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칠 생가 모인 유럽 정상 45인 “안보 자립, 美와 동맹 계속”
트럼프 재집권시 ‘유럽안보 무임승차론’대응
나토 총장 “미국, 나토에 남을 것”
젤렌스키, 서방 무기 지원 강화 촉구
18일(현지시간)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의 생가 옥스퍼드셔 블레넘궁에서 열린 유럽정치공동체(EPC) 정상회의에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를 비롯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샤를 미셸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 등 각국 정상 45명이 참석했다.
이날 회의를 주재한 스타머 총리는 개회사에서 “우리의 첫 번째 과제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확고한 지원을 확인하고 우리가 소중히 여기는 가치 아래 단결하고, 함께 침략에 맞서겠다고 선언하는 것”이라며 “러시아의 위협이 유럽 전역에 걸쳐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서 “유럽이 국경을 지키기 위해 함께 서야 할 때”라며 “우리가 더 많은 것을 해야 한다. 함께 유럽 국경을 지키고 협력할 새롭고 야심찬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2년 10월 우크라이나 전쟁 국면에서 마크롱 대통령의 제안으로 출범한 EPC 정상회의는 올해로 4회째를 맞았다. 이날 EPC 정상회의는 우크라이나 지원, 이민, 에너지 안보, 민주주의 수호를 공식 의제로 채택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이날 유럽 정상들은 한뜻으로 유럽의 협력과 안보 자립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는 AP통신에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을 거론하며 “그때도 러시아는 믿을 수 없었고 지금도 믿을 수 없다”며 “우리는 최선을 다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때론 필요한 일을 반드시 해내야 한다”며 처칠의 과거 발언을 인용해 대답했다. 알렉산더르 더크로 벨기에 총리도 “유럽은 그 어느때보다 스스로의 힘으로 일어서야 한다”고 말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이날 연설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비판하며 “푸틴은 우리를 분열시키지 못했다. 무기 사용 제약이 적을수록 러시아가 더 평화를 원하게 될 것”이라며 유럽 파트너들의 무기 지원 강화 필요성을 주장했다.
특히 그는 서방의 방공망 지원 확대를 강조하면서 지난 4월 이란의 이스라엘 본토를 향해 발사한 대규모 로켓과 드론을 요격하는 이스라엘을 서방이 지원한 것을 언급하며 “우리의 방공망이 효과적일수록 푸틴은 더 무력해질 것”이라며 우크라 지원을 위한 집단적 의지를 보이라고 촉구했다.
이날 공식 의제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유럽 정상들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 가능성이 높아지며 유럽의 방위비 확대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요나스 가르 스퇴르 노르웨이 총리는 “유럽이 지금보다 더 큰 비용을 분담해 제몫을 다해야 할 것”이라며 “동맹의 가치와 우리가 함께 서 있는 이유를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기타나스 나우세다 리투아니아 대통령은 “미국에 새 행정부가 들어서면 내 과제는 미국과 유럽의 연대 정책을 계속할 것을 설득하는 일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은 이날 가디언에 “트럼프나 밴스의 비판은 주로 나토에 관한 게 아니라 동맹국들의 국방 지출이 부족하다는 점으로 이게 바뀌고 있다”며 “2016년(트럼프 재임시절)에도 우려가 있었지만 실제로 나토는 더 강력해지고 병력과 대비태세도 강화됐다”고 트럼프 재집권 이후에도 미국이 나토에 남는다고 내다봤다.
같은날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화당 전당대회 마지막날 대선 후보 수락 연설에서 “소위 우리의 동맹이라 불리는 국가들이 오랫동안 미국을 이용해왔다”고 주장하며 ‘유럽 안보 무임승차론’과 비슷한 취지의 발언을 꺼냈다.
그는 또한 우크라이나 전쟁을 포함해 바이든 행정부가 야기한 국제 위기를 종식하고 세계평화를 회복할 것이라는 주장도 펼쳤다. 전날 트럼프 전 대통령이 러닝메이트로 지명한 공화당 JD 밴스 부통령 후보도 과거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에 공개적으로 반대해 왔다.
다만 친트럼프·친푸틴 성향의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는 나머지 정상과 다른 불협화음을 냈다. 그는 트럼프의 재집권이 “모두에게 최고의 뉴스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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