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사퇴시 美뉴욕증시 향방은…불확실성 증가 vs 해소

방성훈 2024. 7. 19.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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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8년 존슨 전 대통령 '깜짝' 사퇴 때완 달라
바이든 사퇴 가능성, '트럼프 승리' 전망에 이미 반영
"바이든 사퇴시 불확실성 줄어 긍정적 영향" 목소리
정치 불확실성에 차익실현 수요↑…단기 조정 전망도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를 포기하면 미국 뉴욕증시가 어떤 흐름을 보일 것인지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시장에선 이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을 반영해 이른바 ‘트럼프 트레이드’가 진행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이 사퇴한다고 해서 크게 달라질 것은 없을 것이란 얘기다. 하지만 바이든 정부 정책 가운데 어떤 것이 지속·확대되고, 또 폐기·축소될 것인지 분명하지 않아 불확실성은 여전하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사진=AFP)

마켓워치에 기술 분석을 기고하는 마크 헐버트는 18일(현지시간) 1968년 린든 존슨 전 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에서 사퇴했을 때와 비교하며 “표면적으로만 보면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는 주식시장에 좋은 징조일 수 있다”며 존슨 전 대통령이 사퇴한 1968년 3월 31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2.5% 상승 마감했고, 연말까지 15.1% 올랐다고 전했다.

하지만 헐버트는 “1968년과 2024년은 유사점보다 차이점이 더 많다. 특히 존슨 전 대통령의 사퇴는 시장이 전혀 예상하지 못했지만,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는 공개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시장은 이미 이를 반영하고 있다”며 “사퇴가 현실화하면 또 어떻게 반응할 것인지는 불분명하지만, 그때와 같은 방식으로 반응할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내다봤다.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가 현실화하면 불확실성이 오히려 줄어들 것이라는 견해도 적지 않다. 스위스 SYZ은행의 찰스-헨리 몽쇼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압승이 예상되면 불확실성을 줄여 위험자산에는 오히려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며 기술주와 신재생 에너지 주식이 타격을 입을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트럼프 트레이드가 진행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의 재집권을 예측해 포트폴리오를 다시 구성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으며 이에 따라 에너지, 총기, 헬스케어, 금융, 가상자산 등 소위 트럼프·공화당 테마주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프링닷컴의 사장이자 프링 터너 캐피털의 회장인 마틴 프링은 이날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레이스에서 탈락하면 사야할 세 주식’이라며 엑손모빌, 트럼프 미디어 앤 테크놀로지, 배릭 골드를 제시하기도 했다. 중소형주를 포함한 내수주도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관세 인상과 세금 감면, 규제 완화 등 공약에 따른 수혜주로 꼽혔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과 그의 러닝 메이트인 JD 밴스가 빅테크에 부정적인 인식을 보이는 만큼 기술주는 약세다. 다만 인공지능(AI) 열풍은 정권 교체 이후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여 종목에 따라 긍정적인 전망도 상존하고 있다. 친환경 에너지 관련 기업, 중국 리스크가 큰 기업 등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공약으로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이는 종목들도 하락세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차익실현 수요도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 증시가 조정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바이든 정부에서 시행했던 정책의 연속성과 관련해 예측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대다수 투자자들은 공화당의 정책 플랫폼이 주식시장의 모멘텀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인지에 주목하며, 어닝시즌으로 시선을 옮기고 있다.

투자심리는 다소 불안정한 모습이다.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지수(VIX)는 이날 뉴욕증시 마감 무렵 전일대비 1.45포인트 상승한 15.93를 기록했다. 지난 5월 초 이후 최고치다. UBS의 수석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제이슨 카츠는 “의회를 어느 당이 통제할 것인지에 따라 변동성 기간이 생길 수도 있다. 하지만 이는 선거 이후 정상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공약은 인플레이션을 심화할 수 있어 채권 시장에도 장기 국채 공급 확대 등의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9월 금리인하는 주식 시장에는 상승 동력이 되고 있지만, 단기 국채엔 금리 하락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 국채 2년물과 10년물 금리 격차가 TV 토론 당시 42.8bp(1bp=0.01%포인트)에서 최근 28.2bp로 줄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

방성훈 (ba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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