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정부, 민족공동체통일방안 유지 검토…수정 대신 새 통일담론으로 계승·발전
올해 30주년 ‘민족공동체통일방안 보완’ 외통위 업무보고에 빠져
8·15광복절 계기 나올 새 통일담론
‘자유민주적 기본질서 입각 통일’ 명확히 제시
정부 고위 “확정 아냐, 검토 중”
통일부의 검토대로라면 남북관계 변화를 반영한 새 통일담론은 기존 민족공동체통일방안을 수정·대체하는 게 아니라 계승·발전시키는 방향이 될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적 합의에 기초한 민족공동체통일방안의 발전적 보완’은 윤석열 정부의 120대 국정과제 중 하나다.
현 정부가 민족공동체통일방안에 자유주의 철학 비전 등이 누락돼있다고 판단하는 만큼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에 입각한 통일’이라는 최종단계(End state)를 새 통일담론에 분명하게 명시하는 방향이 검토되고 있다.
다만 정부 고위 관계자는 동아일보에 “아직 확정된 건 없다. 여러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또 북한이 지난해 말부터 남북 관계를 적대적인 두 국가 관계로 규정하고 통일, 민족 지우기는 물론 적대적 군사 행동을 지속하는 상황도 새 통일담론 발표 등에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 “민족공동체통일방안 수정, 현 정치 구도상 쉽지 않아”
19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통일부는 5, 6월 그동안 진행된 민족공동체통일방안 수정과 관련한 여론 수렴 결과와 연설문 형태의 새 통일담론 초안 등을 대통령실에 보고했다. 3월부터 김영호 통일부 장관이 새 통일담론과 관련한 견해를 듣던 ‘수요포럼’ ‘통일이 있는 저녁’ 등 행사는 지난달 26일까지 진행됐다. 다만 통일부는 이와 유사한 방식으로 새 통일담론이 발표될 때까지 여론수렴을 이어갈 것으로 전해졌다.
민족공동체통일방안은 자주·평화·민주 원칙 아래 화해협력→남북연합→통일국가로 이어지는 3단계 통일 구상이 담겨있다. 이 방안은 1989년 노태우 정부 때 국회의 만장일치 지지를 받았던 ‘한민족공동체통일방안’을 계승한 1994년 이후 정부의 공식 통일방안이다.
그동안 정치인·전현직 관료·외교안보 전문가 등 각계각층 의견을 청취한 결과 대다수가 초당적 지지를 받았던 이 통일방안을 수정하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고 한다. 정부 소식통은 “민족공동체통일방안을 수정·대체할 경우 여야, 국민적 지지가 뒷받침돼야하는데 현 정치 구도상 쉽지 않다는 판단”이라고 전했다.
이를 반영하듯 17일 22대 국회 첫 외교통일위원회 통일부 업무보고 자료에는 민족공동체통일방안 용어가 아예 담기지 않았다. 정부 소식통은 “민족공동체통일방안이 국회의 초당적 지지를 받고 만들어진 공식 통일방안인데 국회 보고에서 언급조차 되지 않은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앞서 통일부는 지난해 10월 외통위 업무보고 자료에는 ‘민족공동체통일방안은 2024년 발표 30주년을 맞아 그동안의 통일환경 변화를 반영하여 발전 방안 검토’라고 명시했다.
● 새 담론에 ‘자유민주적 기본질서 입각 통일’ 강조
새 통일담론은 민족공동체통일방안을 그대로 두되 이를 계승·발전시키는 차원에서 달라진 북한 상황 등을 반영하고 윤석열 정부가 내세우는 자유 등 가치를 전면에 담아낼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새 통일담론에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에 입각한 통일이라는 헌법 가치를 보다 분명하게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해 8월 캠프 데이비드에서 한미일 정상이 지지한 ‘자유롭고 평화로운 통일 한반도’ 등 정부의 통일 비전을 국제적으로 알리고, 북한 인권 문제 등 북한의 변화를 촉구하는 내용이 검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소식통은 “통일부의 초안에도 이러한 요소들이 담긴 것으로 안다”면서 “우리가 원하는 통일의 지향점을 분명하게 북한에 촉구하는 방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올해 3·1절 기념사에서 “3·1운동은 모두가 자유와 풍요를 누리는 통일로 비로소 완결 되는 것”이라며 “이제 모든 국민이 주인인 자유로운 통일 한반도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자유와 인권이라는 보편의 가치를 확장하는 것이 바로 통일”이라고 강조했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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