하게 몸에 남았습니다.

[경북 예천군 벌방리 주민 : 가슴이 벌렁벌렁 걸음도 똑바로 못 걸어요, 놀라서요.]

아름답기로 소문났던 이 모래톱 강, 오래 마을 사람들 자랑거리였습니다.

채 상병이 실종자를 수색하던 바로 그 곳입니다.

이제 주민들은 이 강 보는 게 죄스럽습니다.

[윤해식/경북 예천군 벌방리 : 가보니 울컥하니 눈물이 나데. 울었어. 울어야 해. 눈물 나는 걸 참을 수도 없고…]

우리 때문에 손자 같은 젊은이를 잃었구나, 미안하고 또 미안합니다.

[신정옥/경북 예천군 미호리 : 다 그래요. 여기서 그랬는데, 그랬는데… 그런 게 있어요. 강물 보면 안됐어요.]

누구 책임인지라도 밝혀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습니다.

[김정호/경북 예천군 미호리 : 그렇게 둬서 죽도록 놔뒀느냐 이거야. 조사하면 하지 왜 그렇게 막고 왜 그래?]

여든, 아흔 나이 노인들은 위패 앞에 고개 숙입니다.

떠나간 주민 17명과 21살 군인을 위해서입니다.

그리고 더 희생을 만들지 않겠다고 다짐합니다.

[박우락/경북 예천군 벌방리 이장 : (비가 오면) 주민들 다 일단 회관으로 무조건. {무조건?} 무조건, 조건 없이 무조건 일단 대피부터 시켜요.]

아파도 삶은 계속됩니다.

[화면제공 경북 예천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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