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SA, ‘달에서 얼음 찾기’ 포기…6000억 쏟은 탐사 로봇 써보지도 못하고 분해

최지원 기자 2024. 7. 19.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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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 '우주 두뇌'들이 모여 있는 미 항공우주국(NASA)이 6000억 원 이상을 들여 달 얼음 탐사 로봇을 개발했지만 써 보지도 못하고 분해하게 됐다.

17일(현지 시간) NASA는 자체 개발한 소형차 크기의 달 탐사 로버 '바이퍼'를 민간 기업 우주선에 실어 달 남극으로 보내려고 했던 '바이퍼 임무'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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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바이퍼 임무 상상도. 바이퍼는 달 남극 근처에 착륙해 얼음을 찾는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었다. NASA 제공

세계 최고 ‘우주 두뇌’들이 모여 있는 미 항공우주국(NASA)이 6000억 원 이상을 들여 달 얼음 탐사 로봇을 개발했지만 써 보지도 못하고 분해하게 됐다. NASA가 ‘달 남극 얼음 탐사 임무’를 포기했기 때문이다. NASA가 탐사 로봇은 개발했지만 이 로봇을 실어나를 민간의 운반 우주선 개발이 늦어지면서 나타난 결과다.

17일(현지 시간) NASA는 자체 개발한 소형차 크기의 달 탐사 로버 ‘바이퍼’를 민간 기업 우주선에 실어 달 남극으로 보내려고 했던 ‘바이퍼 임무’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바이퍼를 수송하기로 했던 민간 우주선 ‘그리핀’의 개발 지연이 원인으로 꼽힌다.

바이퍼는 지난해 말 발사될 예정이었지만 NASA가 그리핀에 대한 추가 테스트를 요구하면서 올해 말로 발사가 연기됐다. 하지만 이마저도 코로나19 여파로 제조 공급망이 원활하게 돌아가지 않아 내년으로 발사가 미뤄졌다.

현재까지 바이퍼에 투입된 예산은 총 4억5000만 달러(약 6239억 원). NASA는 바이퍼 임무를 취소해 최소 8400만 달러(약 1165억 원)를 아낄 수 있다고 추산했다.

니콜라 폭스 NASA 과학임무국 부국장은 “NASA 예산을 결정하는 의회 위원회에 이 사실을 알렸다. 의회가 임무를 지속하라고 지시할 수도 있지만, 그러려면 다른 달 탐사 예산을 삭감해야 한다”고 했다. 한정된 예산 환경에서 내린 최선의 결정이라는 의미다.

NASA가 달 남극 탐사를 포기한 것은 최근 10년간 벌써 두 번째다. 2018년에도 ‘리소스 프로스펙터(자원 탐사자)’라는 이름의 탐사로버를 개발해 달 남극으로 보내려고 했으나 예산 문제로 좌초됐다. 당시에도 해당 로버에 약 1억 달러(1387억 원) 이상을 투자했다. 바이퍼는 이 로버의 후속작으로 개발됐지만 다시 한 번 예산 문제로 임무가 중단되는 사태에 이르렀다.

현재 바이퍼는 조립을 모두 완료된 상태로 우주 환경에서의 안정성을 확인하는 로버 테스트만을 남겨둔 상태였다. NASA는 임무가 취소된 바이퍼를 분해해 내부 구성품들을 다른 임무에 활용할 예정이다. 기관은 만약 바이퍼 시스템을 그대로 사용한다는 미국 기업이나 국제 파트너가 있다면 논의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그리핀을 개발 중인 미국 기업 애스트로보틱은 바이퍼 대신 다른 탑재체를 싣고 내년 말까지 발사를 마치겠다는 입장이다. 이 회사는 올해 1월 달 착륙선 ‘페네그린’을 발사했지만 착륙선의 추진 시스템 고장으로 임무에 실패한 바 있다.

폭스 부국장은 “이 같은 결정을 내리기는 매우 어렵다”며 “우리는 이 결정을 가볍게 내리지 않았으며 앞으로 나아갈 가장 좋은 방법에 대해 생각했다”고 했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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