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 족발집, '쇠락 상권' 광주 충장로서 매출 8배 올린 비결

광주CBS 김수진 기자 2024. 7. 19.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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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충동왕족발 충장점, 광주 충장로서 1년 만에 매출 8배↑
오전 8시부터 홀 운영하면서 막걸리·음료 무료 제공
장충동왕족발 신신자 대표이사, "고객 감동 모범 사례로 견학도"
광주 동구 충장로에 위치한 '장충동 왕족발 충장점'의 김재혁(54)사장. 김수진 기자


"족발은 야식이 아니에요. 오전 10시부터 주문이 들어와요"

광주 동구 충장로 4가의 한 식당 거리. 침체한 상권으로 자영업자들이 신음하는 이곳에서 1년 만에 기존 매출의 8배를 올린 프랜차이즈 지점이 있었다. 주식회사 '장충동왕족발'의 충장 직영점.

18일 오전 9시부터 장충동왕족발 충장점 내부에서는 배달 주문이 들어오는 알람 소리와 조리하는 소리가 이어졌다. 주룩주룩 비가 오는 장마철인데도 배달 음식을 가지러 온 배달 기사들의 발길이 잇따라 매장은 활기를 띠었다.

휴무일 없이 매일 오전 7시 40분쯤 가게를 열고 아침 장사를 준비한다는 사장 김재혁(54)씨는 지난해만 해도 월 매출 600만 원대에 머물며 폐업 위기에 처한 지점이었다고 떠올렸다. 그러던 중 본사 대표이사의 제안으로 지점 운영을 맡게 됐다.

운영 한 달 만에 매출이 1천만 원 이상 올랐고 현재는 기존 매출보다 무려 8배 가까이 급성장했다. 그의 영업 비결은 '보편적인 생각은 버리고, 고객 입장에서 운영하자'이다.

광주 동구 충장로에 위치한 '장충동 왕족발 충장점'에 식사시 막걸리를 무료 제공하는 서비스 코너. 김수진 기자


김씨는 가장 먼저 식당 내부구조를 바꿨다. 내부에 있던 밀키트 판매 냉장고와 칸막이 등을 과감하게 치우고 내부 공간을 넓혀 식사 자리를 늘렸다. 고객들을 위해 '무료·무제한 막걸리 판매대'도 운영하고 있다.

이어 "술을 많이 마시지 못하는데 한 잔 정도 곁들이고 싶은 고객을 위한 서비스"라며 "음료수도 무료로 냉장고에서 꺼내 후식으로 마실 수 있게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 화요일 휴무를 없애고 오전 8시부터 자정까지 브레이크타임 없이 운영하고 있다. 김씨는 "식당을 찾는 손님이 식사를 못하고 발걸음을 돌리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오전 8시에도 족발을 먹고 싶다는 고객이 있다면 판매한다"고 자신 있게 이야기했다.

광주 동구 충장로에 위치한 '장충동 왕족발 충장점'의 내부 식사 공간에 사람들이 방문한 모습. 김수진 기자


'족발은 야식'이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이전에 대전에서 고기국수와 국밥을 팔던 비결도 녹여냈다. 김씨는 "아침에 족발뿐만 아니라 국수와 국밥을 먹기 위해 매장을 찾는 손님도 있다"며 "어떤 음식이든 고객이 먹고 싶은 시간은 다를 수 있다는 생각으로 영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가장 중요한 '맛'에 있어서도 기본을 지킨다는 철학이 있다. 김씨는 "같은 맛도 모든 사람들이 다르게 표현하는 만큼 조리법과 재료, 만드는 마음을 똑같이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기본을 지키는 것이 사람들이 좋아하는 어떤 맛을 만드는 것보다 오래 성공을 유지하는 비결"이라고 강조했다.

광주 동구 충장로에 위치한 '장충동 왕족발 충장점'에서 조리하는 모습. 김수진 기자


지난해 6월 9일 첫 오픈부터 석 달 동안 매일 쉬지 않고 전단을 나눠주던 김씨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김씨는 전단 6천여 장을 배부했지만 시민 대부분이 이를 챙겨갔다고 전했다. 미소를 띤 얼굴을 유지하며 먼저 궁금증을 보이는 시민들에게만 전단을 건넸기 때문이다.

김씨는 "지나가던 아이들도 "아저씨 저 멀리서부터 아저씨 얼굴이 계속 웃고 있어서 보기 좋아요"라고 하며 관심을 보였다"며 "정말 관심 있게 전단을 읽어보겠다는 시민에게만 전단을 나눠줬다"고 설명했다.

광주 동구 충장로에 위치한 '장충동 왕족발 충장점'이 최근 인터넷에서 '장충동 왕족발 보쌈' 밈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147만 유튜브 크리에이터 '말왕' 그리기 이벤트 등을 하고 있다. 김수진 기자


장충동왕족발 본사에서도 이처럼 매출이 급증한 직영점 성공 사례는 드물다는 입장이다. 장충동왕족발 신신자 대표이사는 "주춤했던 프랜차이즈 시장에서 보기 드문 경우"라며 "최근 프랜차이즈 직영점이 적자를 보는 상황에서 이 같은 성공 모델을 벤치마킹하자는 이야기가 나온다"고 말했다.

신 대표는 "매출이 최소 5배에서 8배까지 뛰면서 수익성을 내는 프랜차이즈를 찾기는 어렵다"며 "고객에게 답을 찾고 감동을 주는 직영·가맹점 운영 방식에 대한 교육을 위해 모범 사례 견학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프랜차이즈 영업을 포함해 자영업자들이 심각한 경영난을 겪는 상황 속에서도 '고객 맞춤형' 방식으로 매출을 끌어올린 장충동왕족발의 사례가 구도심 공동화로 쇠락과 침체를 겪고 있는 광주 동구 충장로 4가 상권에도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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