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떠났던 유망주, 운명처럼 대전에서 선발 복귀전… 이범호 인내, 길게 보고 간다

김태우 기자 2024. 7. 19.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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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도현은 19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리는 한화와 경기에 선발 등판한다. 짜 맞춘 것도 아닌데 공교롭게도 친정팀 한화와 경기에서 선발 등판을 하게 됐다. 김도현의 마지막 선발 등판은 2022년 7월 1일 인천 SSG전으로 이날이 749일 만이다. ⓒKIA타이거즈
▲ 김도현은 올 시즌 24경기에서 29이닝을 던지면서 1승3패3홀드 평균자책점 5.90을 기록했다. 기록이 아주 좋다고 할 수는 없지만 꽤 다양한 상황에서 공을 던졌다. ⓒKIA타이거즈

[스포티비뉴스=대전, 김태우 기자] 김도현(24·KIA)는 어쩌면 한화 팬들에게는 ‘김이환’이라는 이름으로 더 익숙한 선수일지 모른다. 신일고를 졸업하고 2019년 한화의 2차 4라운드(전체 33순위) 지명을 받고 독수리 둥지에 자리를 틀었다.

한화는 김도현이 선발로도 성공할 수 있는 선수라고 믿고 공을 들였다. 2019년 11경기에서 4승3패 평균자책점 4.26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내비쳤고, 2020년에 17경기, 2021년에도 14경기에 나갔다. 아주 빠른 공은 아니었지만 몸쪽 승부를 할 줄 알았고, 여기에 던질 수 있는 변화구도 많을 것이라 기대했다. 그 잠재력을 눈여겨본 것은 한화만이 아니었다. 역시 우완 선발감 쪽이 부족했던 KIA는 김도현을 영입하는 대신 이민우와 이진영을 내주는 트레이드를 지난 2022년 단행했다.

당장 선발 투수들이 부족한 건 아니었던 KIA는 김도현을 일찌감치 입대시켜 미래를 기약했다. 그리고 김도현은 지난 2월 현역 복무를 마치고 제대해 올해 KIA 마운드에서 주목할 만한 선수로 성장했다. 무엇보다 시속 140㎞대 초반이었던 구속이 150㎞대 초반까지 올라오면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뤘다. 그간 약점으로 뽑혔던 구속 문제를 해결한 김도현은 팀 불펜에서 나름대로 입지를 다지면서 활약했다.

김도현은 올 시즌 24경기에서 29이닝을 던지면서 1승3패3홀드 평균자책점 5.90을 기록했다. 기록이 아주 좋다고 할 수는 없지만 꽤 다양한 상황에서 공을 던졌다. 뒤지고 있을 때 많은 이닝을 소화해야 할 때도 나갔고, 2이닝을 던져야 할 필요가 있을 때도 나갔다. 구위가 좋았을 때는 필승조로서도 테스트를 해본 적이 있다. 이범호 KIA 감독은 김도현이 향후 팀의 필승조가 될 수 있는 선수라면서도, 더 중요한 보직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고 잠재력을 칭찬했는데 우연찮게 기회가 빨리 왔다.

KIA는 윤영철이 허리 통증으로 최소 한 달 이상 결장이 예상되자 김도현을 대체 선발로 낙점했다. 당초 윤영철이 한 턴 정도만 거르면 되는 상황이라면 김건국을 대체 선발로 쓰고 윤영철의 복귀를 기다린다는 계획이었지만 장기 대체 자원이 필요한 상황이라면 김건국보다는 팀의 미래를 생각해서라도 김도현이 낫다는 판단을 내렸다.

박빙 상황에서는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점수차가 있는 여유 있는 상황에서는 좋은 투구를 선보이기도 했다. 선발로 나가면 ‘1실점’에 대한 강박 관념이 비교적 적다. 실점 하나면 팀이 패배할 수 있는 불펜보다 더 큰 그림을 그리고 나갈 수 있다. 한 이닝에 실점해도 다음 이닝에 만회하면 된다. 김도현은 이런 상황에서 강점을 보였고, KIA도 기대를 걸고 있다.

