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인이 쓰는 알파벳,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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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일상에서 사용하는 문자에 대한 연구는 곧 인류 지성사에 대한 연구이기도 하다.
저자는 토머스 애슬, 찰스 포스터, 애드먼드 프라이, 벤저민 세스 등 학자들의 문자 연구를 조망하고, 고고학·종교학·고전학·언어학 등의 문헌을 분석해 알파벳의 역사를 그릇되게 '발명'해온 각 시대의 한계를 분석한다.
한자 문화권을 제외한 서방 세계의 문자였다가 디지털 기술의 등장으로 세계인의 언어가 된 알파벳 연구의 흐름을 살피고 싶은 독자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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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일상에서 사용하는 문자에 대한 연구는 곧 인류 지성사에 대한 연구이기도 하다. 문자는 문화를 생산하는 원천이자 그것을 전파하는 수단이기 때문이다.
"알파벳은 발견된 것이 아니라 알파벳을 대상으로 삼는 지식생산 양식을 통해 발명된 것이다."
조해나 드러커 UCLA 문헌정보학 교수가 펴낸 '알파벳의 발명'은 지난 4000년간 다양한 언어에서 변형되며 사용된 알파벳의 기원과 발전 양상을 추적한다. 타이포그래피와 시각예술 이론, 문자의 역사를 천착해온 저자는 자신의 지난 40년간의 연구 결과를 응축해 언어학과 금석학, 미학과 역사학 등 다양한 측면에서 알파벳의 역사를 조명한다.
'알파벳의 발명'은 기존 알파벳 연구를 비판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책이다. 알파벳의 역사에 단순히 지식을 덧붙이는 것이 아니라 앞서 진행된 연구의 패러다임에 균열을 일으키려 한다. 알파벳에 대한 연구가 아닌 알파벳의 연구에 대한 연구인 셈이다. 저자는 토머스 애슬, 찰스 포스터, 애드먼드 프라이, 벤저민 세스 등 학자들의 문자 연구를 조망하고, 고고학·종교학·고전학·언어학 등의 문헌을 분석해 알파벳의 역사를 그릇되게 '발명'해온 각 시대의 한계를 분석한다.
눈길을 사로잡는 부분은 알파벳이 페니키아에서 왔다고 적은 그리스 역사가 헤로도토스의 글이 알파벳 연구에 그릇된 영향을 끼쳤다는 주장이다. 헤로도토스는 그리스 문자가 페니키아 문자의 어떤 글자에서 왔는지, 두 지역의 문화가 언제 어디에서 교류했는지 명확히 못 박지 않았는데 릴리언 제프리 등 고전학자들이 헤로도토스의 글에 끼워맞춰 그리스 지역 고대 명문의 연대와 출처 등을 정리했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문자가 이집트에서 발명됐다고 한 플라톤, 모세가 출애굽 시기에 시나이산에서 문자가 새겨진 석판을 받았다고 적은 구약성서의 이야기도 눈에 띈다.
한글을 사용하는 한국인에게 '알파벳의 발명'은 색다른 의미를 준다. 한글은 창제의 시기와 원리가 명확히 밝혀져 있고 이후 정서법 등의 변천 과정도 드러나 있기 때문이다. 한자 문화권을 제외한 서방 세계의 문자였다가 디지털 기술의 등장으로 세계인의 언어가 된 알파벳 연구의 흐름을 살피고 싶은 독자에게 추천한다.
[김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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