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의 아침] “전공의 미복귀로 의료 공백 장기화…의대 신입생 모집도 차질 우려”

윤주성 2024. 7. 19.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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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광주]

■ 프로그램명 : [출발! 무등의 아침]
■ 방송시간 : 08:30~09:00 KBS광주 1R FM 90.5 MHZ
■ 진행 : 윤주성 앵커
■ 전화연결 : 정형준 인도주의의사협의회 사무처장
■ 구성 : 정유라 작가
■ 기술 : 이종규 감독

▶유튜브 영상 바로가기 주소 https://www.youtube.com/watch?v=ydvUGZc9FV4

◇ 윤주성 앵커(이하 윤주성): 수련병원 전공의 가운데 의료 현장으로 복귀하지 않은 전공의가 50% 넘게 사직 처리됐다고 합니다. 정부는 미복귀 전공의들이 오는 9월 하반기 수련 과정에 복귀하도록 설득하겠다고 했지만 복귀할 전공의가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의료 공백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큽니다. 특히 지역의 의료 공백은 더 커질 가능성이 제기돼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정형준 인도주의 의사협의회 사무처장 연결해서 현재 의료 현장의 상황은 어떤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정형준 인도주의 의사협의회 사무처장 (이하 정형준): 안녕하십니까?

◇ 윤주성: 전공의 1만여 명이 의료 현장으로 복귀하지 않았다고 하는데요. 현재 상황 어떻습니까?

◆ 정형준: 현재 상황은 지금 실제 8% 정도만 일하고 있는데요. 세부적으로 보면 인턴이라고 해서 의과대학 졸업하고 의사 되자마자 병원에서 수련하는 분들은 한 30분의 1 정도만 일하고 있는 것이고, 그리고 기타 전공의라고 말하는 레지던트는 지금 1만 463명 중 1,041명이 일하고 있습니다. 10분의 1 정도가 일하고 있는 그런 상황입니다.

◇ 윤주성: 전공의들이 의료 현장에 복귀하지 않으면 일선 병원의 상황이 심각할 것 같은데요. 어떻습니까?

◆ 정형준: 병원의 상황이 매우 심각합니다. 레지던트나 인턴 선생님들이 주로 주 80시간 정도 일하기 때문에 사실은 다른 전문 인력이나 간호 인력에 비해서 두 배 정도 일을 하는 셈이거든요. 이 한 명이 빠져나가면 두 명이 더 들어와야 되는 그런 인력인데, 이분들이 없어서 병상 같은 경우에는 평균 40% 정도 병상 가동률이 떨어진 상태입니다. 쉽게 이야기하면 예전에는 병원이 100병상이라고 하면 90병상 이상 운영이 됐다고 하면 지금은 한 50병상 정도밖에 운영을 못 하거든요. 자연스럽게 입원을 못 시키게 되니까 응급실이나 중환자실의 수요도 적체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 윤주성: 정부는 사직 전공의들이 9월 하반기 수련 과정에 복귀하도록 최선을 다해서 설득하겠다고 밝혔는데요.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

◆ 정형준: 일단 말이 약간 말장난 같은 느낌인데 정확하게 이야기하면 9월에 다시 복귀한다는 뜻은 복귀가 아니라 재임용을 하겠다는 것이거든요. 복귀라는 말은 이전에 있던 연차와 진료과로 돌아가는 것이잖아요. 그런데 정부가 지금 이야기하는 것은 9월에 다시 선발하겠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복귀는 지금 당장도 할 수 있는 것이고 다음 달에도 할 수 있는 것이지 꼭 9월에 해야 되는 것은 아니거든요. 복귀와 재임용은 전혀 다른 것인데 이 2개를 막 섞어서 뭔가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려고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가능성도 거의 없다고 생각하고요.

◇ 윤주성: 전공의들이 대다수 의료 현장에 복귀하지 않았는데요. 이렇게 복귀하지 않는 분위기라든지 배경은 어떻게 이해를 해야 될까요?

