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유럽 진출 포기하나…"中 더블스타 투자 난색"

금호타이어, 베트남 공장서 유럽 물량 수출
유럽 현지에 공장 짓는 게 숙원사업
금호타이어 최대주주인 中 더블스타 투자 난색
"투자보다 현 상태 유지에만 골몰" 비판

[서울=뉴시스]유희석 기자 = 금호타이어의 유럽 공장 건립 계획이 하염없이 늦어질 전망이다. 금호타이어 최대 주주인 중국 더블스타그룹이 이 투자에 소극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어서다.

특히 금호타이어의 미국 조지아 공장이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며 더블스타그룹은 해외 투자에 큰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부에선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를 통한 배당수익 챙기기에만 급급할 뿐 미래를 위한 투자에는 관심이 없다는 지적도 들린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의 유럽 투자에 대해 조심스러운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유럽 공장을 가동한다고 해서 새로운 수요 확보가 되지 않을 수 있고, 자칫 금호타이어 수익성에도 나쁜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금호타이어는 최근 유럽 공장 투자에 대한 노조 문의에 "아직 더블스타와 지분 투자에 대해 논의한 바 없다"고 밝혔다. 유럽 투자에 대해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앞서 금호타이어는 동유럽에 1조원 이상을 투입해 공장을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물류비를 아끼고, 유럽 완성차 업체 공략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현재 금호타이어는 한국과 중국, 미국, 베트남에서 8개 공장을 운영 중이며, 유럽 타이어 공급은 베트남 공장에서 담당한다.

유럽 공장을 신설하려면 금호타이어뿐 아니라 중국 더블스타도 함께 자금을 조달해야 하지만 더블스타가 추가 자금을 투입할 여력은 크지 않다.

오히려 전략적 투자자와 채권단의 지분 매각 제한이 풀리자 투자자들은 금호타이어를 속속 떠나고 있다.

중국에서는 2018년 더블스타와 함께 금호타이어 인수에 나섰던 칭다오궈신과 칭다오건설금융 등이 금호타이어 지분을 모두 팔고 떠났다.

한국 채권단에 포함됐던 우리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도 지분 매각 제한이 풀리면서 최근 장내 매도와 시간 외 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지분을 일제히 정리했다.

이런 상황에서 금호타이어가 유럽 투자에 나선다면 필요한 자금은 모두 중국 더블스타의 추가 투자와 금호타이어의 자체 자금으로 마련해야 한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 한국 사업에서 큰 이익을 올리는 상황에서 굳이 무리해 유럽 투자를 하지 않으려 한다"며 "현상 유지만 하려할 뿐 금호타이어 미래에는 그닥 관심이 없어 보인다"고 밝혔다.

금호타이어의 미국 조지아 공장 부담도 유럽 진출을 가로 막는 요인이다.

조지아 공장 건립은 2008년부터 추진됐지만, 글로벌 금융위기로 중단됐다가 6년이 지난 2014년에야 채권단 지원으로 다시 재개됐다. 이후 공장 완공까지 2년이 걸렸다.

하지만 조지아 공장은 경쟁에서 밀리며 적자가 계속 누적됐다. 이후 공장 폐쇄까지 검토할 정도로 금호타이어의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그러다 흑자 전환에 간신히 성공했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다시 경영이 어려워졌다는 후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금호타이어 조지아 공장은 최근 4개 분기 연속 적자를 보이고 있다"며 "인력난까지 겹쳐 생산 인력 확보조차 힘들 정도"라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eesu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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