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열차 취소 속출·호주 은행 먹통 … 전세계가 '블루스크린 공포'

문가영 기자(moon31@mk.co.kr), 조윤희 기자(choyh@mk.co.kr) 2024. 7. 19.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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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클라우드 서비스 장애
美 연방항공청 지상정지 명령
모든 항공편 일시 운항 중단
런던거래소도 공시발표 지연
MS "서비스 문제 계속 조치"
보안 업데이트서 오류 가능성
19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바라하스 국제공항에서 체크인 절차가 지연되면서 승객들이 하염없이 기다리는 가운데 안내 화면에는 블루스크린이 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19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이날 마이크로소프트(MS)의 클라우드 서비스 장애로 미국에서 모든 항공편이 지연되는 사태가 벌어졌고 우리나라, 호주, 독일, 스페인 등 공항에서도 비행기가 이륙하지 못했다.

항공사는 물론이고 은행, 언론사 등 주요 글로벌 기관이 타격을 받았다. 영국에선 생방송이 도중에 중단되고, 철도 티켓 판매기가 작동하지 않았다.

세계 각지에서 이날 오전부터 MS의 애저 클라우드를 도입한 것으로 추정되는 고객들의 기술적 문제가 이어지고 있다. 로이터통신과 CNN방송 등에 따르면 이날 미국 연방항공청(FAA)은 통신 문제 발생을 이유로 아메리칸·델타·유나이티드항공 등 미국의 모든 주요 항공편에 대한 운항을 멈추고 지상정지 명령을 내렸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독일 베를린의 브란덴부르크공항에서는 모든 항공편의 운항이 중단됐다. 스페인 대부분 공항에서도 차질이 빚어졌다. 호주 시드니공항에서는 이날 출발 안내판이 아예 다운됐다. 저가 항공사인 제트스타는 이날 국내선 터미널 승객들에게 보내는 안내문에서 MS와 관련된 기술 문제로 체크인 및 항공편 탑승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호주 멜버른공항은 이날 고객들에게 "일부 항공사의 체크인 절차와 관련해 기술 문제를 겪고 있다"며 "체크인이 지연되고 있는 점을 양해해달라"고 안내했다.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중에서는 제주항공, 이스타항공, 에어프레미아가 운항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들은 글로벌 항공 솔루션 기업인 '나비테르'를 통해 예약·발권 시스템뿐만 아니라 항공사 부가 서비스, 공항 수속 처리 시스템, 마일리지, 수익 관리 등 항공·여행 서비스 전반에 걸친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MS 데이터센터를 사용하는 나비테르에서 시스템 오류가 나자 이곳 서비스를 이용하는 국내외 항공사들이 시스템 장애를 겪는 것으로 보인다.

항공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 시스템에 발생한 오류는 항공권 예약, 체크인 부분으로 온라인 홈페이지 예약 및 결제 관련 기능장애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나비테르 측은 복구를 위해 대응 중으로 복구 상황을 실시간으로 각 항공사에 업데이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 등은 수기로 발권을 진행하고 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작업 속도가 늦어져 이날 오후 노선 일부는 불가피하게 연착됐다. 항공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연 상황을 최소화하기 위해 카운터에 직원을 더 많이 투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에서는 열차 운행도 영향을 받았다. 고비아템스링크철도(GTR)는 서던, 템스링크, 개트윅익스프레스, 그레이트노던 등 4개 열차 모두 차질을 빚고 있다고 알렸다. GTR 측은 "기술적 문제로 열차 위치를 파악할 수 없는 상황으로 템스링크와 그레이트노던 네트워크에서 열차편이 취소될 수 있다"고 밝혔다.

런던증권거래소도 이날 "글로벌 기술적 문제가 발생해 거래소 홈페이지에서 뉴스가 게시되고 있지 않다"며 "회사 실적 발표나 공시 등의 발표가 지연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세계 곳곳의 통신사, TV 및 라디오 방송국도 타격을 입었다. 영국 스카이뉴스는 이날 아침 방송을 중단했다. 스카이뉴스 스포츠 진행자 재키 벨트라오는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방송이 나오지 않고 있고 해결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전했다.

호주에서는 은행 애플리케이션과 슈퍼마켓 시스템까지 영향을 받았다. 이날 소셜미디어상에는 결제 시스템이 먹통이 되면서 호주의 일부 상점에서 대기 줄이 길게 늘어선 모습이 올라왔다. 앞서 MS는 지난 18일 밤 10시께(한국시간 19일 오전 6시)부터 일부 고객이 사용 중인 여러 애저 클라우드에서 서비스 관리 작업과 서비스 연결에 문제를 겪을 수 있다고 밝혔다.

MS는 이번 클라우드 서비스 중단 사태의 근본 원인을 파악했다고 밝히면서 "애저 스토리지 클러스터의 하위 그룹과 미국 중부 지역의 컴퓨팅 자원 간 접근이 차단되며 가상디스크와 연결이 끊어지면서 연산 자원이 자동으로 다시 시작됐기 때문에 이 같은 사태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MS는 "대부분의 서비스를 복구했지만 일부 고객이 여전히 문제를 겪고 있다"고 덧붙였다.

[문가영 기자 / 조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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