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퉁 조기’에서 ‘조기 사촌’으로 위상 높아진 부세,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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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는 전남 영광 법성포 칠산바다 앞에서 잡힌 것을 최상품으로 친다.
전남해양수산과학원은 올해 5~6월 두 차례에 걸쳐 참조기 30만마리, 부세 20만마리 등 총 50만마리를 칠산해역에 방류했다.
1㎏당 부세는 9천원~1만원인데, 참조기는 4만원선이다.
전남해양수산과학원이 2014~2016년 참조기를 방류했던 전남 영광과 인천 연평해역을 대상으로 조사했더니 이들 해역의 참조기 어획 및 위판물량 중 15.6%가 방류산으로 분석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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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조기와 부세를 구별할 수 있나요?”
조기는 전남 영광 법성포 칠산바다 앞에서 잡힌 것을 최상품으로 친다. 제주에서 겨울을 난 조기는 4~5월 칠산바다로 이동해 알을 낳는다. 산란 전 조기가 맛이 좋다. 영광의 조기 어획고는 최대 4만톤이었지만, 이젠 연 1만톤 수준까지 떨어졌다. 허승준 전남해양수산과학원 영광지원 수산연구사는 19일 “참조기가 잘 안 잡히는 것은 어린 조기까지 다 긁어버리는 ‘남획’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말했다. 귀해진 토종 조기는 수입산과 구별하기 위해 참조기로 불린다.
전남도와 전남해양수산과학원은 조기 자원조성을 위해 ‘투트랙 전략’을 활용하고 있다. 첫 번째가 조기 새끼 방류다. 전남해양수산과학원은 올해 5~6월 두 차례에 걸쳐 참조기 30만마리, 부세 20만마리 등 총 50만마리를 칠산해역에 방류했다. 허승준 수산연구사는 “참조기는 옆줄 테두리가 넓게 분포하고, 부세는 옆줄이 가늘고 선명하다.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유사하다”고 말했다. 2011년 참조기만 6만~10만마리를 방류하다가, 지금은 부세도 방류한다. ‘짝퉁 조기’로 불리는 부세는 참조기에 견줘 국내 소비자들에겐 인기가 없었다.
하지만 부세가 ‘굴비’의 재료가 되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참조기를 소금에 절여 말린 게 굴비인데, 참조기만으로 굴비 수요를 충당할 수 없었다. 참조기 어획량은 지난해 1만1천톤에 불과해 2020년 4만1천톤에 견줘 73%나 줄었다. 가격도 차이가 크다. 1㎏당 부세는 9천원~1만원인데, 참조기는 4만원선이다. 이 때문에 영광에서도 ‘조기 사촌’ 부세를 중국에서 수입해 굴비로 가공한다. 부세는 국내 생산 자급률이 1.5%에 불과해 중국 수입 의존도(98.5%)로 높다. 우리가 먹는 굴비 10마리 중 4마리는 가공한 부세다.
방류한 참조기 중 상당수는 칠산바다를 다시 찾는다. 전남해양수산과학원이 2014~2016년 참조기를 방류했던 전남 영광과 인천 연평해역을 대상으로 조사했더니 이들 해역의 참조기 어획 및 위판물량 중 15.6%가 방류산으로 분석되었다. 전남해양수산과학원 쪽은 “편익-비용 비율(BCR)은 1.5로 나왔다. 편익비용비가 1보다 크면 경제성이 있다고 볼 수 있다”며 “중국에서 수입되는 부세를 국산화하기 위해 부세 방류도 시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남해양수산과학원은 굴비 생산에 차질이 없도록 2017년부터 참조기 양식을 하는 체계를 구축했다. 영광지원 서해특산시험장에서 참조기, 부세 어미한테서 수정란을 채란한 뒤 여수·고흥·영광의 육상 수조에 입식한다. 그리고 5㎝ 이상 종자 수준으로 자라면 여수·고흥 바다 가두리 양식장으로 보내 25㎝ 이상으로 키운다. 지난해 전남 지역 여섯 어가에서 양식한 참조기는 15톤 정도다. 허승준 수산연구사는 “양식 참조기는 살이 많고 맛도 좋지만, 가격은 참조기의 40~50% 수준으로 아직 제값을 못받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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