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공화 전대, "파이트" "승리하리라" 울려 퍼진 눈물·환호·열광의 93분

유영규 기자 2024. 7. 19. 15:27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대선후보직 수락연설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저는 오늘밤 이 자리에 있으면 안 된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위스콘신주 밀워키의 파이서브 포럼에서 지난 13일 피격 당시 상황을 설명하면서 이같이 말하자 행사장을 가득 채운 지지자들이 일제히 "아니요. 당신은 있어야 해요"(Yes, you are)를 연호했습니다.

가수 리 그린우드가 무대에서 직접 자신의 노래 '갓 블레스 더 유에스에이'(God Bless the USA·신이여 미국을 축복하소서)를 부르는 가운데 무대에 등장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후보직 수락 연설은 눈물과 환호, 열광이 뒤섞인 93분 드라마였습니다.

이날 오후 9시 30분 무대 뒤쪽의 대형 화면이 열리면서 '트럼프'라고 쓰인 글자를 뒤로 하고 트럼프 전 대통령이 모습을 드러내자 행사장은 환호로 가득 찼습니다.

피격으로 인한 부상으로 귀에 거즈를 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말하는 것이 너무 고통스럽기 때문에 나한테 다시 듣는 일은 없을 것"이라면서 '암살 미수' 당일 상황에 대한 설명을 시작하자 눈물을 흘리는 대의원 등의 모습이 곳곳에서 관측됐습니다.


그가 "내가 고개를 돌리지 않았다면 나는 오늘 이 자리에 없었을 것"이라면서 "신이 내 편이었고 나는 그것을 느꼈다"고 말하자 지지자들은 안도의 표정을 지으면서 손뼉을 쳤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 발언을 할 때 연단 뒤 대형화면에는 피격 후 성조기를 배경으로 귀와 얼굴에 피를 흘리면서 주먹을 불끈 치켜든 트럼프 전 대통령의 사진이 비쳐졌습니다.

그는 당시 지지자들에게 자신이 괜찮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이런 포즈를 취하면서 "파이트, 파이트, 파이트(fight)"라고 말했다면서 주먹 불끈 자세를 다시 취했고, 행사장 전체가 "파이트, 파이트, 파이트" 소리로 뒤덮였습니다.

그는 피격 관련 발언 중 무대 위에 있던 피격 희생자 코리 콤퍼라토레의 소방관 헬멧과 방화복으로 다가가 헬멧에 키스했으며 희생자 및 부상자를 위한 기부금을 받았다면서 수표를 꺼내보였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정책 연설 중에 자신이 고개를 돌리게 된 계기가 됐던 불법 이민 통계 차트를 가르치면서 "내 목숨을 구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피격 희생자에 대해 묵념을 한 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정책 연설로 옮겨가자 행사장 분위기가 바뀌었습니다.

대형 화면의 백악관 모습을 뒷배경으로 연설 초반에 통합을 강조했던 그는 다시 '유세 모드'로 돌아갔습니다.

그는 "민주당은 사법 시스템 무기화와 정치적 반대자를 민주주의의 적으로 규정하는 것을 관둬야 한다"고 말하면서 자신의 두 아들들이 매주 소환장을 받고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그러면서 '미친 낸시 펠로시(전 하원의장)'라고 비난했고, 대의원 등은 일제히 '우'라고 야유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어 이민, 범죄, 전기차 정책, 대외 정책 등 바이든 정부의 정책 실패를 강하게 비판하고 "미국을 빨리 되돌릴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그러면서도 자신의 경쟁자인 조 바이든 대통령의 이름은 단 한 차례만 직접 거론하며 예전과 달라진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이 "역대 최악의 대통령 10명보다 더 큰 피해를 입혔다"고 말할 때 직접 이름을 거론해 공격했을 뿐 그 외의 경우에는 '이 사람 아래서', '현 정부 아래서' 등으로 표현하며 자제했습니다.

이는 바이든 대통령이 당내 후보 사퇴 압박에 조만간 사퇴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온 것을 염두에 두는 한편, 이날만이라도 통합과 화합의 메시지를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 유세 때와 달리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이름도 꺼내지 않았습니다.

"믿을 수 없는 승리를 할 것"이라는 말로 연설을 시작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연설을 마무리하면서 "우리는 이기고 이기고 이길 것(win, win, win)"이라고 말했으며 대의원 등이 트럼프, 트럼프를 연호하자 다시 "윈, 윈, 윈, 윈"이라고 외쳤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부인 멜라니아

이날 유세장에는 그동안 유세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부인 멜라니아가 트럼프 전 대통령 연설 직전에 행사장에 들어와 귀빈석에 앉았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연설 중 부인의 참석 사실을 직접 상기시키면서 '놀랍다(amazing)' 등과 같은 표현을 사용해 칭찬했습니다.

멜라니아 여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날 오후 11시 5분까지 모두 93분간의 연설을 끝내자 무대 위로 올라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볼에 키스하며 남편을 응원했습니다.

이 자리에는 장녀 이방카 부부, 장남 도널드 주니어 및 약혼녀, 차남 에릭 부부 등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손자·손녀들이 총집결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연설이 끝나자 행사장 천정에서는 빨간색, 파란색, 흰색, 금색 등의 풍선 10만여 개가 쏟아져 내렸습니다.

이어 오페라 투란도트에 나오는 '아무도 잠들지 말라'의 가사인 '승리하리라(vincero)'가 울려 퍼진 가운데 대관식의 막이 내렸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유영규 기자 sbsnewmedia@sbs.co.kr

Copyright ©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