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악재에 아시아 증시 약세…TSMC 사흘째 2%대 하락

차병섭 2024. 7. 19.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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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주 매도세에 대만달러/달러 환율 8년여만에 최고
구리값, 수요부진 우려로 2년 만에 최대 주간 하락률 기록
TSMC 로고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반도체 분야에서 미국의 대중국 견제가 심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중국의 경기 부양책에 대한 실망감까지 겹치면서 19일(현지시간) 아시아 증시는 대체로 약세를 보였다.

이날 일본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0.16%)를 비롯해 한국 코스피(-1.02%)와 대만 자취안 지수(-2.26%) 등이 하락 마감했다.

한국시간 오후 3시 45분 기준 홍콩 항셍지수 및 홍콩에 상장된 중국 본토 기업들로 구성된 홍콩H지수(HSCEI)는 각각 1.85%, 2.02% 내린 상태다.

중국 본토 증시의 상하이종합지수(+0.15%)와 선전종합지수(+0.33%), 상하이·선전증시 시가총액 상위 300개 종목으로 구성된 CSI 300 지수(+0.56%)는 상승 중인데, 기관 매수세가 지수를 떠받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번 주 아시아 증시에는 미국발 악재가 지속해 영향을 끼치고 있다.

앞서 블룸버그통신은 도쿄일렉트론·ASML 등이 중국에 첨단 반도체 기술 접근을 계속 허용할 경우 미국이 이들을 겨냥한 무역 제한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또 유력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 인터뷰에서 대만이 미국 반도체 사업을 100% 가져갔다고 비판했고, 18일 후보 수락 연설에서도 중국산 자동차에 대한 고율의 관세 부과 방침을 밝히는 등 보호무역 기조를 분명히 했다.

기술주 약세 속에 전날 미 뉴욕증시에서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0.78%)와 나스닥종합지수(-0.70%),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1.29%) 등 3대 지수가 나란히 하락했으며 이 역시 아시아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에서 사퇴할 가능성도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소다.

게다가 중국의 경기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공산당 제20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20기 3중전회) 폐막 다음 날인 19일 기자회견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이나 대규모 부양책이 제시되지 않으면서 시장에 실망감을 더했다.

5년에 1번 열리며 중국 경제 방향을 제시하는 이 회의는 당초 지난해 10월 열릴 것으로 예상됐던 것과 달리 이번 주에서야 개최됐으며, 기대와 달리 부동산 부문 등에서 가시적인 해결책이 없었다는 평가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이 빠른 해결책보다는 고통스러운 경제 구조조정을 택했다고 봤고, 블룸버그는 중국이 경기 둔화에 대비하고 있다면서 시장은 회의 세부 내용이 공개되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러한 가운데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 생산 업체이자 인공지능(AI) 수혜주인 TSMC(대만 반도체 제조회사)는 전날 대만 증시 마감 이후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2분기 실적을 발표했지만, 주가는 3거래일 연속 2%대 하락 마감했다.

TSMC 주가는 이날 대만증시에서 2.39% 하락한 981 대만달러로 거래를 마쳐 1천 대만달러 아래로 내려갔으며, 3거래일 동안 7%가량 떨어졌다.

코스피에서도 AI 붐 수혜주인 한미반도체(-1.63%)와 SK하이닉스(-1.41%) 주가가 3거래일 연속 하락했고, 전날 올랐던 삼성전자 주가도 2.88% 내렸다.

17∼18일 주가가 15.5%나 빠졌던 일본 도쿄일렉트론의 경우 이날 2.3% 반등했다.

유로화·엔화 등 6개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최근까지 약 4개월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지만, 이날은 전장 대비 0.132 오른 104.305를 기록 중이다.

원/달러 환율은 서울 외환시장 주간 거래에서 전일보다 5.0원 상승한 1,386.7원을 기록했고, 역내위안/달러 환율은 전장 대비 0.004위안 오른 7.2662위안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엔저에 대해 거론한 가운데 엔/달러 환율은 전장 대비 0.15엔 내린 157.23엔에 거래되고 있다.

대만달러/달러 환율은 이날 장 중 한때 전장 대비 0.6% 오른 32.79 대만달러를 기록, 2016년 5월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TSMC를 비롯한 대만 반도체 관련주 매도세에 따른 자금 유출과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대만의 환율 상승을 부채질했다는 분석이다.

대만 거래소에 따르면 글로벌 자금은 전날에만 4월 이후 최대인 17억9천만 달러(약 2조5천억원) 규모의 대만 주식을 순매도했으며 5거래일 연속 매도세를 이어갔다.

이밖에 구리 가격은 3중전회 이후 수요 부진에 대한 우려 등의 여파로 이번 주에 약 2년 만에 가장 큰 주간 하락률을 기록 중이며, 철광석 선물 가격도 약세를 이어가며 1t에 100달러를 향해 가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bs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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