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부부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 인정··· 등록 절차 개선 어떻게 될까

이혜인 기자 2024. 7. 1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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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보, ‘혼인신고 안 한’ 이성부부 참고할 듯
“기준 변경 후 소급 적용 여부·기간 등 논의”
동성 배우자의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과 관련해 국민건강보험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보험료 부과 처분 취소 소송에서 승소한 김용민(오른쪽, 빨간색 티셔츠)·소성욱씨가 지난 18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을 나서고 있다. 조태형 기자

대법원이 동성 배우자의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을 인정하는 판결을 내리면서,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이에 따른 제도 개선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현재 사실혼 관계인 배우자에게 피부양자 자격을 부여하는 방식을 참고해 제도를 정비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8일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소성욱씨가 건보공단을 상대로 낸 보험료 부과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소씨는 직장가입자인 동성 배우자 김용민씨의 피부양자 등록이 안 돼 건보공단이 부과한 보험료가 부당하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 “오늘, 사랑이 또 이겼다”···대법원, 동성부부의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 인정
     https://www.khan.co.kr/national/national-general/article/202407181436001

건보공단은 판결 직후 보도자료를 통해 “대법원 판결을 존중한다”며 “판결내용을 확보하는대로 내부적으로 면밀하게 살펴보고, 대법원 판결의 취지를 살릴 수 있도록 검토하겠다”고 알렸다. 19일 건보공단 관계자는 “대법원에서 마감 기한을 정해준 것은 아니지만, 다른 동성 부부로부터 피부양자 신청이 들어올 수 있는 상황을 감안해 최대한 빨리 신청 제도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아직 논의에 본격적으로 착수한 것은 아니지만, 건보공단 측의 설명에 따르면 사실혼 관계에 있는 이성애 부부가 피부양자 등록을 하는 경우를 참고해 제도 정비를 할 가능성이 크다. 동성 부부는 현행법상 혼인신고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건강보험 직장가입자의 배우자는 소득·재산요건 확인을 거쳐서 피부양자로 등록될 수 있다. 혼인신고를 하지 않은 사실혼 관계라 하더라도 사실혼 관계인 것을 증명하는 서류를 내면 건강보험 피부양자가 될 수 있다.

사실혼 관계에서 피부양자 등록을 하기 위해서는 부양자와 피부양자에게 법적인 배우자가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 각각의 혼인관계증명서를 제출해야 한다. 부부와 가까운 지인 중 2명 이상으로부터 사실혼 관계임을 증명받을 수 있는 ‘인우증명서’도 필요하다. 서류 제출 후 공단 확인을 거쳐 피부양자 등록이 완료된다.

제출 서류 등 등록절차가 확정된 후에는 전국에 있는 지사가 같은 기준을 적용하도록 하기 위해서 관련 지침인 자격관리 업무처리 지침을 개정해야 한다. 또한 전산 시스템상 동성 배우자가 피부양자로 등록될 수 있게끔 ‘동성 배우자’를 뜻하는 코드가 새롭게 부여될 가능성이 큰데, 이 코드를 만드는 작업도 해야 한다. 건보공단 관계자는 “등록 기준 변경 후 소급 적용 여부, 기간 등을 추가로 논의해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혜인 기자 hye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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