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 수미 테리 사건 '네탓 공방'..."文국정원 기강 무너져"vs"尹정부가 활용"

전민경 2024. 7. 19.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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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정 "한가롭게 전 정부탓" 반박
민주 박선원 "尹정부의 과도한 정보활동 때문"
국힘 "국정원 기강·역량 복원하겠다"
기소된 수미 테리 미국외교협회 선임연구원 (서울=연합뉴스) 미 연방 검찰이 16일(현지시간) 중앙정보국(CIA) 출신의 영향력 있는 대북 전문가인 수미 테리를 한국 정부를 대리한 혐의로 기소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뉴욕 맨해튼 연방 검찰의 소장을 인용, 한국계인 수미 테리 미국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이 고가의 저녁 식사와 명품 핸드백 등을 대가로 한국 정부를 위해 활동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수미 테리의 변호인은 그녀에 대한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1월 외교부에서 열린 탈북 관련 타큐멘

[파이낸셜뉴스] 대통령실이 미국의 수미 테리 미국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 기소과정에 국가정보원 활동이 노출된 사태를 '문재인 정부 시절 일어난 일'이라며 문책을 시사한 가운데, 여야가 19일 공방을 벌였다.

더불어민주당은 수미 테리는 박근혜 정부가 발탁해 윤석열 정부가 긴밀하게 활용한 인물이라며 반박했고, 국민의힘은 문재인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의 기강과 역량이 무너진 것이 원인이라며 맞섰다.

■민주 "수미 테리 활용했던 尹 정부"
고민정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통령실이 한가롭게 전 정부 탓을 하는데, 정녕 윤석열 정부는 수미 테리를 전혀 알지 못한다고 할 수 있나"라고 따져물었다. 고 최고위원은 "2022년 8월 윤석열 정권 출범 100일을 맞아 수미 테리는 (외교전문지) 포린 폴리시에 '윤 대통령 외교 정책의 힘찬 출발'이라는 제목의 칼럼을 실었고, 대통령실은 이를 영문 홈페이지에 대대적으로 브리핑했다"고 전했다. 수미 테리는 해당 칼럼으로 윤 대통령을 치켜세웠고, 대통령실은 그 내용을 대한민국 국민뿐 아니라 전 세계인에 전파한 것이라는 주장이다. 특히 고 최고위원은 "(수미 테리는) 오히려 박근혜 정부에서 발탁해 윤석열 정부까지 활동한 인물이고, 윤석열 정부가 긴밀하게 활용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11월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탈북민과 북한 인권에 대한 다큐멘터리 '비욘드 유토피아' 상영회에서 박진 당시 외교부 장관과 수미 테리 연구원이 나란히 앉아있다. 오른쪽은 관련 외교부 보도자료(고민정 의원실 제공).
문재인 정부 시절 청와대 상황실장이었던 윤건영 민주당 의원도 이날 MBC라디오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수미 테리 건에 대한 조사 시기는 1년 전으로, 외교적으로 충분히 풀 수 있는 문제였다"며 "CIA 도청 사건(등 더 센 카드가 있는데) 그동안 우리 외교 당국은 뭘 했나"라고 지적했다.

문재인 정부 국가정보원장 출신인 박지원 민주당 의원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문재인의 국정원'과 '윤석열의 국정원'이 따로 있을 수 없다. 국정원을 갈라치기 해 정보역량을 훼손해선 안 된다"며 정부를 비판했다. 특히 박지원 의원은 "검찰 기소 내용에 우리가 왈가왈부할 필요는 없지만 대통령실이 나서서 '문정원 국정원 감찰 문책' 운운하며 문제를 키우는 것은 국익에 하등 도움이 안 된다"고 꼬집었다.

민주당에서는 수미 테리 기소 배경에 '윤석열 정부의 과도한 정보활동'이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국가정보원 1차장 출신인 박선원 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바이든 정권이 윤석열 정권을 어떻게 평가할지 불필요하게 미국에 잘 보이기 위해 안테나를 켠 것이 이 사건의 출발"이라고 했다. 박선원 의원은 "FBI와 뉴욕 검찰청과 같은 미국 기관들이 왜 문재인 정부 때 이 사건을 조사하고 기소하지 않았나. 그렇게 좋다는 요즘 한미 동행 하에서 이 사건을 터뜨린 이유가 무엇이겠나"라고 꼬집었다.

■국힘 "文정부 국정원 기강 백일하에 드러나"
반면 국민의힘은 "'전 정부 탓하기'가 아니다. 과거를 정확히 파악하고 현재를 개선해 미래를 대비하려는 것"이라며 반박했다.

호준석 국민의힘 대변인은 논평에서 "미국 검찰의 수미 테리 기소는 문재인 정부 국정원의 역량 약화와 한미 동맹 균열의 여파임이 명확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호 대변인은 "미 정보당국이 수미 테리를 밀착 감시해 사진 등 증거를 수집한 것은 2019년부터 2021년에 집중돼 있다. 문재인 정부가 북한 정권에 일방적으로 매달리고, 중국을 방문해 '대국의 꿈에 함께 하겠다'고 발언한 뒤 한미 간 신뢰에 심각한 의문이 제기되던 시기"라고 지적했다.

특히 호 대변인은 "테리에게 명품 핸드백을 사주다 사진 찍힌 국정원 요원은 (문재인 정부 시절) 종전선언을 위해 무리한 대미 외교를 벌이던 '서훈 국정원장 라인'인 것으로 알려졌다"며 "문재인 정부 국정원의 기강과 역량이 백일하에 드러난 것"이라고 강조했다.

호 대변인은 또 "한미 간 신뢰가 회복되고 동맹이 강화된 지금 이런 사실이 밝혀진 것은 불행 중 다행"이라고도 말했다.

아울러 호 대변인은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은 국정원의 기강과 역량을 복원하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며 "대한민국을 돕고 한미 동맹을 강화하기 위해 애쓰는 미국 내 인사들이 합법적이고 안전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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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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