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시진핑 3기 ‘시장보다는 국가주도 개발’ 선택, ‘개혁가’ 칭송 무색
SCMP “시장의 역할 하향 조정”, 시장 → ‘더 나은 레버리지’로 변화
[서울=뉴시스]구자룡 기자 = 중국 공산당 제20기 중앙위원회 3차 전체회의에서 발표된 시진핑 집권 3기의 정책 방향은 ‘시장보다는 국가주도 개발’을 선택했다는 분석이다.
이는 관영신화 통신이 15일 20기 3중전회 개회에 맞춰 시 주석을 처음으로 덩샤오핑에 버금가는 ‘개혁가’라며 칭송한 것을 무색하게 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통신은 이례적으로 시 주석을 소개하면서 중국어뿐 아니라 영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버전으로도 내보냈다. 하지만 며칠 후 이 글은 삭제됐다.
3중전회에서 발표된 ‘결정’은 공산당 이론지 추스가 회의 둘째날인 16일 소개한 것으로 시 주석의 과거 10년간 발언 중 자립 자강과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에 대한 자신감을 강조한 내용의 글과 같은 맥락이다.
신화통신은 4일간의 3중전회가 끝나는 날인 18일 ‘진일보한 전면개혁 심화와 중국식 현대화 추진에 관한 중공 중앙의 결정’을 발표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이 3중전회에서 당면한 경제적 위협을 지적하고 인정하면서도 방향을 바꿀 조짐은 보이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일반 중국인과 외국 투자자들이 세계 2위 경제 대국 중국에 대한 불안이 커져가고 있음에도 시진핑 주석은 여전히 국가주도 개발에 매달리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결정’은 부동산, 지방정부 부채, 중소규모 금융 기관 같은 주요 분야의 리스크를 강조하면서도 대응책으로는 경제적 안정과 기술적 우위에 초점을 맞춘 국가주도 개발 모델을 재확인했다는 것이다.
런던 SOAS 중국연구소 소장 스티브 창은 “시진핑이 공산당 통제를 강조하는 것은 예측 가능한 미래에 중국의 정치적, 사회적 안정을 보장할 것이지만, 경제적 활력을 회복하는 데는 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결정’은 특히 일부 경제학자들이 제안한 것처럼 시장과 소비자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는 대신 국가경제 개발에서 국가의 역할을 강화할 의도를 분명히 했다고 WSJ는 지적했다.
과거 주요 ‘3차 전체회의’는 주요한 경제 개혁과 개편을 가져왔으나 이번에는 그런 측면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1978년 11기 3중전에서는 덩샤오핑의 개혁과 개방이 채택돼 그후 20여년간의 성장의 길을 열었다. 2013년 18기 3중전에서는 시장이 경제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확인하면서 ‘1자녀 정책’도 완화했다.
특히 이번 ‘결정’에서는 자원 배분에서 시장의 결정적인 역할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관영 언론이 3중전회의 성과를 홍보하면서 시 주석의 국가 주도 개발을 강조하는 동시에 외국 기업과 투자자들에게 중국이 사업하기 좋은 곳이라고 안심시키려고 하는 것은 딜레마라고 WSJ는 비판했다.
신화통신은 15일 ‘개혁가 시진핑’이라는 제목의 1만자 넘는 글에서 “시 주석은 덩샤오핑에 이은 탁월한 개혁가로 평가되며 그들은 중국의 현대화 실현이라는 동일한 사명을 감당했다”고 전했다.
특히 시 주석을 중국 경제를 재편하는 데 이룬 업적 중 하나로 ‘시장의 힘을 해방한 것’이라고 강조했으나 ‘결정’문에서는 이런 내용이 거의 반영되지 않았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9일 이전 ‘결정’에서는 시장의 결정적 역할을 선언했으나 이번에는 삭제됐다며 “시장의 역할은 하향 조정됐다”고 분석했다.
우리는 시장의 역할을 더 잘 활용해야 한다고 언급하면서도 ‘시장 실패’를 해결하고 사회의 내부적 추진력과 창의성을 발휘하기 위해 유연하고 효과적인 관리가 있어야 한다는 점도 지목했다.
SCMP는 “이번 ‘결정’에서 시장은 ‘더 나은 레버리지’로 표현됐다며 이는 과거 시장에 대해 적용된 용어인 ‘결정적 역할’과는 다르다”고 했다.
스탠다드차타드은행 중화권 수석경제학자 딩 슈앙은 “과거와 비교하면 시장에만 전적으로 의존해서는 안된다는 신호일 수 있으며, 시장 실패를 메울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라고 말했다.
싱가포르 국립대 동아시아연구소의 버트 호프만 교수는 “‘더 나은 레버리지’는 ‘결정적 역할’만큼 강력하지는 않다”고 말했다.
중국유럽국제경영대학원의 주톈 경제학 교수는 “시장의 역할을 일방적으로 강조할 수는 없지만 시장 참여자들은 시장이 더 큰 역할을 하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kjdrag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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