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로시-오바마도 가세…바이든 주말 사퇴론 급부상
이는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레이스를 완주하면 11월 5일 대선과 같은 날 치러지는 상하원 선거에서도 패할 수 있다는 불안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재 민주당은 상원 다수당, 공화당은 하원 다수당이다. 대선 패배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상원 다수당 지위까지 공화당에 넘겨주면 행정부와 입법부 권력을 모두 상실한다.
이를 막기 위해서라도 바이든 대통령이 서둘러 사퇴를 결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일각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코로나19에 감염돼 델라웨어주 자택에 머물고 있는 바이든 대통령이 사퇴를 숙고 중이며 이번 주말이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 “대선, 상하원 모두 넘겨주는 ‘트라이펙타’ 막자”
18일 워싱턴포스트(WP)는 펠로시 전 의장이 동료 의원들에게 “조만간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레이스에서 하차하는 쪽으로 결심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에게 강한 사퇴 메시지를 전했다는 것을 시사한 것.
CNN방송은 펠로시 전 의장이 여론조사 결과 등을 들어 바이든 대통령에게 “(사퇴하지 않으면) 대선뿐 아니라 의회 선거에서조차 민주당이 패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공화당이 대선, 상하원 선거에서 모두 이기는 이른바 ‘트라이펙타’는 막아야 한다고 설득한 셈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여론조사 결과에 방어적인 모습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다양한 여론조사에서 밀리는 상황이다. 16~18일 CBS방송이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미 전역에서 47%의 지지율을 얻어 트럼프 후보(52%)에 5%포인트 뒤졌다. 포본오차(±2.7%포인트)를 벗어난 격차다.
여론조사회사 ‘블루로즈리서치’ 설문을 인용한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주요 경합주에서 트럼프 후보에 밀렸다. 2020년 대선에서 본인이 이겼던 버지니아, 뉴햄프셔, 미네소타, 뉴멕시코, 메인주에서도 뒤졌다. 이 곳은 모두 민주당 ‘텃밭’으로 꼽히는 지역이어서 민주당의 불안감이 크다.
그동안 바이든 대통령의 당내 ‘방패 역할’을 해줬던 오바마 전 대통령 또한 사퇴를 권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WP에 따르면 오바마 전 대통령은 측근들에게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승리로 가는 길이 급격히 줄었다”고 말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TV토론 참사가 발생한 뒤에도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표현해왔다. 또 사퇴 요구가 강해지던 최근까지도 말을 아껴왔다. 이날 존 테스터 민주당 상원의원(몬태나)이 민주당 상원의원 중 두 번째로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를 촉구했다. 이로서 바이든 대통령 사퇴에 찬성한 민주당 상하원 의원은 총 22명이 됐다.
● 계속되는 말실수와 말라가는 대선자금
바이든 대통령이 17일 흑인 TV채널 ‘BET’ 인터뷰에서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의 이름을 기억하지 못한 채 ‘그 흑인 남성(the black man)’이라고 칭한 것도 논란이다. 오스틴 장관은 미 역사상 첫 흑인 국방장관이다. 바이든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인 흑인 유권자의 반발을 불러올 수 있는 요소다.
바이든 대선 캠프의 돈줄도 말라가고 있다. NBC방송은 “바이든 캠프가 당초 7월 중 모금할 것으로 원래 예상했던 대규모 기부금이 25%만 모금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WSJ 역시 “월가의 유명 금융인과 기부자들이 바이든이 대선 후보에서 사퇴할 때까지 자금을 지원하지 않기로 논의했다”고 전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의 대안 후보로 거론되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18일 코로나19 확진으로 자가 격리에 들어간 바이든 대통령을 대신해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유세를 펼쳤다. 워싱턴포스트(WP) 등은 해리스 부통령이 대선 후보가 될 때 그의 부통령 후보로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 피트 부티지지 교통장관, 그레첸 휘트머 미시간 주지사 등의 이름이 오르내린다고 전했다.
반면 트럼프 후보 측은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를 반대하고 있다. 인지기능 저하설에 시달리는 바이든 대통령이 완주해야 대선 승리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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