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A X IT동아] 리피드 “폐식용유 기반 바이오 항공유 산업을 위한 토털 솔루션 제공”
[SBA x IT동아 공동기획] 서울특별시와 서울경제진흥원(SBA)은 서울 성수·창동·동작에 창업센터를 마련했습니다. 스타트업을 발굴, 초기 창업부터 성장기까지 단계별 프로그램을 지원해 육성합니다. 이에 본지는 SBA와 공동으로 2024년 두드러진 활동을 펼친, 성장 가능성이 높은 유망 스타트업을 소개합니다.
[IT동아 김영우 기자] 기후변화를 비롯한 환경위기는 전 세계적인 고민이 되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친환경 에너지의 개발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탄소의 배출량과 포집량을 일치시켜 순 배출량을 0으로 만든다는 탄소중립, 그리고 친환경에 힘쓰는 기업일수록 더 많은 비즈니스 기회를 얻게 되는 탄소배출권을 비롯한 관련 산업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폐식용유를 활용한 바이오디젤, 바이오항공유를 비롯한 바이오 에너지 산업 역시 대표적인 사례다. ‘리피드(대표 이충호)’는 폐식용유 기반 바이오항공유의 유통과 관련된 토털솔루션을 제공하는 스타트업이다. 폐식용유의 수거부터 인증, 판매에 걸친 모든 과정에 디지털 기술을 도입해 플랫폼을 만들었다. 이 플랫폼에서 얻은 데이터를 활용해 비즈니스모델 확장에도 힘쓴다.
취재진은 이충호 리피드 대표와의 인터뷰를 통해 그들이 구축한 바이오 에너지 비즈니스 모델의 이모저모, 그리고 낙후된 폐식용유 수거 시장의 디지털 전환을 위한 노력을 살펴봤다.
- 에너지 관련 사업을 제대로 하려면 상당한 경험과 노하우가 필요하다. 리피드 설립 이전에 어떤 여정을 거쳤나?
: 예전에 9년 정도 국내 석유화학 기업인 한화토탈(구 삼성토탈)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다. 공장에서 저장탱크, 출하설비, 폐수공정을 비롯한 다양한 공정의 설비 관리를 경험했고 말레이시아 파견 근무를 하기도 했다. 국내 복귀 후 ESG 경영기획을 하며 SAF(지속가능항공유), UCO(폐식용유)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2020년에는 하버드 정책대학원에서 유학하며 에너지 정책을 배웠고, 2022년에는 ‘앤틀러’의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에 동료들과 참여하며 리피드를 창업했다.
- 리피드는 바이오 항공유를 만들기 위한 폐식용유의 수거 및 판매를 비롯한 전반적인 유통을 포괄하는 플랫폼을 선보였다. 그 중에서도 수거 분야에서 특히 신경을 쓰는 것 같은데, 그 이유는?
: 우리는 폐식용유 수거 업자들이 겪는 문제점에 주목했다. 이전에는 정확한 계량이 어려운 양철통 단위로 폐식용유를 거래했는데, 이게 가장 큰 문제였다. 통 단위라 하는 것이 대단히 주관적인 데다, 업계에서는 1통당 16kg으로 간주한다고 하지만 양철통 내부를 확인하기 힘드니 폐식용유의 정확한 양과 품질을 가늠하기 쉽지 않았다.
사람의 감각에 의존하면 당연히 오류나 오차가 발생한다. 이 때문에 일부 수거상은 최대 20%의 손실이 발생하기도 했다. 우리가 현재 TIPS 과제로 선정되어 개발 중인 것이 누구나 손쉽게 기름의 양과 불순물을 체크할 수 있는 AI 기반 휴대용 장치다.
글로벌 진출도 고려하고 있어 해당 장치는 각국의 특성에 따른 최적화 작업도 하고 있다. 사업 대상국 중 하나인 베트남의 경우, 한국과 달리 반투명 플라스틱 용기를 사용한다. 이러한 다양한 특성에 적합한 장치를 개발해 시험 중이다. 그리고 이러한 솔루션을 통해 확보한 데이터는 다른 비즈니스 모델도 개척할 수 있다.
- 폐식용유 유통 생태계는 수거 외에도 다양한 분야와 맞물려 돌아가기 마련이다. 리피드 플랫폼이 포괄하는 범위는?
: 우리 플랫폼은 폐식용유의 배출에서 수거, 정제 후 재판매, 그리고 이를 통해 정유사에서 생산한 바이오 연료의 판매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 이르는 비즈니스 모델을 지향한다. 그리고 앞서 말한 것처럼 우리는 현장의 어려움을 직접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목표다. 수거 기사들의 어려움 외에도, 바이오 연료를 생산하는 정유사들의 어려움도 해소할 수 있다. 같은 제품이라도 얼마나 친환경 원료가 많이 포함되었는지에 따라 가격이 달라진다.
우리의 플랫폼을 통해 정확한 추적 및 기록이 가능하며, 이 데이터는 최근 대기업들이 신경 쓰는 탄소배출권 거래에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특히 유럽이나 미국에서 탄소배출권을 확보하려면 이러한 데이터가 심사기관에 전달되어야 한다. 우리 솔루션을 통해 대기업의 고충을 해결할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폐식용유와 같은 액체성 폐기물에 대한 추적성을 연구하는 기업은 사실상 우리가 최초라고 생각한다.
- 리피드의 솔루션은 상당히 독특한 것이 장점이지만 그만큼 비즈니스 전개에 어려움도 많았을 것 같다. 이러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고 있나?
: 이 시장은 상당히 폐쇄적인 편이다. 대부분의 폐식용유 수거 업체들은 디지털 플랫폼에 익숙하지 않고 아직도 전화나 문자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대기업의 경우, 폐식용유가 바이오 항공유가 되기까지의 과정에 대한 가시성이 필요하다. 그들은 보안성 역시 중시하기 때문에 우리 솔루션에선 서버에 데이터가 업로드 되는 순간 암호화를 진행한다.
이렇게 우리의 솔루션으로 폐식용유 유통 업계 전반의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중소기업은 물론, 대기업들 역시 모두 이득을 얻는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다는 점을 고객들에게 인식시키고자 노력 중이다.
- SBA의 지원 프로그램에 대한 감상은?
: 비용이나 마케팅을 비롯한 다양한 방면에서 지원을 받았는데, 무엇보다도 다양한 관련 기관 및 기업, 지역사회와 소통의 기회를 얻은 것이 유용했다. 특히 스타트업의 경우, 고객을 많이 만나기가 쉽지 않은 편인데, SBA를 통해 네트워킹을 위한 다양한 방법론을 배울 수 있었다.
- 향후 계획 및 추가적으로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있다면?
: 우리나라는 전형적인 에너지 수입국이다. 석유화학회사에서 일하면서 이런 사실을 더욱 통감했다. 한국에서 1년 간 수집되는 폐식용유가 20~30만톤 수준인데, 실제로는 200만톤 이상이 필요하다. 우리가 만든 한국 고유의 방식으로 새로운 폐식용유 유통 표준을 만들어 시장을 활성화하면 국내 에너지 사정을 조금이라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그리고 이런 프로그램을 다른 아시아 국가에도 전파해 한국의 위상을 더욱 높이고자 한다. 특히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베트남은 한국 대비 2배의 인구를 보유하고 있는 반면, 폐식용유 재활용에 대한 인식이 부족해 한층 많은 비즈니스 기회가 기대된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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