한편으로 팔꿈치 수술을 받은 이의리는 내년 시즌 중반까지는 복귀가 쉽지 않다. 지금은 황동하라는 대체자가 있지만, 내년 시즌을 앞두고도 예비 선발 자원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팀이 김도현이 실험하는 하나의 결정적인 이유다. 김도현으로서도 선발로 나아갈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은 셈이다. 팀에는 위기일 수 있어도 한편으로는 희망을 찾을 수 있는 계기고, 김도현으로서는 야구 경력을 바꿀 수 있는 인생의 기회다.

▲ 이범호 감독은 김도현에 대해 "점수나 이런 걸 신경 쓰지 않고 60~70개 언저리에서의 공을 던질 수 있는 몸을 빨리 계속 올릴 수 있는 것에 먼저 포커스를 맞추고 진행을 시키겠다”고 말했다.  ⓒKIA타이거즈

김도현은 19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리는 한화와 경기에 선발 등판한다. 짜 맞춘 것도 아닌데 공교롭게도 친정팀 한화와 경기에서 선발 등판을 하게 됐다. 김도현의 마지막 선발 등판은 2022년 7월 1일 인천 SSG전으로 이날이 749일 만이다.

이범호 KIA 감독은 19일 대전 한화전을 앞두고 김도현의 투구 수에 대해 “60개 정도를 던지게 할 생각이다”면서 등판을 거듭할수록 투구 수가 늘어날 것이라 예상했다. 이날 60~70구 정도를 던지면 그 다음 등판에서는 70~80구, 그 다음 등판에서도 개수를 조금씩 늘린다는 계획이다. 이 감독은 “계속 선발 로테이션을 돌면 100개까지는 채울 수 있게끔 한 번 만들어주는 것도 우리가 내년 시즌을 준비하는 데도 상당히 도움이 되지 않을까 믿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감독은 “점수는 상관하지 않고 60개에서 70개 사이를 오늘 던지게 하는 게 맞는 것 같다. 도현이가 나가서 오늘 경기를 이기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지만 앞으로의 로테이션을 도현이로 당분간 진행을 시켜야 되기 때문에 볼 개수 같은 것을 좀 올리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을 한다”면서 “점수나 이런 걸 신경 쓰지 않고 60~70개 언저리에서의 공을 던질 수 있는 몸을 빨리 계속 올릴 수 있는 것에 먼저 포커스를 맞추고 진행을 시키겠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오늘 임기영만 쉰다. 다른 친구들은 의사를 타진해보니 다들 괜찮다고 한다”고 불펜 상황을 설명했다. 삼성과 2연전에서 불펜 소모가 꽤 심했던 것을 고려해 전체적인 양상을 보고 불펜 운영을 계획할 전망이다. 김도현의 투구 수, 김도현의 투구 내용, 강판시 스코어, 상대 선발인 문동주의 컨디션과 타선 대처 등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 이 감독은 길게 던질 투수가 필요할 때는 김사윤을 뒤에 붙이겠다고 계획을 드러냈다. 이 감독은 “한화가 왼쪽 투수에 그렇게 강한 타자들이 별로 없다. 중심 타자들도 왼쪽 투수들에게 조금 약한 면이 데이터상으로 있다”고 설명했다. 김도현과 김사윤으로 5이닝을 막을 수 있다면 그 다음 상황을 보고 총력전도 가능하다는 심산이다.

한편 KIA는 이날 소크라테스(좌익수)-최원준(중견수)-김도영(3루수)-최형우(지명타자)-나성범(우익수)-김선빈(2루수)-변우혁(1루수)-김태군(포수)-박찬호(유격수) 순으로 타순을 짰다. 이 감독은 “타자들은 타석 들어갔을 때 찬스가 만들어지면 어떻게든 점수를 한 점 내려고 노력을 한다. 그런 부분들로 요즘 점수를 많이 내고 있는 것 같다”면서 타선의 집중력을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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