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공영방송 이사진 선임 중단 수용 못해”…우원식 중재안 거부

민주당 “예상했던 답변…방송법 개정 관철할 것”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9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19일 ‘방송 정상화 4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방송통신위원회법) 처리와 관련해 우원식 국회의장이 제안한 중재안을 사실상 거부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오는 25일 국회 본회의에서 방송 4법 등 처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우 의장이 정부와 여당에 제안한 ‘공영방송 이사진 선임 절차 중단’에 대해 “문재인 정부에서도 현행법에 따라 (공영방송 이사진이) 임명돼 왔다”며 “이사진 선임 일정 중단을 요구하는 것은 저희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추 원내대표는 이어 “이건 행정부의 인사 권한”이라면서 “규정대로 선임 절차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이 절차는 계획대로 진행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우 의장은 지난 17일 야당은 방송 4법 입법을 잠정 보류하고 정부·여당은 공영방송 이사진 교체 작업을 중단하고 여야가 참여하는 범국민협의체를 통해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을 논의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

추 원내대표는 우 의장이 제안한 ‘범국민협의체 구성’을 두고도 반대의 뜻을 밝혔다. 추 원내대표는 “(시민사회 등을 제외한) 국회의장 직속의 전문가로 구성된 자문위원회 구성에 대해선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여기에는 여야가 동수로 전문가를 추천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추 원내대표는 우 의장이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에 요구한 ‘방송 정상화 4법 입법 중단’과 ‘방송통신위원장 탄핵 추진 중단’에 대해선 “우 의장의 제안을 있는 그대로 받아서 꼭 실천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우 의장을 향해선 “방통위원 후보 추천이 중단돼 있는데, 국회의장은 현재 국회 추천 몫인 후보자를 빨리 추천할 수 있도록 야당에 촉구해달라”고 요구했다.

국민의힘은 오는 25일 국회 본회의에서 야당이 ‘방송 정상화 4법’과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 등 처리를 시도할 경우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통해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노종면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국민의힘의 우 의장 중재 제안 거부에 “예상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않은 뻔뻔한 답변이다. 혹시 했지만 역시”라고 비판했다. 노 원내대변인은 서면브리핑에서 “민주당은 다른 야당들과 이미 합의한 대로 방송법 개정을 묵묵히 관철해내겠다. 이동관, 김홍일 2인 체제에서 이상인 1인 체제로 이어지고 있는 방통위 위법 상태를 반드시 멈춰 세우겠다”고 밝혔다. 그는 “방통위원장 후보자인 이진숙 씨의 부적격 사유를 인사청문회를 통해 낱낱이 드러내겠다”고도 했다.

선담은 기자 su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