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보다 하나만 더”…그렇게 골프 전쟁터서 살아남은 양용은 [임정우의 스리 퍼트]

임정우 기자(happy23@mk.co.kr) 2024. 7. 19.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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亞 최초의 메이저 챔피언 양용은
2022년부터 PGA 챔피언스서 활약
올해 준우승 포함 톱10 5번 들어
남은 시즌 첫승 하겠다 각오전해
주 5회 이상 웨이트 트레이닝하고
10년째 간헐적 단식으로 체중관리
“하고 싶은 것만 하면서 살 수 없어
인내·절제해야 프로골퍼로 성공”
아시아인 최초의 메이저 대회 우승자인 양용은은 남은 시즌 PGA 투어 챔피언스 첫 우승에 도전한다. AFP 연합뉴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의 연대기가 나올 때마다 거론되는 한 프로 골퍼가 있다. 아시아인 최초로 메이저 대회 정상에 올랐던 양용은이다. 2009년 PGA 챔피언십에서 전성기를 보내고 있던 우즈를 제압한 만큼 양용은이라는 이름은 전세계 골프팬들에게 각인됐다.

2022년부터는 만 50세 이상 선수들이 경쟁하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챔피언스에서 활약 중인 양용은. 첫해 찰스 슈와브 컵 상금랭킹 29위를 차지했던 그는 지난해 14위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는 한 단계 발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15일 막을 내린 PGA 투어 챔피언스 메이저 대회 카울링 컴패니스 챔피언십 준우승을 포함해 톱10에 5번 이름을 올리며 상금랭킹 6위를 달리고 있다.

양용은은 “확실히 앞선 두 시즌보다는 모든 면에서 편해졌다. 특히 올해는 지도와 내비게이션을 보고 PGA 투어 챔피언스 생활을 하고 있는 것 같다”며 “카울링 컴패니스 챔피언십은 아쉬움과 만족스러운 감정이 공존한다. 그래도 첫날부터 순위를 차근차근 끌어올려 준우승을 차지한 내 자신을 칭찬해주고 싶다”고 웃으며 말했다.

1997년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양용은은 PGA 투어, DP월드투어, 일본프로골프투어(JGTO) 등 전세계를 누볐다. PGA 챔피언십을 포함해 전세계 프로 골프 투어에서 정상에 오른 횟수는 12번이다.

양용은은 자신의 우승 이력에 PGA 투어 챔피언스를 추가하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하고 있다. 최상의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는 적정 체중인 82~83kg을 8년 가까이 유지하고 10년 넘게 하고 있는 간헐적 단식, 주 5회 웨이트 트레이닝 등이 대표적이다.

양용은은 “하고 싶은 것을 다 하고 살면 프로 골퍼로서는 절대 성공할 수 없다. 절제하고 인내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몸에 좋지 않은 것은 멀리하고 있다”며 “가장 신경쓰는 건 체중이다. 식단 관리를 철저히해 82~83kg의 체중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만 50세가 넘어서는 대회 기간에도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고 있다.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꾸준히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지 않으면 근육 등이 쉽게 빠진다. 경쟁력을 유지하고 부상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체육관에서 매주 많은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PGA 투어 챔피언스 첫 우승을 차지하기 위해 최근 백스윙의 크기를 줄이는 변화를 가져간 양용은. 양용은
30년 가까이 프로 골퍼로 활약한 원동력으로는 ‘남들보다 하나씩 더하자’라는 마음가짐을 꼽았다. 양용은은 “PGA 투어 챔피언스를 포함해 모든 프로 골프 무대는 전쟁터와 같다. 조금이라도 게을러지고 남들과 똑같이 해서는 절대 살아남을 수 없다”며 “매일 10분이라도 더 연습장과 체육관에서 보내려고 하는 이유가 생존이다. 프로 골퍼 양용은으로 살아가는 한 지금의 마음가짐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수많은 업적을 세운 양용은이지만 골프에 있어 완벽이란 없고 아직도 부족한 게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직도 내가 만족하는 골프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완벽한 골프를 하는 날이 올지는 모르겠지만 계속해서 진화해보겠다”고 웃으며 말했다.

최근 가장 신경쓰고 있는 한 가지는 백스윙이다. PGA 투어 챔피언스 정상에 오르기 위해서는 백스윙의 크기를 줄여야 한다고 판단한 그는 새로운 스윙 연마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

양용은은 “나이가 들면서 상체와 하체의 회전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힘까지 줄어들면서 백스윙의 변화를 주게 됐다. 과거와 비교해 백스윙을 70~80% 밖에 하지 않는 느낌이지만 임팩트는 더욱 좋아졌다”며 “한달전부터 본격적으로 교정했는데 지난주 준우승이라는 값진 결과를 만들어냈다. 새로운 스윙이 익숙해지고 있는 만큼 앞으로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PGA 투어 챔피언스 데뷔 이후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는 양용은은 반드시 우승을 차지하겠다는 각오도 전했다. 그는 “PGA 투어 챔피언스 첫 우승이 잡힐 듯 잡히지 않지만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2022년과 지난해와는 다르게 확실히 우승에 가까워진 느낌을 받기 때문”이라며 “남은 시즌 무슨 방법을 써서라도 우승을 차지해보겠다. 올해는 꼭 PGA 투어 챔피언스 정상에 오르겠다”고 강조했다.

양용은은 지난 17일 메이저 대회 디오픈 기자회견에서 우즈가 가장 뼈아팠던 패배를 안긴 주인공으로 자신을 뽑은 것에 대해서는 깜짝 놀랐다고 밝혔다. 우즈는 당시 “가장 극복하기 힘들었던 패배는 양용은에게 졌던 2009년 PGA 챔피언십이다. 메이저 대회에서 역전패를 당한 게 처음이었기 때문에 회복할 때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말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양용은은 “내게는 평생 잊지 못할 특별한 순간이지만 우즈는 지금까지 잊지 못할 정도로 큰 충격을 받은 것 같다. 우즈가 공식 석상에서 나를 언급해 깜짝 놀랐다”며 “슬럼프가 와도 다시 일어설 수 있게 하고 지금의 나를 만든 원동력 중 하나가 2009년 PGA 챔피언십 우승이다. 지금도 15년 전 우승 장면이 생생하게 떠오른다”고 설명했다.

양용은은 우즈와의 PGA 투어 챔피언스 대결도 기다리고 있다. 올해 48세가 된 우즈는 50세가 되는 2026년부터 PGA 투어 챔피언스에서 활약할 수 있다. 양용은은 “우즈가 얼마나 많은 대회에 출전할지 모르겠지만 같은 투어에서 활약하면 재미있을 것 같다. 우즈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최소 3년 이상을 생존해야 한다. 몸 관리를 잘해 우즈와 PGA 투어 챔피언스에서도 맞대결을 펼쳐보겠다”고 말했다.

PGA 투어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후배들이 자랑스럽다는 이야기도 했다. 양용은은 “임성재와 김주형, 안병훈, 김시우 등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모여 있는 PGA 투어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는 것을 보면 기분이 좋다. 앞으로도 지금처럼 잘 할 것이라는 믿음도 있다”며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계속해서 도전하는 게 중요하다. 여기에 본인의 노력까지 더해진다면 지금보다 더 많은 한국 선수들이 PGA 투어를 주무대로 삼을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 국내 유일의 골프 선수 출신 기자인 임정우 기자는 ‘임정우의 스리 퍼트’를 통해 선수들이 필드 안팎에서 겪는 이야기들을 생생하게 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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