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총격 딛고 대선 후보직 수락...4년만에 백악관 탈환 나서(종합)
“미국 사회 불화와 분열 치유되어야...우크라전쟁 등 모든 국제 위기 종식”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이 4년 만에 공식적으로 대통령직 재선에 도전하게 됐다. 공화당 전당대회 마지막날인 18일(현지 시각) 대선 후보 수락하는 연설을 진행했다. 그는 이자리에서 그러면서 “우리 사회의 불화와 분열은 반드시 치유되어야 한다. 그것을 빨리 치유해야 한다”고 밝힌 뒤 “미국인으로서 우리는 하나의 운명과 공유된 운명에 함께 묶여 있다”며 ‘통합’을 강조했다.
이날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 자리에서 후보직 수락 연설에 나선 트럼프 전 대통령은 펜실베이니아주 유세장에서 피격 당시 상황부터 묘사했다. 총격으로 다친 오른쪽 귀에 거즈를 붙인 그는 “역사상 가장 위대한 4년을 시작할 것”이라며 “우리는 함께 모든 인종, 종교, 피부색, 신조를 가진 시민들을 위한 안전과 번영, 자유의 새로운 시대를 시작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당선 시 추진할 정책에 대해 “대만, 한국, 필리핀 등 아시아에서 무력 충돌의 망령이 커지고 있다”며 우크라이나 전쟁을 포함해 “현 정부(바이든 행정부)가 야기한 모든 국제 위기를 종식”하고 “세계에서 평화와 화합을 회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경제정책면에서 “파괴적인 인플레이션 위기를 즉각 끝낼 것”이라며 금리를떨어뜨릴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취임 첫날 남부 국경을 봉쇄해 불법 입국자들의 미국행을 차단하고, 석유·천연가스 등 화석 에너지 시추를 재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지난 13일 펜실베이니아에서 유세 도중 발생한 자신에 대한 총격 살해 시도에 대해 “언급하기 너무 고통스럽다”며 생존 이후 “하나님이 내 편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대선 후보 수락 연설을 한 공화당 전당대회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자녀와 손주들까지 거의 온 가족이 총출동해 대가족의 세를 과시했다. 최근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곁을 지키며 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알려진 에릭은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연설하기 전에 먼저 무대에 올라 아버지에 대한 존경심을 드러내며 이번 대선 승리를 자신했다.
또 부친을 향해 “당신이 일어섰을 때 전 세계가 당신의 힘을 보았다”며 “당신이 얼굴에 묻은 피를 닦고 주먹을 공중에 들어 올린 순간은 미국의 정치 역사상 가장 용기 있는 행동 중 하나로 기억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사건 당시 행동한 것처럼 주먹을 높이 치켜들고 “싸우자!”(Fight)고 거듭 외쳐 청중의 연호와 함성을 끌어냈다.
청중은 에릭이 목소리를 높일 때마다 큰 박수갈채로 화답하며 “유에스에이”(U.S.A)를 연호했다. 폭스 채널의 생중계 방송 진행자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아들인 에릭 트럼프가 공화당 전당대회 마지막 밤에 불같은 연설을 했다”고 평가했다.
2016년과 2020년에 이어 3회 연속 공화당 대선후보 자리를 거머쥔 트럼프 전 대통령은 부통령 러닝메이트인 J.D. 밴스 연방 상원의원(오하이오)과 함께 출마하는 11월5일 대선을 통해 4년만의 백악관 복귀를 노린다. 2020년 대선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패하며 연임에 실패한 뒤 대선 뒤집기 시도 혐의 등으로 4건의 형사기소를 당하고, 5월 성추문 입막음돈 제공 관련 회사서류 조작 혐의로 유죄 평결까지 받으며 정치적 위기에 빠졌지만 기사회생하며 대선 후보 자리를 차지했다.
그는 지난 1일 연방대법원이 전직 대통령의 재임 중 행위에 대한 형사 면책 특권을 넓게 인정하는 결정을 함에 따라 최대 고민이던 ‘사법 리스크’까지 거의 넘어섰다. 이어 주말인 지난 13일 유세장 피격 사건 이후 당 내부가 자신을 중심으로 강하게 결집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약 110일 앞으로 다가온 대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한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경쟁자인 조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직 사퇴 여부를 둘러싼 민주당의 내홍등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선에 실패한 지난 2020년 대선 때보다 승리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민주당도 내달 대선 후보를 선출할 예정이지만, 바이든 대통령의 완주 의지 천명에도 불구하고 당 지도부에서까지 후보직 사퇴 요구가 나오는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대선 공식 선거운동을 앞두고 민주당 대선 후보가 바뀌면서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간 리턴매치의 대결 구도 자체가 바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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