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일식당도 이주노동자 고용 허가…“대책 없이 기준만 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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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고용허가제(E-9) 이주 노동자들이 일할 수 있는 대상 업종을 한식에서 중식·일식·서양식 등 식당으로 확대했다.
노동부는 이번 상반기에는 심의 등을 거쳐 37개 한식음식점에 57명 이주노동자의 고용허가서를 발급했다.
우다야 라이 이주노조 위원장은 "규모가 작은 사업장일수록 노동자 안전이 위험한데, 이에 대한 대책없이 고용허가제 사업장 기준이 완화됐다"며 "이주노동자들이 산재에 더 노출될 수 있어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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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고용허가제(E-9) 이주 노동자들이 일할 수 있는 대상 업종을 한식에서 중식·일식·서양식 등 식당으로 확대했다. 노동계는 정부가 내국인들이 기피하는 일자리 환경을 개선하지 않고 빈 일자리를 채우기에만 급급하다며 비판했다.
국무총리실 소속 외국인력정책위원회는 1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을 담은 고용허가제 음식점업 시범사업 개선방안을 의결했다. 이날 의결된 방안은 다음달 5일∼16일 진행될 2024년도 3차 고용허가 신청부터 곧바로 적용된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11월 고용허가제 대상 업종으로 한식 음식점업, 임업, 광업 등 3개 업종을 신규 허용했는데, 이번에는 외국식 음식점업도 추가 허용했다. 다만 허용 직종은 주방보조원으로, 기존과 같다. 주방보조원은 식재료 준비, 설거지, 음식 운반, 그릇 치우기 등 업무를 맡는다. 아울러 이전까지는 7개 특별·광역시 내 기초지자체 100개 지역에서만 이주노동자 고용이 허가됐는데, 다음 모집부터는 전국으로 확대한다. 또 5명 미만 업체가 이주노동자를 고용하려면 ‘업력 7년 이상' 기준을 충족해야 했는데, 이를 5년으로 완화했다.
정부가 대상 업종을 확대하고 허가 기준을 완화한 이유는 “예상수요 대비 저조한 신청” 때문이다. 지난 4∼5월 한식 음식점업 대상으로 고용허가제 신청을 받은 결과, 51개 사업장이 80명의 고용허가를 신청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숙박·음식점업 빈 일자리는 1만4천명인데, 숙박업을 고려하더라도 신청률이 미미한 수준이다. 노동부는 “음식점업 구인난이 이어지는데도 고용허가제 활용이 저조해 사업 요건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노동부는 이번 상반기에는 심의 등을 거쳐 37개 한식음식점에 57명 이주노동자의 고용허가서를 발급했다. 올해 한식 음식점업, 호텔업, 택배업 상·하차 등 서비스업에 배정된 고용허가 규모는 4490명이다.
노동계는 정부의 잇따른 고용허가제 대상 업종 확대를 비판했다. 지난 17일 외국인력정책실무위원회 노동계 위원으로 참석한 우문숙 민주노총 정책국장은 한겨레에 “허용 업종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사업주 간담회만 진행했을 뿐 이주 노동자 당사자에 대한 실태조사는 전혀 없었다. 노동자는 논의 과정에서 배제됐다”며 “음식점업 빈 일자리를 줄이기 위해 인력 유출을 막는 대책도 병행해야 하는데, 그저 이주노동자로만 채우고 있다”고 말했다. 우다야 라이 이주노조 위원장은 “규모가 작은 사업장일수록 노동자 안전이 위험한데, 이에 대한 대책없이 고용허가제 사업장 기준이 완화됐다”며 “이주노동자들이 산재에 더 노출될 수 있어 우려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새로 허용된 업종인 임업·광업 사업주들도 다음달 5∼16일 3회차 이주노동자 고용허가를 신청할 수 있다. 임업의 경우 산림사업시행법인, 종묘생산법인의 임업단순종사원 직종 인력을, 광업에서는 금속광업 및 비금속 광업의 광물 채굴·운반·가공에 필요한 광업단순종사원 직종 인력을 신청할 수 있다. 고용허가서가 발급되면 10월 말부터 이들 사업장에 이주노동자가 배치된다.
김해정 기자 se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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