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상반기 승소율 90.7%… 쿠팡·SPC 패소엔 “법원 판단과 간극 좁힐 것”
공정거래위원회가 위법 행위라고 판단한 사건 중 올해 상반기 법원에서 최종 승소로 확정된 사건은 전체 43건 중 39건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승소율이 90.7%로 90%를 넘었다. 최근 SPC그룹, 쿠팡과의 행정소송에서 패소한 부분에 대해서 공정위는 “공정위와 법원 판단의 간극을 좁힐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과징금 기준으로 보면 올해 상반기 과징금 처분이 확정된 1325억원2200만원 중 공정위가 승소한 금액은 1314억원1000만원(99.2%)으로 나타났다.
분야별로 보면 담합인 카르텔 분야에서 공정위는 19건 전부 승소했다. 불공정거래 분야에서는 3건의 소송 중 2건에서 전부승소, 1건은 일부승소했다. 부당지원 분야에서는 4건 중 2건 전부승소, 2건은 일부승소했다. 하도급 분야에서는 9건의 소송 중 8건을 승소했고, 헌법소원 등을 포함한 기타 소송 분야에서는 8건의 소송 중 5건에서 공정위가 이겼다. 공정위는 하도급 및 기타 분야 사건 중 4건에서 최종 패소했는데, 시정명령만 부과했던 사건이었던 만큼 과징금 환급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공정위는 아울러 상반기를 포함해 최근 5년간 판결이 확정된 393건의 소송 중 357건(일부승소 포함)을 승소해, 소송 건수 기준 승소율이 90.8%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과징금액 기준으로도 최근 5년간 판결이 확정된 1조9860억원의 과징금 중 94.9%(1조8844억원)에 대해 처분의 적법성을 사법부로 확인받았다고 공정위는 설명했다.
공정위는 다만 최근 쿠팡 및 SPC와의 소송에서 패소한 부분과 관련해서는 심결 역량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서울고법은 지난 2월 쿠팡이 공정위를 상대로 낸 시정명령 및 과징금 취소소송에서 쿠팡의 손을 들어줬다. 공정위가 쿠팡이 거래상 우월적 지위를 활용해 납품업체에 ‘갑질’을 했다고 보고, 32억9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지만 법원은 공정위가 거래상 우월적 지위를 입증하지 못했다고 봤다. 또 SPC그룹이 계열사를 부당하게 지원했다는 이유로 공정위가 내린 647억원의 과징금 처분 역시 지난 6월 대법원에서 최종 취소됐다.
이에 김현주 공정위 송무담당관은 “저희가 주요 사건에서 모두 패소하거나 줄줄이 패소하고 있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실제 패소한 사건 중 일부가 이슈가 많이 됐던 건이다 보니 그 부분에 포커스가 좀 더 맞춰진 부분이 있다”면서 “고법에서 일부 또는 전부 패소해서 대법으로 올라갔다가 그 부분이 대법에서 판단을 번복해 파기환송해 승소로 변동되는 경우가 약 26%정도 된다. 법원과 공정위 판단의 간극을 좁힐 수 있도록 공정위 차원에서 더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송무담당관은 이어 “저희가 사건과 정책 부서를 이원화했는데 사건 담당자들이 좀 더 입증을 철저하게 해서 나중에 법원에 가서 다른 판단이 나오지 않게 하려는 보완 조치”라면서 “조사과정에서의 판례 동향 등을 공유하면서 조사역량을 넓히고 심결 분야에서는 그 부분을 철저히 하는 방법을 강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세종=이희경 기자 hjhk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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