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수장' 연임…빅테크 겨냥 칼날 더 매서워지나
첫 임기 때 디지털 시장·서비스법 등 제정
2기 때 법 집행 집중…"이커머스 견제 강화"
청소년 SNS 규제 강화…"비윤리적 기술 대응"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글로벌 빅테크(거대 정보통신 기업) 기업들을 겨냥한 규제의 칼날이 매서워지는 가운데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65)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18일(현지시간) 연임을 확정 지으면서 향후 5년간 EU 정책에 관심이 쏠린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의 첫 임기 동안 EU는 디지털시장법(DMA)와 디지털서비스법(DSA)를 제정했다. 두 번째 임기에서는 집행을 강화하고 집중하겠다고 공약한 만큼 EU에서 초강력 규제로 시장 지배력을 억제하는 모습을 심화하는 데 중점을 둘 것으로 예상된다.
DMA는 거대 플랫폼 사업자의 시장 지배력 남용을 방지하고자 일정 규모 이상의 플랫폼 사업자를 ‘게이트 키퍼’로 지정, 특별 규제하는 법이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 아마존, 애플,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부킹닷컴, 틱톡 모회사 바이트댄스 등 7개 기업이 게이트 키퍼로 지정하고 24개 핵심 플랫폼 서비스를 규제 대상으로 보고 있다. 이들 기업은 서비스 종류에 따라 방식의 차이는 있지만 자사 플랫폼과 외부 플랫폼 간 ‘공정한 경쟁’을 보장하는 조처를 해야 하며 자사 서비스를 우대하는 행위가 엄격히 금지된다.
DSA는 엑스와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SNS) 플랫폼에서 허위 정보 및 불법 콘텐츠가 유통되는 것을 막기 위한 법이다. 이용자의 민감한 개인정보 데이터를 활용하거나 미성년자를 겨냥한 이른바 ‘타깃형 광고’ 등도 금지한다.
이들 법안은 빅테크의 독과점 등을 겨냥한 것으로 플랫폼 운영에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특히 앞으로 전자상거래(이커머스) 분야에서 집행이 강화될 것으로 테크크런치는 내다봤다. 아마존, 부킹, 구글 쇼핑, 메타 마켓플레이스, 알리익스프레스, 쉬인, 테무 등이 포함된다.
아동 및 청소년의 SNS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새로운 기술 정책도 예상된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소셜 미디어가 웰빙에 미치는 광범위한 영향에 대한 EU 전역의 조사’를 약속한 바 있다.
그는 “우리는 무한 스크롤, 기본 자동 재생 또는 지속적인 푸시와 같은 온라인 서비스의 중독성 있는 디자인에 대해 조치를 취해 온라인 플랫폼에서 사용되는 비윤리적 기술에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으며, “사이버 괴롭힘에 대한 행동 계획”을 통해 온라인에서 증가하는 학대 행위에 단호히 맞서겠다고도 강조했다.
이어 폰데어라이엔 위원장 1기 때 마련한 핵심 기조를 2배로 강화하는 것 외에도 일부 부분에서 접근 방식을 개선하려는 조짐도 보이고 있다고 테크크런치는 설명했다.
오픈AI의 챗GPT 출시로 전 세계 산업 분야에서 인공지능(AI)의 사용이 크게 늘고 있는 가운데 EU는 세계 최초로 인공지능의 포괄적인 규제를 위한 법안 제정에 합의했다. 폰데어라이엔 2기에서는 “유럽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노력을 포함해 특히 자국의 AI 혁신 지원에 중점을 둘 것”이라고 테크크런치는 관측했다.
이미 EU는 유럽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전용 AI 슈퍼컴퓨터에 대한 접근을 단순화해 범용 AI 모델 개발을 촉진할 계획을 발표했다. 테크크런치는 AI 기술 채택을 가속하는 것을 목표로 앞으로 더 많은 지원 조치가 계획되어 있으며, 여기에는 유럽 AI 연구위원회를 통해 AI 스타트업과 연구 지원이 포함될 것이라고 전했다.
또 폰데어라이엔 2기에서는 유럽의 친환경 및 디지털 전환을 지원하고, 고부가가치 기술 개발을 장려하는 ‘유럽 생명과학 전략’의 일환에서 오는 2025년 유럽의 생명공학 및 연구 혁신을 촉진하기 위한 법안도 도입할 예정이다. 현실화하면 생명공학 스타트업도 활기를 띠고, 연구자와 스타트업들이 실험실 및 공장에서 개발을 상업화하는 과정을 더욱 쉽게 만들 수 있게 되길 기대하고 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세계는 누가 가장 먼저 기후 중립을 달성하고 향후 수십 년 동안 세계 경제를 좌우할 기술을 먼저 개발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경쟁에 돌입해 있다”며 “유럽은 이 경쟁에서 뒤처져 경쟁력을 잃거나 전략적 취약점을 노출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소현 (atoz@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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