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쏠림 걱정된다면…미래에셋, S&P500 동일가중 ETF 선보여
S&P500 모든 종목 약 0,2%씩 담아
기존 S&P500 상품 대비 중소형주 비중 높아
"시가총액 상위주 비중이 높아진 지금, 동일가중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하기 가장 좋은 시점입니다."
김남기 미래에셋자산운용 상장지수펀드(ETF)운용부문 대표는 19일 서울 을지로 미래에셋센터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TIGER 미국S&P500동일가중 ETF'는 오는 23일 출시된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동일가중 ETF가 출시되는 것은 국내는 물론 아시아 시장에서 이번이 처음이다.
이 상품은 S&P500지수 구성 종목에 동일가중으로 투자하는 ETF다. 시가총액과 상관없이 S&P500지수에 포함된 500개 종목을 모두 동일한 비중(약 0.2%)으로 담았다. 모든 종목을 같은 비중으로 담아 특정 종목·업종 쏠림 현상을 우려하는 투자자에게 적합하다는 평가다.
해외에선 이미 동일가중 ETF가 큰 관심을 받았다. 미국 증시에 상장된 S&P500 동일가중 ETF인 '인베스코 S&P500 동일가중'(티커명 RSP)에 지난해 129억달러(약 18조원)가 순유입됐다. 전 세계 주식형 ETF 중 5위에 해당한다.
기존 S&P500지수를 추종하는 ETF에선 시가총액 상위 종목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크다. 예를 들어 'TIGER 미국S&P500 ETF'에서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엔비디아, 아마존, 알파벳 등 시총 상위 5개 종목이 차지하는 비중은 25.9%에 달하지만, 'TIGER 미국S&P500동일가중 ETF'에서 이들의 비중은 약 1% 수준이다.
당초 TIGER 미국S&P500동일가중 ETF는 30일 상장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시장 변동성을 감안해 출시 일정을 앞당겼다고 밝혔다. 지난 1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피격 사건 후 시장 변동성이 커졌다. 아울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반도체 규제를 시사하며 기술주가 전반적으로 조정받았다.
김 본부장은 "'트럼프 트레이딩'으로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 분산 투자를 원하는 투자자에 더 빠르게 상품을 선보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트레이딩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이 커지며 정책 수혜가 예상되는 업종에 자금이 쏠리는 현상을 일컫는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앞선 사례를 봤을 때, S&P500 동일가중 지수의 상승률이 S&P500 지수보다 높았다고 설명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1990년부터 지난해까지 S&P500 동일가중 지수는 기존 S&P500 지수 대비 508%포인트의 초과 성과를 냈다. 중소형주 중심의 러셀2000지수의 상승률도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김남호 FICC ETF운용본부장은 "분기별 리밸런싱을 통해 상승한 종목의 비중은 줄이고(차익실현) 하락한 종목 비중을 높이는(저가매수) 전략으로 장기적으로 우수한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소수 종목 쏠림 현상이 완화할 때, S&P500동일가중 지수는 시장수익률을 뛰어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금리 인하 국면이 다가온 점도 동일가중 상품에 긍정적인 효과를 줄 것으로 예상됐다. 기존 지수에 비해 중소형주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방기금 금리 선물시장은 미국 중앙은행(Fed)이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이상 내릴 가능성을 98.1%로 반영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7대 3 장기 투자전략을 제안했다. 기존 S&P500지수 70%, S&P500 동일가중 지수에 30%를 투자하면 S&P500지수에 100% 투자하는 것보다 상대적으로 우수한 장기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회사 자체 조사결과 7대 3으로 조합했을 때 샤프 비율(위험 대비 수익률)이 가장 높게 나왔다고 밝혔다.
TIGER 미국S&P500동일가중 ETF의 총 보수는 0.2%로 다소 높은 편이다. 이에 대해 운용사 측은 "총 보수는 미국에 상장된 동일 상품과 같은 수준으로 정했다"며 "향후 추이를 보고, 인하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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