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멀리포트] 꿀벌 ‘날개 싸대기’로 개미 쫓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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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는 꿀벌의 천적이다.
연구진은 일본 꿀벌 무리가 토종 개미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고속 카메라로 관찰했다.
개미가 꿀벌 서식지로 가까이 오자 입구를 지키는 경비벌이 개미 쪽으로 몸을 틀었다.
꿀벌을 물거나 죽일 정도로 위협적인 개미가 아니라면 사용하는 에너지가 적은 날개치기가 효율적이라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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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는 꿀벌의 천적이다. 벌집에 들어가 꿀을 훔치거나, 알을 잡아먹고 일벌을 공격한다. 일본 연구진이 꿀벌이 개미에 대응하는 새로운 방법을 발견했다. 날개로 개미를 쳐서 날려버리는 ‘날개 싸대기’이다.
일본 국립환경연구소 연구진은 벌들이 서식지를 보호하기 위해 개미를 날개로 때리는 모습을 고속 촬영 카메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생태학(Ecology)’에 지난 8일 발표됐다.
연구진은 일본 꿀벌 무리가 토종 개미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고속 카메라로 관찰했다. 개미가 꿀벌 서식지로 가까이 오자 입구를 지키는 경비벌이 개미 쪽으로 몸을 틀었다. 그리고 큰 날개로 개미를 때려 멀리 날려 보냈다. 사카모토 요시코 연구원은 “10년간 양봉을 하면서 처음 본 행동”이라고 설명했다.
날개치기 공격이 매번 성공하진 않았다. 그물등개미나 주름개미가 침입한 경우 전체 공격 횟수 중 절반에서 3분의 1 정도만 개미를 날려버리는 데 성공했다. 다른 개미보다 2배 크고 더 빠른 곰개미에 대해서는 성공률이 더 낮았다.
지금까지 벌들은 부채질하듯 날개를 흔들어 개미를 쫓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그보다 더 강력은 말벌이 오면 꿀벌들이 둘러싸고 날갯짓을 해 온도를 높인다. 수백 마리의 꿀벌이 말벌에게 달려드는 모습은 1990년대 중반 일본에서 처음 발견됐다. 말벌을 둘러싼 꿀벌들은 날개 근육을 진동시키는 방식으로 열을 내 말벌을 말 그대로 익혀 죽였다.
하지만 이번 연구 결과처럼 날개로 직접 공격하는 건 처음이다. 연구진은 “개미와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 부채질로 방어하도록 진화했을 수 있지만, 날개로 개미를 쳐 날려버리는 방법이 종에 따라 더 효율적인 방법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꿀벌을 물거나 죽일 정도로 위협적인 개미가 아니라면 사용하는 에너지가 적은 날개치기가 효율적이라는 말이다.
꿀벌의 사회적 행동과 방어 전략을 이해하면 침입종과 같은 위협에 어떻게 대처할지 예상할 수 있다. 연구진은 “앞으로 개미에 대한 벌의 반응이 시간에 따라 어떻게 달라지는지, 날개치기 방식은 어떻게 개선되는지 추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꿀벌은 꽃가루받이를 통해 작물이 열매를 맺도록 한다. 하지만 최근 개체 수가 급감해 농업에 위협이 되고 있다. 미국 웰즐리대의 헤더 마틸라 교수는 17일 뉴욕타임스에 “꿀벌이 우리에게 많은 도움을 주기 때문에 우리가 어떻게 도울 수 있는지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럽 꿀벌은 아시아 꿀벌과 달리 날갯짓으로 침입자를 쫓지 않는다. 마틸라 교수는 “아시아 꿀벌은 지구상에서 최악의 곤충 포식 압박을 받고 있는 지역에서 진화했다”며 “지금도 스스로 방어하는 새로운 방법을 찾아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마틸라 교수는 앞서 꿀벌이 화학적 방어 전략을 구사하는 모습을 발견했다. 그는 2020년 아시아 꿀벌들이 동물의 배설물로 서식지 입구 주변에 울타리를 쌓는다는 것을 발견했다. 당시 연구진들은 배설물 냄새가 포식성 곤충의 공격을 막는 역할을 할 것으로 추측했다.
참고 자료
Ecology(2024), DOI: https://doi.org/10.1002/ecy.4372
PLoS ONE(2020), DOI: https://doi.org/10.1371/journal.pone.02426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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