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랗게 질린 MS...美 보안기업 업데이트 실수에 항공·방송·금융 등 전세계 마비 [종합]

19일 마이크로소프트(MS)의 클라우드 서비스 장애로 미국과 유럽, 호주 등 세계 곳곳에서 항공사와 방송사, 금융 기관 등의 서비스 운영이 차질을 빚고 있다. MS의 클라우드 상에서 보안 솔루션 기업인 크라우드스트라이크가 자사 ‘팔콘 센서(Falcon Sensor)’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 하는 과정에서 윈도 운영체제(OS)와 충돌이 발생, 전세계 IT 대란을 초래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때문에 윈도 PC에 연이어 블루스크린이 뜨는 현상이 이어지자, 일대 현장에서는 항공기 운항이 멈춰서고 생방송과 금융 서비스 등이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빚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크라우드스트라이크 공지를 통해 “(자사 솔루션인) 팔콘 센서와 연결된 윈도우에서 생기는 블루스크린 현상에 대해 알고 있고, 현재 이 문제에 대해 엔지니어들이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관련 위협을 확인하고 시스템 개선 작업을 벌이고 있다는 게 회사 입장이다. 다만 이 문제가 현재 시점 기준 아직 완전히 복구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실제로 현장 곳곳에선 이 시스템의 영향을 받는 PC와 서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목소리가 속출하고 있다. 동일한 현상으로 윈도우 부팅 시 ‘블루 스크린 오브 데스(BSOD)’ 문제를 겪고 있는 것이다.

이 문제와 관련해 MS는 이날 애저 서포트 X(옛 트위터) 계정에서 “크라우드스트라이크 팔콘 에이전트를 실행하는 가상 시스템인 윈도우 가상머신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직접적인 원인이 크라우드스트라이크와 연관됐음을 언급하기도 했다.

한편 MS 측 “일부 고객들이 불편을 겪고 있는 상황에 대해 충분히 인지하고 있고, 빠른 문제 해결을 위해 복구 작업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만 밝혔다.

공항 체크인 화면 먹통 19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바라하스 국제공항에서 체크인 절차가 지연되면서 승객들이 하염없이 기다리는 가운데 안내 화면에는 블루스크린이 떠 있다. 전날 마이크로소프트(MS) 클라우드 ‘애저’의 서비스가 중단된 영향으로 미국을 비롯해 호주, 영국, 독일, 스페인 등이 공항 운영에 차질을 빚었다. 로이터연합뉴스

한편 IT업계 전문가들은 현재 이 사태에 대해 “MS 클라우드 상에서 보안 솔루션으로 클라우드스트라이크를 사용하는 고객사가 큰 영향을 받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한 보안 전문가는 “결함이 있는 SW를 업데이트 하는 과정에서 충돌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현재 주요 외신 보도에 따르면, 인도항공·홍콩공항의 운영에 장애가 발생하고 있고, 특히 영국 런던거래소와 현지 은행 등 금융권도 일제히 먹통 현상을 빚고 있다. 이 밖에 KLM·에어프랑스·루프트한자 등의 온라인 시스템도 마비 상태다.

국내에선 상대적으로 크라우드스트라이크 고객사가 미국이나 유럽에 비해 많지않아 피해가 덜 한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글로벌로 서비스를 하고 있는 일부 게임사 단위에서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날 펄어비스 ‘검은사막’ 운영진은 자사 홈페이지 공지사항을 통해 “갑작스러운 장비 이상으로 ‘검은사막’ 서버 불안정 현상이 발생했다”며 “사용 중인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의 전 세계 동시 장애로 확인되며, 정상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펄어비스는 이날 오후 2시 30분부터 ‘검은사막’ 서버를 내리고 7시까지 긴급 점검에 들어갔다.

이와 함께 ‘라그나로크 온라인’ 및 ‘라그나로크 오리진’ 등 PC·모바일 게임을 서비스 중인 국내 게임사 그라비티도 이날 오후부터 공식 홈페이지를 비롯한 게임 접속에 장애가 발생했다.

회사 측은 공지를 통해 “타사에서 제공받고 있는 시스템 오류로 홈페이지 및 게임 접속이 불가한 현상이 확인돼 임시점검 진행 중”이라고 알리며 이날 오후 2시부터 시스템 점검에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