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엔비디아, 3년은 적수 없어…한국도 'AI 진영' 만들어야"

제주=유선일 기자 2024. 7. 19.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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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뉴스1) 김재현 기자 =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겸 SK그룹 회장(맨 오른쪽)이 19일 제주 신라호텔에서 열린 대한상의 제주포럼에서 진행된 최수연 네이버 대표와의 'AI 토크쇼'에서 대담을 하고 있다.(대한상의 제공) 2024.7.19/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제주=뉴스1) 김재현 기자

"2~3년 내 엔비디아가 부서지지는 않을 겁니다. 그동안에는 거의 적수가 없다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 그룹 회장)은 19일 제주도 신라호텔에서 열린 '대한상의 제주포럼'에서 최수연 네이버 대표와 함께 AI(인공지능)를 주제로 한 토크쇼에 참석해 "엔비디아가 언제까지 승승장구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밝혔다.

최 회장은 그러면서도 "3년 후에는 엔비디아가 무너질 가능성도 몇 가지 (요인이) 있다"며 "우선 AI로 돈을 버는 모델이 현재로선 아직 정확히 나오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앞으로 2~3년 동안 (AI 기술이) 돈을 벌 만큼의 레벨로 발전하느냐(가 관건이고), 기업이든 개인이든 돈을 지불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이 만들어져야 하는데 그게 잘 안된다면 엔비디아가 아닌 다른 종류의 칩이나 형태가 필요하기 때문에 엔비디아가 갖고 있는 장점이 무너질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최 회장은 "(반대로) 돈을 버는 모델이 계속해서 잘 나온다면 비싸더라도 (성능 좋은) 반도체 칩을 계속 쓰게 될 것"이라며 "그러면 엔비디아의 승승장구가 5년 이상 갈 수도 있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SK의 반도체 등 AI 관련 사업을 '금을 캐는 곡괭이'에 비유했다. 그는 "과거 골드러시(gold rush) 때 사람들이 금광을 캐러 가듯 지금은 AI라는 금을 캐기 위해 도전한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 골드러시가 생기고 생긴 비즈니스가 금을 캐기 위해 필요한 청바지, 곡괭이 판매였다"며 "(AI 사업에서) 대표적인 것이 엔비디아였고 저희 전략도 엔비디아와 비슷하게 곡괭이 팔아서 돈을 벌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최 회장은 "실제로 금을 캐야 곡괭이를 계속 팔 수 있는데 금이 안 나오면 곡괭이 못 판다"며 "(그런 의미에서 AI 시장에서) 네이버가 돈을 벌어야 한다. 금을 캐야 저희가 곡괭이를 계속 팔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처음에는 곡괭이 팔다가 땅을 더 깊게 파려면 불도저를 팔고 땅을 뚫는 기계를 파는 식으로 되는 것"이라며 "(SK의) 기본 전략은 AI 데이터센터에 에너지까지 붙여서 가장 적은 비용을 들여 금을 캘 수 있도록 도와드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오른쪽)이 최수연 네이버 대표와 'AI 토크쇼'에서 대담을 하고 있다./사진=대한상의

최 회장은 최근 젠슨 황 엔비디아 CEO(최고경영자) 등 빅테크 대표들과 만나 논의한 협력 방안에 대해서도 "(빅테크의) 요구를 알아내는 것이 필요하다"며 "반도체 등 단품을 파는 얘기보다는 필요한 형태의 AI 데이터센터를 필요로 한다. 이걸 다 만들어줄 수는 없지만 우리의 기술과 소재를 투입해 효과적인 AI 데이터센터를 만들 수 있느냐가 숙제"라고 했다.

최 회장은 다른 국가·기업과 협력 방안에 대해선 "어차피 세계적인 전쟁이 되기 때문에 여기에서 승리하려면 우군이 필요하다"며 "미국, 일본, 다른 나라와 협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실제로 빅테크들도 서로 진영을 만들고 있다. 대한민국도 그것을 만들어야 한다"며 "대한민국 내에서만 (진영을) 만들면 잘 안될 수 있다. 필요한 역량을 가진 파트너를 찾아 진영을 만들어 각 케이스에 적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수연 대표는 네이버의 AI 사업과 관련해 "(종전까진) 어떻게 하면 빅테크와 맞설 수 있는 LLM(거대언어모델)을 만들 수 있느냐에 집중했다면 최근에는 논의 방향이 조금 달라진 것 같다"며 "과연 AI를 비즈니스에서 어떻게 쓸 수 있는지에 대한 논의로 들어갔다. 최근 엔비디아와 미팅에서도 그런 얘기를 더 많이 했다"고 했다.

최 대표는 "빅테크들이 AI 기술 패권을 주도적으로 가져가고 있고 나머지 국가와 나머지 회사들은 틈새시장을 어떻게 파고들지, 우리만의 전략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있다"며 "각 국가가 자국 언어의 맥락을 잘 이해할 수 있는 모델이 필요한 것이 아닌지 논의했다"고 했다. 이어 "이것은 혼자만의 힘으로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칩 메이커나 국가기관, 통신회사 등과 힘을 합쳐 '소버린(Sovereign·주권) AI'와 같은 모델을 만들어보자는 얘기를 나눴다"고 밝혔다.

최근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와 최수연 대표 등은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만나 소버린 AI 관련 의견을 나눴다. 소버린 AI는 각 지역 문화·언어·가치 등을 반영한 AI 모델을 의미한다.

제주=유선일 기자 jjsy8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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