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두 명의 ‘유튜브 대통령’

강준만 전북대 명예교수 2024. 7. 19. 17:0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한국은 세계 최고의 '유튜브 공화국'이다.

한국의 유튜브 월간 사용자는 4547만 명, 1인당 평균 사용시간은 43시간으로 종주국인 미국(24시간)을 크게 앞선다.

스타일이 전혀 다른, 상징적 의미에서 또 한 명의 '유튜브 대통령'이 있으니, 그는 바로 전 민주당 대표 이재명이다.

윤석열이 정보 수용자로서 유튜브 의존도가 높은 대통령이라면, 이재명은 정보 발신자로서 유튜브 이용도가 높은 대통령이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시사저널=강준만 전북대 명예교수)

한국은 세계 최고의 '유튜브 공화국'이다. 한국의 유튜브 월간 사용자는 4547만 명, 1인당 평균 사용시간은 43시간으로 종주국인 미국(24시간)을 크게 앞선다. 유튜브의 국내 통신망 트래픽 비율은 28.6%로 넷플릭스(5.5%), 메타(4.3%), 네이버(1.7%), 카카오(1.1%) 등 경쟁 업체들을 압도한다.(조선일보, 2024년 7월2일자)

정치 지도자의 유튜브 의존도·이용도도 세계 최고가 아닌가 싶다. 전 국회의장 김진표가 회고록에서 밝힌, 2022년 12월5일 이태원 참사에 대해 대통령 윤석열과 나눈 대화 내용을 보자. 윤석열은 이 참사가 특정 세력에 의해 유도되고 조작된 사건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는데, 김진표는 다음과 같이 썼다.

"나는 속으로 깜짝 놀랐다. 극우 유튜버의 방송에서 나오고 있는 음모론적인 말이 대통령의 입에서 술술 나온다는 것을 믿기가 힘들었다…나는 '그런 방송은 보지 마십시오'라고 말하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았지만 꾹 참았다."

윤석열 대통령 ⓒ연합뉴스

대통령실은 대통령이 그런 말을 한 적 없다고 부인했지만,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전 국민의힘 의원 김웅이 눈물로 호소하는 일이 벌어졌다. "대통령님께 정말 유튜브 좀 그만 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계속 이렇게 가면 우리 모두 다 죽는다." 울컥하는 바람에 발언이 중단되자 진행자는 함께 출연한 패널인 전 JTBC 기자 박성태에게 마이크를 넘겼지만, 그 역시 이 뉴스에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며 눈물을 흘렸고, 말을 잇지 못했다.

윤석열의 지극한 유튜브 사랑은 공개된 비밀이다. 지난 대선 당시 이봉규TV의 운영자 이봉규는 "(윤석열 후보가) 자면서도 내 방송을 본다"고 주장한 적도 있다. 윤석열의 대통령 취임식에 음모론 등 극단적 주장을 해온 유튜버 및 채널 관계자 30여 명이 초청돼 논란이 되기도 했다. 유튜브 의존도가 매우 높다는 점에서 윤석열을 '유튜브 대통령'으로 불러도 무방할 것이다.

스타일이 전혀 다른, 상징적 의미에서 또 한 명의 '유튜브 대통령'이 있으니, 그는 바로 전 민주당 대표 이재명이다. 윤석열이 정보 수용자로서 유튜브 의존도가 높은 대통령이라면, 이재명은 정보 발신자로서 유튜브 이용도가 높은 대통령이다. 2021년 9월 당내 대선후보 경선 시 구독자 수 기준으로 친이재명 유튜브 283만 대 친이낙연 유튜브 10만으로, 친이재명 쪽이 28배가 넘는 화력 우세를 보였으니 더 말해 무엇하랴.(경향신문, 2021년 9월2일자)

2024년 4월26일 이재명의 유튜브 채널 구독자 수가 100만 명을 넘어섰다. 국내 정치인 중 최초로 유튜브 100만 구독자를 증명하는 '골드버튼'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현역 국회의원 중 구독자 30만 명이 넘는 경우는 이재명이 유일하다니 대단한 기록이다. 차 안에서도 유튜브 방송을 할 정도로 유튜브에 맛들린 이재명은 국회 상임위 회의를 기존 방송들 외 유튜버들도 참관해 생중계를 할 수 있게 하자는 주장을 하고 있다.

이렇듯 윤석열은 유튜브를 통해 선전·선동을 당하는 입장이지만, 이재명은 유튜브를 이용해 선전·선동을 하는 입장이라는 점에서도 차이가 있다. 누구에게 휘둘리지 않는다는 점에서 이재명이 윤석열보다 나아 보이기는 하지만, 국회 상임위마저 선전·선동의 마당으로 이용하겠다는 '유튜브 포퓰리즘'도 국가적으로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 외부 필진의 칼럼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강준만 전북대 명예교수

Copyright © 시사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