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 상병 선임 “꽃다운 청춘 국가에 헌신했는데, 우리는 보호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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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우이자 후임이 떠내려갔는데 아무 것도 못하는 내 자신이 너무 한심하고 바보 같았다."
하지만 채 상병은 살려달라고 발버둥쳤다.
그는 수영을 해서 채 상병 쪽으로 가려고 했지만 물살 때문에 떠 있기조차 힘들었고 오히려 더 깊은 곳으로 휩쓸려갔다고 했다.
그 자신도 겨우 땅에 올라왔을 때 채 상병은 머리만 보이는 상태로 떠내려가고 있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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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우이자 후임이 떠내려갔는데 아무 것도 못하는 내 자신이 너무 한심하고 바보 같았다.”
깊은 상흔을 남긴 물살에서 살아 나온 젊은 군인은 이렇게 자책했다. 19일 JTBC는 채 상병이 순직한 다음 날 작성된 보고서 일부를 공개했다.
휩쓸려가는 전우를 하염없이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는 박모 병장은 쓰라린 심경을 자필로 써 내려갔다. 그는 “꽃다운 청춘을 국가에 헌신했는데, 본인은 보호받지 못했다”, “물 안에 있을 채 상병이 너무 외로워보인다”고 말했다.
사고 당시 채 상병 바로 옆에서 물에 빠졌던 최모 병장은 “삽으로 땅을 찍는 순간 갑자기 땅이 가라 앉으며 목까지 물에 빠졌다”, “수영을 했지만 물만 계속 마시고 이대로 죽겠구나 생각했다”고 적었다.
이 때 누군가 ‘배영을 하라’고 소리쳤다. 이 소리를 들은 최 병장은 몸을 뒤집어 숨을 쉬며 떠내려갔다고 한다. 하지만 채 상병은 살려달라고 발버둥쳤다.
이모 병장도 누군가 “몸에 힘 풀어, 배영해!”라고 소리치는 것을 들었다. 그는 수영을 해서 채 상병 쪽으로 가려고 했지만 물살 때문에 떠 있기조차 힘들었고 오히려 더 깊은 곳으로 휩쓸려갔다고 했다. 하지만 채 상병은 물 속으로 들어갔다 나왔다를 반복하다 물 위로 올라오지 못했다고 했다.
배영을 하라고 소리쳤던 건 채 상병과 같은 줄에 있던 송모 일병이었다. 송 일병은 “물 속에 수심이 깊은 구덩이가 있는 것 같았다. 발이 땅에 닿지 않아 빠른 유속에 휩쓸렸고 배영을 하라고 소리쳤다“고 했다. 그 자신도 겨우 땅에 올라왔을 때 채 상병은 머리만 보이는 상태로 떠내려가고 있었다고 했다.
해병대원 채모 상병은 지난해 7월 19일 경북 예천군 내성천에서 홍수 실종자 수색 작전 중 급류에 휩쓸렸다. 채 상병 어머니는 여전히 ‘내 아들이 왜 구명 조끼도 없이 위험한 물 속에 들어가야 했냐’고 묻고 있다. 순직 1주기를 앞둔 지난 11일 채 상병 어머니는 해병대에 보낸 편지에서 “진실이 밝혀지는 게 제가 살아갈 수 있는 길”이라고 호소했다.
서다은 온라인 뉴스 기자 dad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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