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세대 HBM도 하반기 출하"···삼성, 라인 재배치로 AI칩 주도권 쥔다
HBM 수요에 맞춰 全사업장 설비 계획 수정
AMD에도 연내 HBM3E 공급, 생산량 3배↑
4분기 D램 웨이퍼 月70만장 투입 역대 최대
고대역폭메모리(HBM)에서도 이제 삼성전자의 시간이 왔다. 엔비디아의 4세대 HBM(HBM3) 퀄(승인) 테스트를 통과한 데 이어 공급을 위한 양산에 들어가면서 HBM 시장에서 주도권을 쥐기 위한 레이스에 돌입했다. 여기에 풍부한 자본과 생산능력을 바탕으로 HBM뿐 아니라 범용 메모리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공격적 설비투자에 뛰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의 모든 사업장이 HBM 관여”=사실 올해 삼성의 가장 중요한 과제이자 이슈는 엔비디아용 HBM3 양산이 아닌 5세대 HBM(HBM3E) 퀄 테스트 통과다.
엔비디아는 최신 인공지능(AI)용 그래픽처리장치(GPU)인 ‘블랙웰’을 발표하며 HBM3E 탑재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테크놀로지 등은 연초에 엔비디아의 까다로운 테스트를 통과해 양산을 시작했지만 삼성전자는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시장의 우려가 커졌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용 HBM3 본격 양산으로 기술 수준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면서 HBM3E 퀄 통과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퀄 테스트 통과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달 초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HBM3E 제품에 대한 생산준비승인(PRA)을 완료하고 양산을 앞두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시장조사 업체 트렌드포스는 “삼성의 공급망 파트너 중 일부는 최근 HBM과 관련해 가능한 한 빨리 주문하고 용량을 예약하라는 정보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며 “이는 HBM이 하반기에 원활하게 출하를 시작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엔비디아 외에도 HBM 고객사를 늘려나가는 추세다. 6월 리사 수 AMD 최고경영자(CEO)는 엔비디아를 추격하기 위한 AI용 GPU ‘MI325X’를 올해 4분기 출시하고 HBM3E를 탑재하기로 했다. 이 HBM은 삼성전자가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HBM 수요에 맞춰 화성·평택 사업장을 중심으로 일반 D램 공정을 HBM용 D램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HBM용 D램은 일반적인 D램과는 달리 데이터 이동 통로가 많다는 특징 때문에 별도의 생산 설비가 필요하다. 삼성전자는 올해 HBM 공급 규모를 전년보다 3배가량 확대하고 내년에도 2배 이상 늘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퀄 테스트를 통과하면 더 공격적으로 HBM 설비 증축에 나설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모든 사업장이 HBM에 관여하고 있다고 해도 무방하다”며 “경쟁사들은 삼성전자가 빠르게 HBM 생산능력을 늘리면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는 것에 상당한 부담을 느끼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올 4분기 웨이퍼 투입량 역대 최대···수율이 과제=삼성전자는 HBM 생산능력 향상과 범용 D램 수요 폭증에 대한 고민도 안고 있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D램 시장 매출은 불황이었던 지난해에 비해 74.8% 성장한 380억 8300만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HBM뿐 아니라 PC·서버·모바일 등 정보기술(IT) 기기 수요가 살아나면서 움츠러들었던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는 의미다.
삼성전자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신규 장비를 놓을 수 있는 공간에는 D램 장비를 최우선적으로 설치하는 방향을 설정했다. 신규 D램 설비를 설치할 수 있는 최적의 공간은 평택 4공장(P4) 1층이다. 낸드플래시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설비 계획을 전면 수정하면서 D램 설비를 놓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은 그만큼 범용 D램 수요가 다급해졌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P4 구축 외에도 각 라인을 최선단 D램인 10㎚(나노미터·10억분의 1m)급 5세대(1b)로 전환하는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화성 사업장의 D램 생산 설비인 15라인의 경우 10나노급 3세대(1z) D램 제조 설비를 5세대 제조 팹으로 전환하고 있다. 트렌드포스는 올 4분기까지 삼성의 10나노급 5세대 D램 생산 비율이 전체의 17%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4분기 삼성전자의 D램용 웨이퍼 투입량은 역대 최대인 월 70만 장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삼성전자는 10나노급 5세대 D램의 생산 수율이 이윤을 극대화할 만큼 올라오지 못했다는 업계 분석도 있다. 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공간과 자본에서 라이벌인 SK하이닉스를 압도한다”면서도 “올해 삼성이 유의미한 D램 실적을 내려면 양산 기술을 고도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해령 기자 hr@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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