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물 풍선, 더 이상 묵과 못해"...軍, 대북 확성기 방송 계속 튼다

김형준 2024. 7. 19.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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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군이 북한의 8차 오물풍선 살포에 연이틀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는 것으로 맞대응했다.

합참 관계자는 이날 "북한의 지속적인 오물풍선 살포에 대해 수차례 엄중 경고한 바대로 (오물풍선) 부양 지역에 대해 대북 확성기 방송을 실시했다"며 "(추가로) 풍선을 날리면 (대응) 수위를 높이고 확성기 가동 범위를 단계적으로 넓혀나갈 수도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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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8차 살포 오물풍선, 200개 식별
南 대북 확성기 재개...10시간 지속
풍선 살포 준비 멈출 때까지 방송 계속
합참 "응분의 대가 치르게 될 것" 경고
지난달 12일 오후 인천 강화군 송해면 당산리에서 바라본 북한 황해도 개풍군 야산의 대남 확성기. 뉴스1

우리 군이 북한의 8차 오물풍선 살포에 연이틀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는 것으로 맞대응했다. 북한이 준비 활동까지 풍선 살포를 명백하게 멈출 때까지 지역을 변경해가면서 방송을 계속할 방침이다. 북한의 황강댐 무단방류, 신종 나뭇잎 지뢰 고의 유실 등 '새로운 방식'의 도발 우려가 더해지며 군사분계선(MDL) 일대 긴장감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군은 북한의 도발에 "응분의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19일 합동참모본부는 전날 오후부터 전개된 북한의 8차 오물풍선 살포에 대한 입장문을 내고 "만약 북한이 우리 경고를 무시하고 또다시 이러한 행태를 반복한다면 우리 군은 필요한 모든 조치를 통해 반드시 응분의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쓰레기를 살포할 여력이 있다면 경제난과 식량난으로 도탄에 빠져 있는 북한 주민들을 이용만 하지 말고 먼저 살피라"고 덧붙였다. 이날 오전까지 우리 군이 식별한 북한발 오물풍선은 200여 개로 이 가운데 40여 개가 남한에 떨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北 지도부 겨냥해 비판 수위 높인 합참...대북 방송 계속

육군 5사단 GOP 장병들이 철책을 따라 경계작전을 수행하는 모습. 육군 제공

이날 합참의 입장 발표를 두고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비롯한 북한 지도부를 겨냥한 경고 메시지라는 해석이 나온다. 합참은 이에 대해 "집중호우로 인해 우리 국민들뿐 아니라 북한 주민들에게도 심대한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이 또다시 저급하고 치졸한 행위를 반복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우리 군은 그간 활용을 자제해 오던 대북 확성기도 재개했다. 18일 저녁부터 약 10시간 동안 실시한 데 이어 19일에도 오후 4시부터 대북 방송을 다시 켰다. 지난달 9일 이후 39일 만으로, 당시 2시간 방송한 것에 비해 가동 시간을 대폭 늘렸다. 북한이 풍선 부양을 위한 준비 활동을 멈출 때까지 지역을 바꿔가면서 방송을 지속할 방침이다.

합참 관계자는 이날 "북한의 지속적인 오물풍선 살포에 대해 수차례 엄중 경고한 바대로 (오물풍선) 부양 지역에 대해 대북 확성기 방송을 실시했다"며 "(추가로) 풍선을 날리면 (대응) 수위를 높이고 확성기 가동 범위를 단계적으로 넓혀나갈 수도 있다"고 밝혔다.


묻지마 방류, 나뭇잎 지뢰…곳곳에 충돌 위험

경기 북부에 폭우가 내려 임진강과 한탄강 일대 곳곳에 홍수특보가 발령된 18일 오후 경기 연천군 군남댐에서 수문이 열려 많은 물이 방류되고 있다. 뉴스1

'오물풍선'과 '대북 확성기' 맞대응과 더불어 군사 충돌 위험은 전방 곳곳에서 높아지고 있다. 북한이 남북 공유 하천인 임진강 상류 황강댐 방류량을 늘릴 경우에 따른 우리 주민 피해가 우려되고, 최근 공개된 나뭇잎 모양의 신형 지뢰가 유실돼 남쪽으로 떠내려올 가능성이 제기되면서다.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도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 시 "새로운 형태의 대응"을 예고했다.

우리 민간단체의 대북전단 살포 과정에서 물리적 마찰도 우려된다. 17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야당 의원들은 김영호 통일부 장관을 향해 기구 외부에 2㎏ 이상의 물건을 매달고 비행할 경우 국토교통부 장관의 허가를 받도록 돼 있는 '무인자유 기구' 관련 항공안전법 시행규칙을 언급하면서 “(2㎏이 넘는) 대북전단 풍선 무단 살포는 엄연한 위법 행위”라고 공세를 폈다. 특히 최근 경기도 내 한 접경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120여 명 규모의 ‘시민감시단’이 발족하는 등 대북전단 살포 저지를 둔 민간 영역에서의 물리적 마찰도 우려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우리 측의 대북전단 살포는 정부 당국의 묵인·방조 아래 민간단체가 주도하고, 북한은 인민군 정찰총국이 주도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정찰총국과 합참이 전면에 나서게 되면 군사 충돌 위험은 훨씬 높아진다"고 짚었다. 이어 "중재자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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