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라파 장악 필요” 벤그비르 ‘휴전 반대’···이스라엘-하마스 협상 또 ‘적신호’?
다음주 미국 의회 연설을 앞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18일(현지시각) 가자지구 최남단 라파를 전격 방문해 이스라엘군(IDF)을 향해 국경지역 점령 필요성을 말했다.
이스라엘 국회(크네세트)가 팔레스타인의 독립 국가 수립에 반대하는 결의안을 통과시킨 지 몇 시간 만의 일이다. 극우 정치인 이타마르 벤그비르 국가안보부 장관은 동예루살렘의 이슬람 성지를 찾아 팔레스타인 무장 조직 하마스와의 휴전 협상에 부정적 인식을 드러냈다. 이스라엘 대표단이 휴전 협상을 진행 중인 가운데, 또다시 협상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라파에서 이스라엘군을 격려하면서 이같이 말했다고 AP 통신 등은 보도했다.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완전 철수를 휴전 조건으로 내건 하마스의 입장과는 배치되는 발언이다. 현지 일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 목구멍에 가하는 이스라엘의 군사적 압박은 우리(이스라엘)가 정당한 요구를 유지하고 최대한 많은 인질을 첫 단계에서 석방하라는 요구를 포함한 인질 협상을 돕는다”고도 했다.
벤그비르 장관은 같은 날 동예루살렘 알아크사 사원을 방문해 “신중하지 못한 거래나 항복 없이 인질들이 귀환할 수 있도록 기도하려고 이스라엘 국가와 국민에게 가장 중요한 이곳에 왔다”고 말했다.
그는 “(네타냐후) 총리가 굴복하지 않고 승리를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군사적 압력을 가해야 한다”고 했다. 네타냐후 총리가 휴전에 응할 경우 연립정부에서 탈퇴하겠다고 위협했던 벤그비르 장관이 또다시 총리를 압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스라엘 정치권의 이같은 움직임은 휴전 협상을 어렵게 만들 것으로 전망된다고 외신은 분석했다. AP는 네타냐후 총리가 최대한의 인질 석방을 언급한 데 대해 “가능한 한 많은 인질을 석방한 뒤 전투를 재개하려 한다는 하마스의 의심을 부채질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벤그리브 장관의 비타협적 노선은 보다 직접적으로 팔레스타인 측 반발을 불러올 것으로 예상된다. 방문 장소가 이슬람 성지이기도 해서 종교적 반발을 살 우려도 있다. 이스라엘 인질의 귀환을 촉구하는 단체는 벤그비르 장관이 인질들의 목숨을 위험에 빠뜨리는 무책임한 행동을 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에 말했다. 벤그비르 장관은 현 이스라엘 내각의 핵심 연정 파트너로, 그의 반대 압력에 네타냐후 총리의 운신 폭이 제한돼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이스라엘 의회는 이날 팔레스타인 독립 국가 수립에 반대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우파 야당 새희망당이 발의한 결의안으로, 재적 120명 중 68명 찬성을 받아 의결됐다.
의회는 결의안에서 “이스라엘 땅 중심부에 팔레스타인 국가를 세우는 것은 이스라엘 국가와 그 시민들에게 실존적인 위험을 초래하고,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갈등을 영속화하며 역내 불안정을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스라엘은 꾸준히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에 반대한 바 있어, 이번 결의안 자체는 네타냐후 총리의 미국 방문에 앞서 이스라엘 입장을 드러내는 메시지 수준이라고 AP는 평가했다.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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