◆ 정형준: 제일 문제는 전공의들이 왜 진료 거부를 하고 나갔냐는 것이지요. 저는 의사 증원에 찬성하는 입장이었기 때문에 이런 명분이 없는 진료 거부에 반대했지만, 전공의들은 사실 의사들을 증원하면 안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나간 것인데요. 그러면 정부가 사실은 의사 증원 안을 가지고 전공의들과 협상해야지 전공의가 돌아올지 안 돌아올지 정할 수 있는 것이거든요. 그런데 그 부분에 대해서는 다들 아시다시피 비타협적 태도를 취하지 않았습니까? 2,000명에서 단 한 명도 깎을 수 없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했었고. 그러면서 계속 복귀 전공의들을 강제하고 있던 것 행정 조치라든가 아니면 사직 금지라든가 이런 조치들을 풀어주는 것을 마치 무슨 대단한 협상을 하는 것처럼 포장을 해왔는데 실제로 본질은 의사 증원 안을 어떤 식으로 향후에 가져가게 될지에 대해서 협상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 윤주성: 의료계 일부에서는 정부가 어떤 정상화 의지가 전혀 없다, 이렇게 생각을 한다는데 이유가 무엇인가요?

◆ 정형준: 바로 앞에 말씀드린 정상화 의지가 없다는 뜻이 무엇이냐 하면 전공의나 인턴 선생님들이 돌아오게 만들려면 당연히 그 사람들이 제일 첫 번째로 요구한 상황에 대해서 협상을 해야 되는데 그 부분은 협상의 여지가 없다고 이야기를 했기 때문에 협상이 안 되는 것이거든요. 그리고 두 번째로 2월에 처음에 이 사건이 터졌을 때 전공의들을 그렇게 행정 처분을 하겠다든지 면허 정지를 하겠다든지 엄벌주의적으로 압박을 하는 것보다는 다른 방법을 취했어야 하는데 이미 첫 단추를 그렇게 채움으로써 전공의들이 사실은 단체적으로 지도부를 만들어서 활동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개인 사직 형태입니다. 그러다 보니까 협상하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이 됐고요.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어쨌든 의료적인 측면에서 전공의들에 대한 여러 가지 처우 문제부터 시작해서 각종 대안을 빨리 제시했어야 했는데 실제로 그러지 않고 다들 이것도 아시는 내용인데 5월 말에 확정적으로 내년도 의사 정원을 1,509명을 늘린 상태입니다. 그러다 보니까 전공의들이 올해 돌아올 수 있는 명분 자체가 없어진 것이지요.

◇ 윤주성: 일단 오는 9월에 있을 하반기 전공의가 몇 명이나 신청하는지가 관심일 텐데요. 일부 언론 보도를 보니까 서울대병원이 대개는 800여 명을 뽑지만, 이번에는 30여 명만 선발하겠다고 이렇게 밝혔다는 보도가 있는데 이것은 어떻게 해석을 해야 됩니까?

◆ 정형준: 서울대 병원만 그렇게 한 것이고요. 실제로 빅5 병원 중에, 빅5라고 하면 서울에 있는 거대 대형병원 5개 말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서울대를 제외한 아산병원이나 카톨릭 중앙의료원이나 세브란스병원이나 삼성서울병원은 지금 대부분 다 사직 처리하고 9월에 다시 재임용을 하는 공고를 낸 상태입니다. 서울대만 약간 특이하게 그렇게 된 것이거든요. 서울대는 서울대 교수님들께서 만약 재임용을 받게 되면 기존 수련을 했던 제자들이 다시 돌아오지 못한다는 것 때문에 사직을 그만큼밖에 안 받은 것이지만 나머지 빅5 병원들은 실제로 가장 큰 사직을 받고 재임용을 하려고 준비하는 것이라서, 그것만 언론에 나와 있는 것은 다른 측면의 이야기라고 봅니다.

