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ERA 8.36→3.38→3.76→2점대 가능? 마지막 자존심은 2009년, 익숙한 피치컴 ‘신무기’

김진성 기자 2024. 7. 1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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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7월 1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가 열렸다. 한화 선발투수 류현진이 6이닝 3실점 투구를 마친 뒤 땀을 흘리고 있다./마이데일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선수들도 스피드한 게 왜 좋은지 알아야 돼.”

한화 이글스 김경문 감독은 피치클락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지도자다. 피치클락이 제대로 자리 잡으려면, 결국 투수와 포수들, 야수들의 피치컴 사용이 필수라는 생각이다. 피치클락의 최대 목적이 경기 스피드업이고, 스피드업을 하면 소비자들만 좋은 게 아니라 선수들에게도 이득이라고 강조했다.

2024년 7월 1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가 열렸다. 한화 선발투수 류현진이 6이닝 3실점 투구를 마친 뒤 땀을 닦고 있다./마이데일리

김경문 감독은 17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을 앞두고 “3시간만에 끝내는 선수들과 30분씩 더 하는 선수들이 140경기를 하면 완전히 다르다”라고 했다. 경기시간을 줄이면 선수들도 장기레이스에서 체력안배가 용이하니 결국 득이란 얘기다. 1차적으로 투수와 포수가 피치컴 사용에 익숙해지면 자신들이 투구와 포구하는 시간이 줄어든다.

경기력에도 당연히 도움이 된다. 1년 전 메이저리그 토론토 블루제이스에서 피치컴을 사용한 류현진은 18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서 자기주도 볼배합을 했다. 자신이 직접 송신기를 사용해 9개의 버튼을 능수능란하게 조작했다. 비록 1회 4실점했지만, 2회부터 5회까지 NC 타선을 압도했다.

류현진이 앞으로 피치클락 송신기를 직접 사용할 경우, 볼배합에 자신이 확실하게 책임을 가질 수 있다. 때문에 더 좋은 경기력을 얼마든지 기대해볼 수 있다. 이날 투구내용을 보면 굳이 앞으로 피치클락 송신기를 직접 사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어 보인다.

단, 1회 4실점 여파로 시즌 평균자책점이 3.67서 3.76까지 올라갔다. 류현진의 평균자책점은 4월5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 참사(4⅓이닝 9피안타 2탈삼진 2볼넷 9실점)로 8.36까지 올라갔다. 이후 5점대, 4점대로 낮추더니 6월12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서 6이닝 9피안타 1탈삼진 2실점(비자책)하자 3점대(3.75)까지 떨어졌다.

심지어 6월18일 청주 키움전서 8이닝 5피안타 8탈삼진 무실점으로 3.38까지 낮췄다. 올해 KBO리그에 복귀한 뒤 가장 낮은 평균자책점이었다. 전반기 마지막 경기, 6월23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서 5이닝 8피안타 5탈삼진 2볼넷 5실점으로 다시 3.71까지 올라가긴 했다.

그래도 류현진은 올스타전을 앞두고 마음을 비웠더니 많이 좋아진 것 같다고 자평했다. 이후 다시 평균자책점이 소폭 오르는 추세지만, 확 무너지는 경기는 나오지 않는다. 18일 창원 NC전서 5이닝 5피안타 5탈삼진 1사사구 4실점(3자책)으로 패전투수가 되면서 평균자책점이 3.76으로 또 살짝 올랐다.

1회 4실점했지만 피치컴 조작에 문제가 있었던 게 아니었다. 류현진의 패스트볼 실투 2개가 연속 피안타가 됐고, 유인구로 스트라이크 존을 완전히 벗어난 체인지업은 맷 데이비슨이 기가 막히게 밀어서 적시타를 쳤다. 노시환답지 않은 ‘알까기’가 나오면서 비자책도 적립. 그러나 2회부터 5회까지 단 1명의 타자를 제외하고 전부 범타 행진.

오히려 피치컴을 능숙히 사용, 빠른 탬포로 투구하다 보니 NC 타자들이 힘겨워 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장기적으로 투수들과 포수들이 피치컴에 익숙해지면 타자들이 살짝 불리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피치컴에 익숙한 류현진으로선 유리한 환경이다.

류현진이 평균자책점을 앞으로 얼마나 줄일까. 2006년 KBO리그 데뷔 후 한 시즌 최저 평균자책점은 단연 2010시즌 1.82였다. 반대로 가장 높은 평균자책점은 2009년의 3.57. 이대로 시즌을 마치면 개인 KBO 커리어 최악의 평균자책점이다.

그러나 류현진은 이미 8점대에서 3점대로 낮추는 능력을 보여줬다. 피치컴과 함께 2점대 진입이 가능할까. 류현진이 KBO에서 2점대 평균자책점을 찍은 건 2006년(2.23), 2007년(2.94), 2012년(2.66) 등 세 차례다. 한화가 54경기를 남겨뒀으니 류현진에겐 아직도 약 10번의 선발 등판이 남아있다. 불가능한 미션은 아니다.

2024년 7월 1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가 열렸다. 한화 선발투수 류현진이 3회말 2실점 한 뒤 땀을 흘리고 있다./마이데일리

타고투저 시즌임을 감안, 3점대 초반까지 가도 탑5에 거뜬히 들 것으로 보인다. 18일까지 규정이닝을 채우면서 2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 중인 투수는 카일 하트(NC, 2.57), 제임스 네일(KIA, 2.96) 등 2명이다. 3.76의 류현진은 리그 7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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