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전화가 마지막 전화라는 마음"…보호출산제 첫 날, 위기임산부 시설 가보니

권신혁 기자 2024. 7. 19.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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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임산부'의 익명 출산을 허용하는 보호출산제 시행 첫 날, 미혼모 보호시설의 방은 모두 꽉 차 있었다.

위기임신보호출산제도 시행을 맞아 신영숙 여성가족부 차관과 이기일 보건복지부 제1차관이 19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한부모가족복지시설 애란원을 방문했다.

구체적으로 전화상담, 사례관리, 양육 시설 지원, 직업 교육 등 위기임산부에 대해 출산부터 자립까지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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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가부·복지부 차관 한부모가족복지시설 방문
갑작스런 임신으로 출산·양육 어려운 위기임산부
양육시설·사례관리·직업교육 등 자립까지 지원
"원치 않는 임신으로 아이 유기 안하게 돕겠다"
[서울=뉴시스] 권신혁 기자 = 신영숙 여성가족부 차관과 이기일 보건복지부 제1차관이 19일 오전 한부모가족복지시설 애란원을 방문해 현장 종사자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 = 여성가족부 제공) 2024.07.19. innovation@newsis.com


[서울=뉴시스]권신혁 기자 = '위기임산부'의 익명 출산을 허용하는 보호출산제 시행 첫 날, 미혼모 보호시설의 방은 모두 꽉 차 있었다. 방 내부엔 침대 1개와 옷장 1개가 놓여 있었다. 시설에는 이 같은 방이 26개. 각 방마다 엄마 1명, 아이 1명이 거주하는 식이다. 이곳에서 도보 1분 거리에 있는 위기임산부상담기관(1308)에는 상담사들이 컴퓨터 앞에 앉아 통화에 한창이었다.

"임신 몇 주 정도 됐나요? 괜찮으시다면 제가 여자친구분 직접 만나서 함께 병원도 갈게요"

위기임신 관련 상담 중 한 상담사의 말이다. 애란원은 이 같이 미혼모 등 임신·출산·양육 위기에 처한 임산부들을 돕고 있다.

'위기임산부'는 모자보건법 제2조 제1호에 따른 임신 중 여성 및 분만 후 6개월 미만인 여성으로, 경제적·심리적·신체적 사유 등으로 인해 출산과 양육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을 뜻한다.

위기임신보호출산제도 시행을 맞아 신영숙 여성가족부 차관과 이기일 보건복지부 제1차관이 19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한부모가족복지시설 애란원을 방문했다. 위기임산부 통합 상담전화(1308) 등 지역상담기관 운영 현황을 살펴봤다.

애란원은 위기임신보호출산제 시행 관련 서울 지역상담기관으로 지정돼 위기임산부에 대한 체계적인 상담과 지원을 제공한다.

구체적으로 전화상담, 사례관리, 양육 시설 지원, 직업 교육 등 위기임산부에 대해 출산부터 자립까지 지원한다.

이날 강영실 애란원 원장은 "여성과 아기가 건강을 유지할 수 있도록, 홀로 고독하게 아이를 낳지 않을 수 있도록, 또 드러나지 않아야만 하는 임신으로 아이를 유기하지 않도록 돕겠다"고 밝혔다. 또 "첫 전화를 마지막 전화로 여기고 엄마들이 떨어져 나가지 않도록 끝까지 상담을 진행한다"고 말했다.

신 차관은 이번 제도로 달라지는 점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위기임산부가 긴급한 상황에 모든 한부모가족복지시설에 입소할 수 있도록 기존의 소득 기준 제한을 오늘부터 폐지했다"고 전했다.

기존에는 24세 이하인 경우에만 소득 상한을 두지 않았으나, 여가부가 제도 시행에 앞서 전날(18일) '한부모가족 지원대상자의 범위 고시'를 개정해 위기임산부라면 누구든지 나이와 소득기준에 관계 없이 복지시설 입소가 가능하다.

또 신 차관은 "위기 임산부를 제일 먼저 만나고 상담하는 이들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애란원을 지역 상담기관으로 지정한 것은 이런 점을 적극 고려한 것"이라고 했다.

이날 함께한 이 차관은 "뜻하지 않는 임신 출산에 대해서는 혼자 감당하지 말고 1308이라는 숫자로 전화를 걸면 된다"며 "3년 이상의 경험과 지식을 가진 공감도 높은 상담사 분들이 있다"고 했다.

두 차관은 애란원을 둘러본 후 서울 서대문구의 한 약국을 찾아 1308 관련 스티커 및 포스터를 약국 내부와 문 앞에 부착하기도 했다.

약국은 위기임산부들이 처음으로 찾는 장소다. 임신테스트기를 구매하기 위해서다. 이와 관련해 이 차관은 "임신테스트기에 1308 숫자를 붙이는 식으로 MOU(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날 현장에서는 상담사의 처우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신 차관은 "애란원 등 보호시설의 상담사들에 대한 처우가 굉장히 열악하다"며 "전문성을 유지하면서 그 일을 계속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처우가 보장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이를 위해 예산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여가부도 적극 협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innovati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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