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의 ‘건강보험 동성 피부양자 인정’에 발끈한 교회들 “해괴한 판단”

한교총 “성경적 신앙에 위배…사회질서 유지에도 부정적”
한기총 “법질서 지켜야할 사법부가 법질서 어지럽혀”

(시사저널=박선우 디지털팀 기자)

동성 배우자의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과 관련해 국민건강보험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보험료 부과 처분 취소 소송에서 최종 승소한 소성욱씨와 김용민씨(오른쪽)가 손을 잡고 서울 서초구 대법원을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대법원이 동성 배우자의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을 인정하는 취지의 첫 판례를 내놓은 가운데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은 "한국 사회의 정서와 사회질서 유지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 비판했다.

19일 한교총은 앞선 대법원 판결과 관련한 논평을 통해 "판결에 유감을 표명하고 잘못된 판결임을 지적한다"면서 "이 판례는 한국교회가 추구하는 성경적 신앙과 창조 질서에 위배되며, 또한 한국 사회의 정서와 사회질서 유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 자명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한교총은 "동성 커플의 결합은 이성 커플의 결혼과 본질적으로 다르며, 사법부는 (현행) 혼인제도에 대해 오판해선 안된다"면서 "향후 입법부가 남녀 간의 혼인 제도에 대한 명확한 법률 보완으로 더 큰 혼란을 막아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또한 대표회장인 정서영 목사 명의로 낸 논평에서 "헌법에 따른 법질서를 지켜야할 사법부가 오히려 법질서를 어지럽히는 해괴한 판단으로 사회적 혼란을 일으킨 부분에 대해 분명한 책임이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국민건강보험공단(건보공단)을 향해서도 "이번 대법원 판결을 받은 사례 이외의 동성 동반자에 대해 피부양자로 인정하는 것은 금해야 한다"면서 "(이번 사안만) 개별적으로 예외의 판단을 받은 것일 뿐 (법적으로) 배우자의 범위가 확대된 것은 아니며, 입법 전까지는 기존의 제도와 규칙에 따라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전날 소성욱씨가 건보공단을 상대로 낸 보험료 부과 처분 취소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를 판결했던 원심을 확정했다. 동성 부부 간에도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을 인정하도록 한 첫 판결로, 이번 사안과 관련해선 사실상 동성 부부에게 또한 이성 사실혼 부부와 본질적으로 동일하다고 본 것이다.

이와 관련해 대법원은 "건보공단이 직장 가입자의 사실혼 배우자에게 규정을 확대 적용해 피부양자로 인정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그가 직장 가입자의 인생의 동반자로서 생계를 함께하면서 공동생활을 영위하기 때문"이라면서 "이성 동반자이기 때문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건강보험법령에서 동성 동반자를 피부양자에서 배제하는 명시적 규정이 없는데도 동성이라는 이유만으로 배제하는 것은 성적 지향에 따른 차별"이라면서 "이는 인간의 존엄과 가치, 행복추구권, 사생활의 자유, 법 앞에 평등할 권리를 침해하는 차별 행위이고, 그 침해의 정도도 중하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