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님, 1이닝 더요” 류현진은 왜 간청했나… 뿌리 깊은 선발 DNA, 에이스 책임감 영원하다
[스포티비뉴스=대전, 김태우 기자] 류현진(37·한화)은 18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NC와 경기에서 5이닝 동안 5피안타 1볼넷 5탈삼진 4실점(3자책점)으로 시즌 6번째 패전을 안았다. 2회부터 5회까지의 투구 내용은 전혀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1회 비자책 1실점을 포함해 4실점한 게 아쉬웠다.
1회 선두 박민우와 박시원에게 연속 우전 안타를 맞고 불안하게 출발했다. 무사 1,3루에서박건우에게 중전 적시타를 맞았고, 이어 데이비슨에게 역시 우전 적시타를 맞고 추가 1실점했다. 체인지업이 나름 잘 떨어졌는데 데이비슨의 콘택트가 좋았다. 류현진은 권희동에게 볼넷을 허용하고 다시 무사 만루에 몰렸다. 김휘집을 병살타로 처리하기는 했지만 그 과정에서 1점을 더 내줬다.
이어 서호철의 3루 땅볼 때 실책이 나오면서 1회에만 4실점했다. 이 실책은 이날 경기가 NC의 4-3, 1점 우세로 끝났다는 것을 고려하면 대단히 치명적이었다.
선발 투수가 1회부터 4실점을 하면 사실상 경기를 망친 기분이 든다. 이 감정을 꾹꾹 누르고 계속 투구를 이어 간다는 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류현진은 역시 괴물 멘탈이었다. 2회부터 차분하게 심호흡을 한 류현진은 2회와 3회를 모두 삼자범퇴 이닝으로 막아냈다. 4회 안타 하나를 맞기는 했지만 큰 위기는 없었고, 5회도 삼자범퇴로 정리했다.
류현진은 5회까지 83개의 공을 던졌다. 하지만 한화는 6회를 앞두고 박상원으로 투수를 교체했다. 사실 류현진은 6회 등판을 원했다. 김경문 한화 감독은 “자기가 1이닝을 더 던진다고 그랬는데 우리가 다음 경기도 있고, 류현진 선수가 시즌 끝날 때까지 계속 가는 게 팬들한테도 그렇고 팀한테도 좋다”고 말했다. 시즌을 크게 보고 1이닝을 아꼈다는 설명이었다.
김 감독은 “실점은 4점이지만 한 점은 에러로 준 것이다. 그냥 자기 역할을 다 했다. 3점이면 항상 타자들이 싸울 수 있는 점수다. 그렇기 때문에 자기 역할을 다 한 것”이라면서 2회부터 평정심을 찾고 5회까지 호투한 것에 대해서는 “관록이다. 남들이 쉽게 따라하지 못하는 것을 가지고 있다. 1이닝을 던진다고 계속 이야기를 하길래 아니다고 했다”고 전날 상황을 설명했다.
그렇다면 류현진은 왜 계속 1이닝을 더 던진다고 간청한 것일까. 역시 뿌리 깊은 선발 DNA다. 류현진은 19일 대전 KIA전을 앞두고 “선발 투수라면 100개는 던져야 하지 않겠나”면서 “그래도 6이닝 정도는 하고 내려와야 마음이 편하다”고 말했다. 100구까지 17개 정도의 여유가 있었고 조금 넘어도 상관없었기 때문에 6회까지는 자신이 책임지고 싶었다는 것이다. 류현진의 책임감과 변함없는 투지를 읽을 수 있다.
“창원이 엄청 더웠다”고 전날 경기를 돌아본 류현진은 최근 리그에 도입된 피치컴을 곧바로 착용하고 나왔다. 이미 메이저리그에서 던지던 시절 피치컴을 써 본 적이 있는 터라 적응에 문제는 없었다. 류현진은 “미국에서 쓰던 것과 똑같다”면서 “주자가 없을 때는 굳이 쓰지 않아도 되고, 주자가 2루에 있을 때만 피치컴을 썼다”고 설명했다.
주자가 2루에 있으면 사인 캐치 등 여러 상황을 고려해 사인을 여러 개 준비한다. 이중 몇 개는 위장이고, 한 개가 진짜다. 그래서 사인이 오가는 게 복잡하고 시간도 길다. 하지만 피치컴이 있으면 굳이 위장 사인을 낼 필요가 없어 사인 교환 시간이 훨씬 단축된다.
한편 한화는 이날 경기를 앞두고 허인서 이진영 정안석 김도빈을 1군에 불러 1군 코칭스태프 앞에서 훈련을 하도록 했다. 좌완 김범수는 이미 14일부터 1군에서 훈련하고 있다. 이 선수들이 당장 1군에 올라오는 건 아니다. 다만 코칭스태프도 선수들의 현 상태를 볼 수 있고, 선수들에게도 동기부여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김경문 감독의 생각이다.
김 감독은 “야수까지 네 명 정도 와서 보면서 같이 하고 있다. 나도 못 봤던 선수들을 조금 보고, 저쪽(2군)에서 컨디션이 좋다는 선수들이 와서좀 보고 있다. 우리가 지금 안 좋은 컨디션이 있으면 바꿔야 하니까 그렇게 하고 있다”고 했다. 상무에서 제대한 허인서에 대해서는 일단 포수이기 때문에 투수들의 공을 최대한 많이 받아봐야 한다고 했고, 김범수의 1군 재합류 시점에 대해서는 현재 불펜 투수들이 나름대로 자기 몫을 하고 있기 때문에 당장 1군 콜업을 염두에 둔 동반 훈련은 아니라고 말했다.
연패에 빠진 한화는 이날 이원석(중견수)-페라자(좌익수)-김태연(우익수)-노시환(3루수)-안치홍(지명타자)-채은성(1루수)-황영묵(2루수)-이재원(포수)-이도윤(유격수) 순으로 타순을 짰다. 선발로는 문동주가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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