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가수 비와 무대 섰던 첼리스트 얀 포글러 “협업은 영감 원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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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리스트 에릭 클랩튼과의 협연이 그에게 첼로 연주의 근원을 깨닫게 했다면, 한국 가수 비(정지훈)와의 협업에선 젊은 관객과 소통하는 법을 배웠다.
21일 국립심포니와 엘가의 첼로협주곡을 협연하는 독일 첼리스트 얀 포글러(60)는 "인생에 남을 경험"이라고 비와의 만남을 표현했다.
호르스트 쾰러 전 독일 대통령 내한 사절단으로 한국을 방문한 포글러가 자신이 예술감독을 맡은 축제에 비를 초청하면서 두 사람의 협업이 이뤄졌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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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국립심포니와 엘가 첼로협주곡 함께 연주
기타리스트 에릭 클랩튼과의 협연이 그에게 첼로 연주의 근원을 깨닫게 했다면, 한국 가수 비(정지훈)와의 협업에선 젊은 관객과 소통하는 법을 배웠다. 21일 국립심포니와 엘가의 첼로협주곡을 협연하는 독일 첼리스트 얀 포글러(60)는 “인생에 남을 경험”이라고 비와의 만남을 표현했다. 2016년 이후 8년 만에 내한한 그가 지난 18일 기자들과 만났다.
포글러와 비의 협업은 2011년 독일 드레스덴 뮤직 페스티벌에서였다. 포글러의 첼로 선율에 비가 노래하는 무대였다. 호르스트 쾰러 전 독일 대통령 내한 사절단으로 한국을 방문한 포글러가 자신이 예술감독을 맡은 축제에 비를 초청하면서 두 사람의 협업이 이뤄졌디. “기존 클래식 팬은 대부분 노년 세대인데, 비를 보러 온 16~18살 소녀들이 표를 매진시켰어요. 다른 세대가 함께 공연을 즐기는 게 인상적이더군요.” 포글러는 “케이(K)팝이 세계적으로 막 유명해지기 시작했을 때였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그가 이번에 국립심포니와 협연할 엘가의 첼로 협주곡은 비극적 정조가 묻어난다. ‘비운의 첼리스트’ 자클린느 뒤프레(1945~1987)가 연주하면서 더욱 유명해진 이 곡은 각종 영화와 문학 작품에도 자주 등장한다. 엘가는 1919년 이 곡을 작곡할 당시 병으로 요양 중이었고, 유럽은 1차 세계대전의 화염이 채 가시지 않은 상황이었다. 포글러는 “20세기에 발표된 엘가의 첼로 협주곡엔 19세기 제국 시절에 대한 영국의 회한이 스며 있다”며 “18살 때부터 이 곡을 즐겨 연주한다“고 말했다.
20살에 독일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수석 단원으로 경력을 시작한 포글러는 클래식 테두리 안에서 머물지 않는다. 대중 가수 외에 배우, 시인과도 협업한다. 미국 배우 빌 머레이와는 음악과 문학이 함께하는 프로젝트를 꾸렸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서 축시를 읽어 눈길을 모은 시인 아만다 고먼과도 미국 뉴욕 카네기홀에서 함께 공연했다.
포글러에게 협업은 영감의 원천이다. “다양한 장르의 사람들을 만나 영감을 얻어야 해요. 공연 횟수는 중요하지 않아요. 클래식 음악이 옛날 것만 반복하면 새로운 걸 찾을 수 없어요.” 그는 “클래식 음악이 지평을 넓히려면 익숙함 속에서 새로운 것을 찾으려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지금 한국 문화는 전 세계 창의력의 원천과도 같아요. 2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이나 이탈리아, 프랑스 영화가 유명했지만, 전 세계에 도달하지는 않았는데, 지금 한국 영화는 세계 어디든 동시에 도달하는 힘이 있어요.” 한국 영화를 즐긴다는 그는 “한국행 비행기 안에서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을 다시 봤다”며 “한국영화와 무언가 함께한다면 재미있을 것 같다”고 했다.
임석규 기자 sk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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