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에 "중랑천 넘쳐" 난리였는데…작동 안 하는 차단봉

김미루 기자 2024. 7. 19.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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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호우가 시작된 지난 16일부터 서울에서 가장 많은 비가 내린 노원구에서 하천변 산책로 차단기가 작동하지 않은 모습이 포착됐다.

19일 노원구청 등에 따르면 폭우가 내린 전날 오전 서울 노원구 관할 지역에 있는 중랑천 월계1교 산책로 진출입로에 설치된 원격 차단봉이 올라간 채 작동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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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서울 노원구 월계1교 부근 중랑천 진출입로. 차단봉이 올라가 있고, 임시 테이프로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사진=김미루 기자

집중호우가 시작된 지난 16일부터 서울에서 가장 많은 비가 내린 노원구에서 하천변 산책로 차단기가 작동하지 않은 모습이 포착됐다.

19일 노원구청 등에 따르면 폭우가 내린 전날 오전 서울 노원구 관할 지역에 있는 중랑천 월계1교 산책로 진출입로에 설치된 원격 차단봉이 올라간 채 작동하지 않았다. 차단봉 대신 성인 무릎 높이로 임시 테이프가 산책로 진입을 막았다.

장마철 집중호우가 시작된 지난 16일부터 전날 오후 4시까지 서울 노원구 누적 강수량은 289㎜로 서울에서는 가장 많은 비가 내렸다. 중랑천이 범람하면서 일부 산책로가 물에 잠겼다.

18일 오전 중랑천이 범람하면서 일부 산책로가 물에 잠겼다. /사진=김미루 기자

서울시는 지난 16일 밤 강우 상황과 관련해 '주의' 단계인 1단계 비상근무 체제에 돌입했고 호우경보가 발령되며 18일 오전부터는 '경계' 단계인 2단계 비상근무 체제로 격상했다. 1단계 비상근무 돌입과 동시에 청계천과 중랑천 등 서울시내 하천 29곳을 모두 전면 통제했다.

특히 월계1교 다리에 표시된 중랑천 수위가 16.23m 이상으로 높아지면서 서울시는 전날 오전 3시26분부터 오후 6시까지 중랑천변을 지나는 동부간선도로를 통제했다.

노원구청 관계자는 월계1교 차단기에 대해 "올해 설치하고 있는 차단기인데 비가 와서 전기 인입을 못 해 띠로 두르고 있는 상태"라며 "오는 8월까지 설치를 마칠 예정"이라고 밝혔다.

출입 통제 차단문은 이미 서울 시내 주요 하천에서 운영되고 있다. 서울시설공단 관할 서울 중구 청계천은 펜스 형태 차단문을 설치해 보행자가 쉽게 넘어갈 수 없게끔 조치했다. 해당 펜스에는 '산책로 침수 위험 출입 통제' '비가 내리면 산책로가 침수되어 출입을 통제합니다'라는 안내문과 서울시설공단 청계천종합상황센터 연락처가 적혔다.
18일 오전 서울 중구 청계천 산책로가 밤새 내린 비로 출입 통제되고 있다. /사진=뉴스1
지난해 '하천 범람' 사망 사고…차단기 작동 문제 지적돼
수도권과 중부지방에 많은 비가 내린 18일 오후 서울 중구 청계천의 수위가 산책로까지 차 올라 있다. /사진=뉴시스
산책로로 이용하는 도심하천변은 비가 오면 위험 지역으로 변한다. 예측하지 못한 채 산책로에 출입했다가 갑자기 범람한 하천 급류에 휘말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상 기후로 폭우가 갑자기 쏟아지는 사례도 늘고 있다. 장마 백서에 따르면 최근 20년 여름철 집중호우(시간당 30㎜ 이상 강수) 빈도는 1970~1990년대 대비 20%가량 증가했다.

지난해 장마철에도 하천 범람 같은 재난 상황에 차단기 고장이나 부재가 문제로 지적됐다. 지난해 7월 부산 사상구 학장천이 범람하면서 60대 여성이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다. 당시 학장천에는 진출입로 차단문, 차단봉 등 원격 통제시설이 없어 쇠사슬로 임시로 묶어놓는 등 방식으로 출입을 통제했지만 통제 효과가 부족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2개월 뒤 부산 금정구 관할 온천천에서도 50대 여성이 사망했는데 당일 현장에 설치돼 있던 차단기는 장대비가 이미 시작된 이후에야 내려간 것으로 파악됐다. 도심 하천 특성상 짧은 시간에 갑자기 범람하는데 차단기 작동 시점이 늦었다며 관리 당국에 질타가 쏟아졌다. 이후 부산시는 하천 출입 자동 차단시설 확충 계획과 통제 기준 강화를 포함한 예방 매뉴얼을 마련했다.

김미루 기자 mir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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