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누빌 '하늘 위 택시'가 말했다 … "UAM株, 같이 날아볼까?"
"2년 전부터 꾸준히 '조비에이비에이션(조비)' 주식을 사 모았는데 최근 주가가 30% 이상 급등했어요. 이달 파리올림픽을 계기로 조비의 도심항공교통(UAM)이 미국과 한국 주식시장의 핫 트렌드가 될 것입니다."
UAM 대장주 '조비'로만 자산 포트폴리오 절반을 채웠다는 이 모씨(37)는 "지속적인 투자자들의 의심 속에서도 기술력과 데이터를 쌓는 조비의 모습에서 '테슬라'가 떠올랐다"며 "파리올림픽을 시작으로 UAM이 상용화되면 조비가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1985년 개봉된 할리우드 영화 '백투더퓨처'에서나 상상했던 하늘을 나는 자동차가 오는 26일 개막하는 파리올림픽 상공에 나타날 전망이다. UAM은 드론이나 전기수직이착륙기(eVTOL)처럼 활주로 없이 수직으로 이착륙하는 운송 체계다.
월스트리트에선 UAM 시장이 2023년 대비 2030년 7.5배 성장(마케츠앤드마케츠 기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에어택시'로 대표되는 여객용 UAM이 파리 등 주요 대도시의 '교통 지옥'을 해결해줄 것이란 기대감에 해당 회사 주가가 들썩이고 있다.
미국 주식 조비는 명실상부한 UAM 1등주로서 미 국방부와 협업을 통해 3년 만에 매출 100배 성장이 기대되는 고성장주다.
다만 계속되는 적자로 현재 보유 중인 현금 1조원을 다 까먹을 위험도 있어 '고수익 고위험' 주식으로 분류된다. 초창기 테슬라와 비슷해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이 같은 리스크를 낮추면서 배당도 받으려면 국내 UAM 관련주 현대차와 한화시스템에 장기투자하는 것이 낫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조비에이비에이션 3년뒤 매출 100배 전망
월가에선 조비에 대해 "그 시작은 미약하지만 수년 안에 매출이 폭발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최근 한 달(6월 17일~7월 15일) 주가가 41.3% 급등했다. 조비는 서학개미 투자금 기준 41번째로 인기 주식이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개인투자자들은 지난 11일 기준 조비에 2억8387만달러를 투자 중이다. 이에 보답하듯 조비는 작년 4분기(10~12월)에 사상 첫 매출을 올렸다. 조비는 국방부와 최대 9대의 eVTOL을 인도·운영하는 계약을 맺었는데 규모는 1억3000만달러다.
지난해 4분기 매출은 미 국방부 계약 중 일부가 반영된 것이다. 조비는 미 정부에 시험 비행기(시제기)를 제공하며 실적을 내고 있다. 블룸버그와 조비에 따르면 이 상장사는 올해 말 12대의 시제기 생산이 가능하며 내년에는 연간 25대로 목표를 상향 조정했다. 지금은 연구실에서 연구원들이 손수 제작하는 시제기 수준이지만 오하이오주 데이턴의 대규모 양산 설비가 가동되면 연 500대까지 생산이 가능할 전망이다.
월가는 이 같은 회사 측 생산 설비 목표를 연간 매출에 대입해 2026년 1억1530만달러와 2027년 2억9230만달러로 조비의 매출을 추정하고 있다.
2023년에 조비 매출은 작년 4분기(100만달러)가 전부였으니 2026년에는 매출이 3년 만에 100배 이상 뛰는 셈이다. 증권가 관계자는 "확실한 '물주'(국방부)를 중심으로 개발한 방산 관련 기술력을 에어택시 등 민간 부문인 UAM으로 확대해 매출을 키워 언젠가 흑자로 전환하겠다는 전략도 테슬라와 유사하다"며 "테슬라는 분기 흑자까지 16년이 걸렸으니 UAM도 그 정도 각오는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비에 대한 최대 투자 리스크는 회사 부도다. 이 상장사는 전 세계로부터 많은 투자금을 유치해 이 같은 우려를 불식하고 있다. 초기 테슬라 투자로 유명한 영국 자산운용사 '베일리 기퍼드'는 조비에 1억8000만달러의 투자를 단행했다. 국내 통신사 SK텔레콤도 조비의 기술력을 보고 1억달러를 투자한 바 있다.
지난 3월 말 현재 조비의 현금성 자산은 9억2390만달러(약 1조2800억원)다. 이에 비해 단기 부채는 450만달러로, 보유 현금의 0.5%에 불과하다. 이런 현금을 바탕으로 최근 3개 분기(2023년 3분기~2024년 1분기) 연속 1억달러 이상을 연구개발(R&D) 비용에 쓰고 있다.
현대차 '한국형 UAM' 적극 참여
최근 현대차는 에어택시 실증 테스트에 나서면서 UAM 수혜를 받고 있다. 최근 한 달 주가는 다소 하락했지만 올 들어 지난 16일까지 30% 이상 올랐다. 현대차는 지상을 넘어 하늘까지 이동 수단을 넓혀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증권가에선 조비는 UAM 자체에 투자하는 것이지만, 현대차는 중장기적으로 UAM에 간접 투자하는 방식이라고 풀이한다.
실제 조비가 1만시간의 비행 기록을 바탕으로 두바이 등 중동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는 것과 달리 현대차 등 국내 업체들은 이제 '걸음마' 단계라는 것. 현대차는 국토교통부가 전남 고흥에서 진행하고 있는 한국형 UAM 실증 사업인 'K-UAM 그랜드챌린지'에 참여 중이다. 주요 국내 기업들은 1단계 실증 통과를 위해 조비 등 미국산 기체를 이용하고 있다. 그러나 현대차는 KT와 손잡고 국산 기체를 통해 테스트 통과를 노린다. 단기적으로 현대차 주가는 하반기 실적과 인도법인 상장(IPO)이 좌우할 전망이다.
이 상장사의 2분기 실적 발표는 오는 25일로 예상된다. 증권가에선 현대차의 2분기 영업이익이 4조2000억~4조3000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과 비슷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하반기엔 실적에 '가속페달'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한화시스템 美 '오버에어' 1800억원 투자
한화그룹도 UAM에 진심이다. 한화시스템이 중심이 돼 꾸준히 투자하며 향후 '대박'을 노린다. 2019년부터 미국 UAM 개발사 '오버에어'에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했다. 지금까지 한화시스템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 회사에 1800억원을 투자했다. 이를 통해 나온 것이 기체 '버터플라이'다. 올해 시험비행을 거쳐 2026년 상용화가 목표다.
다만 조비가 지금 겪고 있는 일(적자 누적)을 오버에어도 경험 중이라 한화시스템의 오버에어 투자로 인한 지분법 손실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2023년 기준 한화시스템의 오버에어 지분법 손익은 -350억원이다. 연간 영업이익의 30%가 넘는 수치다. 한화시스템의 실적을 보면 영업이익은 상승 추세인데 배당 재원이 되는 순이익이 예상에 미치지 못하는 것은 이 같은 지분법 손익 탓이란 분석이다. 그럼에도 올 들어 주가는 상승세다. 최근 호재는 크게 두 가지다. 일단 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피격 사건으로 방산주가 주목받고 있다. 실적도 기대감을 키운다. 2분기 영업이익은 441억원(에프앤가이드 기준)으로, 작년 동기 대비 70.1% 급증할 전망이다.
[문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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