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도심? 아니 이러다 ‘빈 도심’ 되겠네” 손님은 어디가고, 점포만 남아.. “장사 안돼, 세입자 없어”
칠성로.. 내국인↓·외국인 지출↓, ”매출 하락, 공실률 여전“
경기 침체 장기화로 인한 원도심 위축이 가속화되는 모습입니다.
치솟는 물가에 경기 불황이 이어지면서, 중심 상권의 쇠퇴가 더 확연해지는 양상을 보이고, 이렇다할 회복 기점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원도심 내 칠성로 아케이드 상가만 해도, 경영난이 여전해 빈 점포가 크게 줄어들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적어도 4곳 중 1곳이 비었거나, 많게는 2곳 중 1곳이 경영난 등으로 인해 닫으면서 주인 잃은 점포만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19일 제주도 도시재생지원센터는 칠성로 아케이드 상가 내 건물에 대한 전수 조사 결과 310곳 중 25% 상당인 77곳이 비어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습니다.
센터는 원도심의 쇠퇴와 경기 침체가 장기화됨에 따라 도시재생활성화지역 내 빈 점포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지난 9일 원도심에 위치한 칠성로 1가부터 4가 아케이드에 접한 66개 건물 내 310곳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 1가부터 4가 전체 310곳 가운데 24.8%(77곳)가 공실로 확인됐습니다. 이는 지난해 87곳보다 10곳 정도 줄어든 수준입니다.
세부 구역별로 살펴보면 공실률이 심한 정도 차를 보였습니다.
칠성로 아케이드는 제주목관아 옆 제주우체국에서 중앙로를 거쳐, 산지천 북수구 광장까지 이어지는 상점가를 통칭한 구역을 말하는데 제주우체국 방향으로 이어지는 칠성로 1가의 경우 전체 90곳 가운데 38%(34곳)가 빈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3곳 중 1곳 이상 비었다는 얘기입니다.
지상 2층은 36%, 지상 3층 38%인 반면 지하와 지상 4층은 각각 50%나 빈 점포로 파악됐습니다. 2곳 중 1곳이 공실이라는 얘기입니다.
2가는 52곳 중 8곳(15%)이 비었고 층별로 보면 10%대에서 20%대 공실률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3가는 전체 108곳 중 29곳(26%)이 비었고 지하층 25%, 1층 19%였지만 2층은 41%, 3층은 무려 57%로 공실률이 부쩍 올라갔습니다. 절반 상당 비었다는 얘기입니다. 4층은 11%였습니다.
4가는 60곳 중 6곳(10%)이 빈 점포로 조사됐고, 층별로 적게는 한 자릿수에서 20%대 공실률을 기록했습니다.
칠성로에서 옷가게를 하던 김 모(38)씨는 어떻게든 버텨보려 했지만, 도저히 매출이 나오질 않아 최근에 결국 장사를 접었습니다.
김 씨는 “옆에서 바로 가게를 닫았는데도 어떻게든 버텼고, ‘관광객이 들어오면 풀리겠지’ 싶었는데 그것도 아니었다”라면서 “크게 내국인들이 늘어나지도 않았고, 대신 외국인이 오더라도 쓰는 분위기가 아니었다”라고 말했습니다.
상점가의 또다른 한 관계자는 “재래시장과 더불어 전통상권으로 꼽히지만, 세입자를 구하기가 어려워지면서 빈 상가가 늘고 공실률이 크게 떨어지지 않는 실정”이라면서 “국내 관광객 감소와 함께, 외국 관광객 역시도 씀씀이가 크지 않은게 전반적인 매출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해석했습니다.
사실 칠성로는 원도심, 또는 구도심이라 불리는 제주시의 중심지로 198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제주에선 가장 발달한 상권 가운데 하나로 꼽혔습니다.
하지만 신제주 등 ‘신도심’ 확장에 더해 택지개발 등 개발사업 추진이 맞물리고 상권 위축이 가속화되면서 침체기를 맞았습니다.
또한 전체적인 저출생 추이 속에 원도심 인구 70% 이상은 50대 이상으로 고령화되고 여기에 학령인구가 줄고 정주인구까지 감소하면서 원도심 공동화로 인해 한층 더 침체 속도가 빨라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2015년 이후 도시재생사업이 시작되면서 인구감소 속도가 다소 늦춰지긴 했지만 큰 효과는 보지 못했다는 시각도 나옵니다.
앞서 제주시는 칠성로 상점가 환경 개선 차원에서 현대화 사업에 나서 연중 쇼핑·관광이 가능하도록 2006∼2008년 칠성로 상점가 거리 435m 구간에 대해 너비 3.9m, 높이 11.6m의 아케이드 시설공사를 마무리했습니다.
또 최근 카카오가 지역 소상공인의 디지털 전환을 돕는 신규 사업으로 ‘단골거리’ 추진에도 나서 성과를 기대하고 있지만, 이런 추세라면 소비심리 위축은 심화되고 상권 침체 탈피 역시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홍명환 도시재생지원센터 원장은 “칠성로 아케이드 상가 가운데 오랫동안 빈 점포로 방치되고 있는 곳이 많은 실정”이라면서 “빈 점포를 이용한 예술인창작공간 활용, 전통시장의 디지털 전환 그리고 탐나는전(지역화폐) 이용 확대 등을 통해서 원도심 활성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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