◇ 윤주성: 이렇게 전공의 수급에 차질이 빚어지면 어떤 상황이 발생하게 되는 것인가요?

◆ 정형준: 제일 첫 번째로는 전문가 나오지 않습니다. 당장 현재 상태에서 9월에 재임용을 해도 올해 벌써 5개월 정도 수련을 못 했기 때문에 내년도에 신규 전문의가 지금 일하고 있는 사람 중에 4년 차인 사람이 몇 명인지는 확인이 안 되는데요. 아주 극소수만 전문의가 나온다고 보시면 되고요. 두 번째는 인턴들이 전부 다 사직하지 않았습니까? 인턴들이 전공의가 되어야 되는 사람이니까 전공의를 들어갈 수 있는 사람이 없는 것이고, 더 문제는 학생들이 지금 동맹 휴업을 계속 하고 있거든요. 올해 의사 국가 시험을 보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그래서 내년에 의사가 배출되지 않게 되는 이런 문제인 것이지요. 그러니까 계속적으로 적체돼서 내려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러면 다들 아시다시피 한국이 의사가 부족해서 의사를 늘리려고 했던 것 아닙니까? 실제로는 의사가 더 부족해지는 현상이 벌어지는 것이지요.

◇ 윤주성: 상황이 이렇게 되면 내년에는 의료 공백이 더 심화하는 것 아닙니까?

◆ 정형준: 지금과 같은 의료 시스템을 유지한다는 전제 하에서는 의료 공백이 훨씬 심해질 수 있습니다. 그것은 내년에 더 심해지는 문제가 아니라 내년에 의사 고시를 본 신규 의사 아니면 전문의가 되는 신규 전문의가 나오지 않는다면 현재의 이 의료 체계를 가지고 돌아가는 시스템에서는 향후 5년에서 10년 정도 심각한 타격을 주는 그런 사건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 윤주성: 5년에서 10년 정도 타격을 준다는 것이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인가요?

◆ 정형준: 일단 첫 번째로 지금 전공의들이 그만뒀지만 주로 일하고 있는 전공의들이 인기 진료과나 비급여 진료과에서 주로 일하고 있습니다. 그런 이야기는 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과처럼 필수적인 진료과는 거의 다 공백이라는 것이거든요. 그러면 이 진료과에 현재 전공의가 다 나간 상황에서 내년에 만약 신규 선발을 하더라도 윗년차가 없고 힘든 진료과들에는 지원하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그렇게 돼서 5년에서 10년 정도 필수적인 진료과의 공백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고요. 두 번째로는 아까 제가 말씀드린 대로 수업을 거부하고 있어서 신규 의사가 배출되지 않기 때문에 전체적인 일반의까지 포함해서 의사 자체 수급이 지금 한 번 흔들린 것입니다. 이 상황이 유지가 되면 당연히 의사를 구하기가 훨씬 어려워질 것이기 때문에 지역으로 가게 되거나 아니면 필수적인 진료과로 가게 되는 경우에 훨씬 구인이 심해질 그럴 가능성이 높습니다.

◇ 윤주성: 말씀하신 것처럼 역설적으로 광주와 전남 같은 지역의 의료 공백은 더 심각해질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있는데요. 왜 그렇습니까?

◆ 정형준: 그런 지역의 의료를 하는 의사들이 지역 출신들만 있는 것이 아니고요. 주로 수도권에서 공부 잘해서 의과대학을 가거나 아니면 그렇게 해서 가 있는 사람이 있는데 정부의 계획대로 9월에 재임용을 하게 되면 서울에 있는 빅5 병원들은 다시 전부 전공의를 뽑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러면 지방에서 사실은 서울로 올라가겠다는 사람들을 유인하는 그런 현상이 될 수 있고요. 그리고 두 번째로는 어찌 됐든 의사 수 자체가 급감할 것이기 때문에 일단 수도권부터 먼저 채우는 것이 한국의 수도권 중심 현상이기 때문에 그런 문제에서도 이것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이지요.

