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VIBE] 이은준의 AI 톺아보기...AI 예술, 전통과 혁신의 경계
[※ 편집자 주 = 한국국제교류재단(KF)의 2024년 발표에 따르면 세계 한류 팬은 약 2억2천5백만명에 육박한다고 합니다. 또한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초월해 지구 반대편과 동시에 소통하는 '디지털 실크로드' 시대도 열리고 있습니다. 바야흐로 '한류 4.0'의 시대입니다. 이에 연합뉴스 K컬처 팀은 독자 제위께 새로운 시선의 한국 문화와 K컬처를 바라보는 데 도움이 되고자 전문가 칼럼 시리즈를 준비했습니다. 시리즈는 매주 게재하며 K컬처 팀 영문 한류 뉴스 사이트 K 바이브에서도 영문으로 보실 수 있습니다.]
|이은준 미디어아티스트, 서울과학종합대학원대학교 교수
예술(Art)의 정의는 무엇인가?
인공지능 시대에는 어디까지를 예술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예술의 정의는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다. 기술 발전에 따라 예술의 경계는 확장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인공지능(AI) 예술은 오늘날 뜨거운 논제 중 하나다.
AI를 활용했거나 아예 AI가 만든 예술(?) 작품이 전통적 의미의 예술작품과 어떻게 구분해야 할지에 관한 질문은 상당히 복잡하다. 단순히 기술적 문제를 넘어 예술의 본질과 가치를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이를 위해 우리는 예술의 본질과 역사적 배경, 구체적 사례 그리고 사회적 맥락까지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
예술과 기술의 공존: 사진 카메라에서 AI까지
예술은 역사적으로 봐도 기술 발전과 긴밀히 연결해 발전해왔다.
예를 들어, 인쇄술의 발명은 예술 작품의 복제를 가능하게 했고 예술의 대중화를 촉진했다. 19세기 중반 사진술의 발명은 예술의 표현 방식을 획기적으로 변화시켰다. 당시에는 사진술을 단순한 현실 기록 도구로 인식했다.
그런데 알프레드 스티글리츠(Alfred Stieglitz)와 같은 사진작가가 사진을 새로운 예술적 표현 매체로 발전시켰다. 그는 사진을 통해 감정과 분위기를 전달하는 새로운 방식을 개척했으며 그가 보여준 성과는 사진 예술의 지평을 넓혔다.
스티글리츠는 사진을 단순한 객관적 기록 수단이 아닌, 촬영자의 주관적 시각과 감정을 반영할 수 있는 매체로 발전시켰다. 그는 사진을 통해 자신의 내면세계와 감정을 표현했으며 사진이 예술적이고 개인적인 표현 도구가 될 수 있음을 입증했다.
소프트 포커스, 과장된 톤, 필터 사용 등 다양한 기술로 사진을 회화처럼 보이게 만들었다. 이러한 기법은 사진에 감성적이고 낭만적인 분위기를 부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사진 기술이 등장했을 때, 많은 사람은 단순히 셔터를 누르는 행위를 예술로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는 사진을 하나의 독립된 예술 형태로 인정하며, 그 안에서 예술성과 기술의 융합을 본다.
마찬가지로, 컴퓨터 그래픽과 디지털 아트 역시 초기에는 많은 의구심을 받았지만, 이제는 현대 예술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사진 예술의 발전은 예술과 기술의 상호작용을 보여주는 좋은 예다. 카메라가 처음 나왔을 때, 많은 사람은 사진으로 인해 그림의 종말이 올 것이라고 생각했다.
앤디 워홀이 보여준 혁신
카메라는 회화를 대체하는 대신, 새로운 예술적 가능성을 열었다.
마치 앤디 워홀(Andy Warhol)이 '실크스크린'(원하는 형상의 스텐실을 만든 후 그 위에 실크를 올려놓고 실크의 망사로 잉크가 새어 나가도록 하는 동판화 기법. 단시간 내에 수십 장을 찍어낼 수 있어 상업적인 포스터 등에 많이 이용)기법을 사용해 현대 미술의 새로운 장을 연 것처럼, 카메라는 예술가에게 획기적인 도구와 표현 방식을 제공했다.
워홀의 작품은 기술을 예술에 통합하는 과정의 일환으로, 전통적인 회화와는 다른 독특한 미적 경험을 창출했다는 평가다.
워홀은 1962년 사진 실크스크린 인쇄 기법을 자기 작업에 도입했다. 이 기법은 그가 대중문화에서 가져온 이미지를 쉽게 복제할 수 있게 했고, 그의 작업 방식에 혁신을 가져왔다.
그는 이미지를 선택한 후, 원하는 화면 크기와 색상 수를 메모해 상업적 실크스크린 제작자에게 보냈다. 인쇄 준비를 마치고 이 스크린은 뉴욕에 있는 워홀의 스튜디오 '더 팩토리'로 돌아왔다. 실크스크린 인쇄 과정은 정밀하고 명확한 이미지를 생성해 워홀과 그의 조수가 많은 양의 프린트를 비교적 쉽게 대량 생산할 수 있도록 했다.
비록 워홀이 사진 실크스크린 인쇄 과정을 발명한 것은 아니지만, 그는 손으로 그린 배경과 사진 실크스크린 인쇄 이미지를 결합해 독창적인 작품을 창조하는 자기만의 기법을 개발했다.
이러한 혁신적 접근 방식은 그의 예술적 유산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었으며, 현대 미술사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예술의 역사를 볼 때, 현재 인공지능 예술의 등장은 많은 사람이 걱정하는 전통 예술의 종말로 이어지는 단계가 아닐 것이다. 이전에 스티글리츠와 워홀이 보여준 것과 같이 우리는 AI의 기술을 통해 또 한 번 예술의 진화를 맞이할 것이다.
즉, AI는 전통적 의미의 예술가에게 새로운 예술적 표현을 할 수 있는 혁신의 기회다.
<정리 : 이세영, 성도현 기자>
rapha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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