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더미 치우고 빗물 퍼내고…경기남부 수해 복구 '구슬땀'
평택·화성서도 지하차도·주택가·농경지 등 배수작업 안간힘
(평택·화성=연합뉴스) 최해민 김솔 기자 = 지난 18일 집중호우가 쏟아진 경기 남부지역 곳곳에서 수해 복구작업이 이어지고 있다.
19일 이른 오전부터 용인시 처인구 수도권제2순환고속도로 봉담 방면 금어2교 부근 산사태 현장에서는 복구작업이 한창이었다.
이곳에서는 전날 오전 8시 24분께 2차로 위로 도로 옆 경사면의 토사가 무더기로 흘러내리면서 현재까지 차량 통행이 통제된 상황이다.
이날 비는 모두 그쳤지만, 혹시 모를 추가 붕괴를 막기 위해 경찰과 화성광주고속도로㈜ 측은 대형 크레인을 동원해 복구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흙더미가 다시 쏟아져 내리지 않도록 크레인으로 소형 중장비를 수십m 높이로 들어 올린 뒤 상단의 토사를 미리 제거하는 방식이다.
경찰 관계자는 "어제 사고 지점 3㎞ 구간에 차량 150대가 고립돼 많은 비가 오는 가운데 회차시키느라 진땀을 뺐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워낙 많은 토사가 흘러내린 탓에 덤프트럭 32대 분량의 흙을 퍼 날라야 한다"며 "오늘 안에는 해당 현장의 복구작업이 끝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11시께 폭우로 침수됐던 평택시 세교동 세교지하차도에서도 소방대원들이 내부 벽면에 까맣게 남아있는 흙탕물을 호스로 씻어내고 있었다.
전날 쏟아진 폭우로 총길이 760m, 높이 4.7m 왕복 4차로 규모의 이 지하차도는 340m 구간이 물에 잠겼다.
소방 당국은 전날 오후 4시 40분께부터 밤샘 배수 작업에 나서 이날 현재 내부에 차 있던 6만5천t의 빗물을 거의 다 빼낸 상태이다.
내부에 들어찬 물의 양이 워낙 많았던 탓에 소방 당국은 동력 펌프, 대형양수기, 다굴절무인방수탑차 등 장비들을 동원해 배수 작업에 나섰다.
다굴절무인방수탑차는 차 밖에서 조종할 수 있는 차량으로 국내에는 전남도에도 배치돼 있지만 경기도가 올해 도입한 차량은 성능이 개량된 최신 모델이다.
소방 당국은 이날 오후 중 배수 작업이 완전히 마무리되면 지하차도 통행을 재개할 예정이다.
전날 '극한 호우'를 겪은 평택시 현덕면 주민들은 농경지에 차오른 물을 빼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곳에는 전날 오전 9시부터 10시까지 1시간에 88.5㎜의 비가 쏟아졌다.
주민들은 저마다 농경지의 배수로를 넓혀 차오른 물을 빼내는 자연 배수 작업에 분주한 모습이었다.
주택가 곳곳에서도 수마가 할퀴고 간 흔적을 지우기 위해 주민들이 구슬땀을 흘렸다.
구축 빌라들이 밀집한 평택시 세교동의 한 주택가에서는 수마가 할퀴고 간 흔적이 역력했다.
특히 저지대 건물 내 일부 반지하 가구에 빗물이 속수무책으로 들어찼다.
한 빌라 내 반지하 가구 2곳의 현관문 앞 공간에는 뿌연 흙탕물이 여전히 가득 차 있었다.
주민과 공무원 등이 가재도구를 밖으로 꺼내 복구에 나섰지만, 원상복구까지는 시일이 더 걸될 것으로 보인다.
해당 건물 다른 층에 살고 있다는 한 주민은 "반지하 가구에 물이 들어차 가구와 집기가 몽땅 물에 젖고 내부가 엉망진창이 됐다고 들었다"며 "이번 일로 반지하 가구 세입자 중 한 명은 이사 가기로 했다던데 안타깝다"고 전했다.
화성시에서도 향남읍, 봉담읍, 매송면 등에서 빌라 4곳의 반지하 층에 침수 피해가 발생해 복구 작업이 진행 중이다.
전날 229mm의 폭우가 쏟아진 향남읍에서는 32세대가 거주하는 빌라에 토사가 유입돼 반지하 6세대 중 1세대가 피해를 봤다.
토사는 인근 공사장에서 유입된 것으로 추정돼 공사장 관계자들도 복구에 손을 보태고 있다.
주민들과 공사장 관계자 등은 이날 오전부터 가재도구를 밖으로 꺼내 깨끗한 물로 씻어내고 햇빛에 말리는 작업을 이어가는 중이다.
한 주민은 "어제 비가 폭포처럼 쏟아질 때 흙탕물이 집으로 유입됐다고 들었다"며 "다행히 큰 피해는 없었지만, 주말에 또 비가 내린다는 소식이 있어 걱정스럽다"고 했다.
오산시 공무원들도 이날 집중호우가 덮친 오산천으로 달려가 도로 보수, 시설물 복구, 산책로 청소 등에 나섰다.
이날 오후 경기 남부지역에서는 수도권제2순환고속도로 산사태 현장과 세교지하차도 외 오산 누읍동 잠수교, 광주 곤지암천 하상도로, 경안천 둔치 주차장 등의 통행이 제한되고 있다.
so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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