◇ 윤주성: 이렇게까지 문제가 심각해진 근본 원인은 무엇이라고 생각을 하십니까?

◆ 정형준: 원인이야 의사 집단의 명분 없는 싸움이 당연히 첫 번째로 있겠지요. 그렇지만 그 명분 없는 싸움을 예측하고, 명분 없는 싸움이라고 해서 욕만 하고 저희가 의사만 이기면 되는 것이 아니지 않습니까? 의사들이 꼭 필요한 사회에 필수적인 서비스를 하는 사람들이니까 어떤 방식이든 이것을 점진적인 구조개혁을 통해서 어느 정도는 이런 파국을 막은 상황에서 개혁을 해야 되는데 이 정부가 사실은 그럴 수 있는 로드맵도 없고 능력도 없고 계획도 없었다는 것이지요. 가장 결정적으로 2월에 2,000명 증원 발표하면서도 당시 배치 계획이나 교육 계획이나, 재정 계획을 넣지 않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많은 사람에게 비난을 받았는데도 지금까지도 제대로 되어 있는 계획이 하나도 나오는 것이 없기 때문에 지금 이 상황을 어쨌든 다 정부 책임이라고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요. 정부 일단 제시한 정책 때문에 발생한 것이기 때문에 정부가 지금이라도 전향적인 자세를 보여야 됩니다. 아니라면 아주 혁신적인 의료 시스템 개혁 조치를 지금 당장 내놔야 되거든요. 올해 말까지 의료개혁특별위원회에서 전공의 중심 병원 하겠다, 이렇게 한가하게 진행할 수 있는 그런 상황은 아니라고 봅니다.

◇ 윤주성: 이런 상황이라면 의대 신입생 선발에 차질은 없겠습니까?

◆ 정형준: 의사 신입생 선발에 차질이 생길 수 있습니다. 물론 그 부분은 교육부가 끝까지 훨씬 더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저항하려고, 저지하려고 여러 안을 내겠지만 사실은 동맹 휴업 수준으로 올해 신입생 3,000명이 전부 유급할 경우 내년에 4,500명이 더해지면 7,500명을 교육하는 것이 불가능한 상황이고요. 그렇게 선발하는 자체가 말이 안 되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도 아마 올해 하반기 정도가 되면 또 다른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이고 그렇기 때문에 정부가 어쨌든 어떤 방법이든 간에 다른 여러 방안을 당장 내야 된다는 생각입니다.

◇ 윤주성: 앞서 언급하신 것처럼 의료개혁특위가 최근 어떤 계획을 발표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한다고 생각을 하십니까?

◆ 정형준: 의료개혁특위가 전문의 중심 병원이나 일부 의료 개혁 과제들에 대해서 12월까지 구체안을 내겠다는 식으로 하나씩 던지고 있는데요. 지금 그렇게 한가하게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고 정부가 만약 전공의를 복귀시킬 수 있는 의사 증원 안 자체에 대한 협상이나 재검토를 천명할 생각이 없다면, 저는 없는 것으로 보이는데 그렇다면 지금 당장 해야 될 일이 많이 있는데요. 몇 가지만 예를 들면 첫 번째로는 수도권의 빅5 병원의 병상을 감축하고 빅5 병원 자체를 중환자나 응급환자만 보는 것으로 축소할 필요가 있습니다. 수도권에 환자들이 올라가고 이런 것들을 막아야 되고요. 두 번째는 지역 의료와 1차 의료를 강화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제도를 빨리 도입해야 됩니다. 주치의 제도라든지 환자등록제라든지 이런 식으로 도입하지 않고 기존 방식대로 전화 예약해서 대형병원 갈 수 있고 아무 병원이나 갈 수 있는 체계를 유지한다면 심각한 파국을 훨씬 더 조장하게 될 것입니다.

◇ 윤주성: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윤주성 기자 (yj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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