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꽃 패스트볼 매력’ KBO 외인 구속 킹, 내년에도 볼 수 있을까… 본격 시험대 들어섰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7월 11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와 롯데의 경기에서 롯데 타자들은 꽤 난감한 상황에 직면하고 있었다. 전반기 막판 활활 타오르며 리그 최고의 공격 생산력을 뽐냈던 롯데 타선이지만, 상대 선발 드류 앤더슨(30)의 구위는 그런 롯데 타선을 잘 제어하고 있었다.
이날 앤더슨은 시작부터 힘이 넘치는 투구를 보여주면서 롯데 타선을 꽁꽁 묶었다. 6⅔이닝 동안 2피안타 2볼넷 10탈삼진 역투를 선보였다. 올 시즌 앤더슨의 두 번째 두 자릿수 탈삼진 경기였다. 2실점을 하기는 했지만 수비 실책이 끼어 모두 비자책점이었다. 시즌 평균자책점도 3.72까지 낮췄다.
변화구도 평소보다 제구가 잘 되며 좋은 포석과 미끼가 됐다. 그리고 역시 승부구는 패스트볼이었다. KBO리그 9개 구단에 트래킹 데이터를 제공하는 ‘트랙맨’의 집계에 따르면 이날 앤더슨의 포심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시속 154.5㎞였고, 평균도 152.2㎞에 이르렀다. 힘도 안 떨어졌다. 7회 마지막 타석에서 찍은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153.6㎞였다.
이 패스트볼이 타자 눈높이에서 놀았다. 롯데 타자들로서는 눈에 보이니 방망이가 나갈 수밖에 없었는데 공이 빠르고 차고 들어오는 힘이 있다 보니 무수한 헛스윙이 나왔다. 팬들이 볼 때는 ‘왜 저런 공에 방망이가 나가는 거지’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막상 타석에 선 타자들이 참기 어려운 공이었다. 하이패스트볼의 미학이었다. 기본적으로 힘이 있고, 또 자신감이 있기에 가능한 투구였다.
긁히는 날은 원래 매서운 구위를 과시했다. 불펜에서 등판한 4일 창원 NC전에서는 1이닝 3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는데 이날 패스트볼 구속은 메이저리그급이었다. 문제는 긁히는 날과 그렇지 않은 날의 편차가 있었다는 것이다. 결국 변화구 문제였고, 제구 문제였다. 아무리 빠른 공도 ‘패스트볼이 들어온다’고 생각하고 길목에서 기다리고 있으면 안타 확률이 높은 건 당연하다. 앤더슨이 변형 패스트볼을 던지는 선수도 아니라 이런 날은 오히려 패스트볼이 먹잇감이 됐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커브와 체인지업의 커맨드가 비교적 원활하게 이뤄지면서 앤더슨이 힘을 내고 있다. 6월 29일 두산전에서는 5이닝 무실점, 그리고 11일 롯데전까지 호투를 이어 가며 최근 12⅔이닝 동안 자책점이 하나도 없다. 앤더슨은 KBO리그 공인구가 메이저리그보다 작다고 느껴 변화구 제구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는데 점차 손에 익어가며 실마리를 찾는 양상이다.
이숭용 SSG 감독도 찾아가고 있는 변화구 감각에 반색했다. 앤더슨이 잘 던지기 위해서는 결국 빠른 공의 위력이 있어야 하고, 그 빠른 공의 위력이 있으려면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변화구가 있어야 한다는 게 이 감독의 생각이었다. 그런데 최근 2~3경기에서는 그런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 감독은 “커브와 좌타자 상대로 체인지업을 잘 활용했다. 변화구가 그렇게 들어가면 직구를 치기 쉽지 않다”면서 “변화구 제구가 되면서 직구도 더 효과적으로 발휘될 수 있는 것 같다”고 좋은 평가를 내렸다.
하이패스트볼이 좋은 선수지만, 전력분석팀과 상의를 통해 오히려 타깃을 낮게 잡은 게 도움이 됐다. 하이패스트볼에 집착해 타깃을 애당초 높게 잡으면 손에서 빠질 때 볼이 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타깃을 조금 낮추니 오히려 더 자연스러운 하이패스트볼 구사가 이뤄졌다는 분석이다. 적응도 잘하고 있으니 앞으로 경기력에도 조금 더 일관성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기대다.
시즌 초반 극심한 부진에 빠졌던 로버트 더거의 대체 외국인 선수로 입단한 앤더슨은 아예 2025년까지 생각하고 데려온 선수다. 그런 확신이 없었다면 그렇게 일찍 손을 쓰지 않았다. 오랜 기간 지켜보며 KBO리그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렸고, 실제 올해 패스트볼 구속은 외국인 선수 중 가장 높다. SSG는 앤더슨이 올해 차분하게 리그에 적응해 내년에 외국인 2선발이 되고, 에이스급 선수를 새로 데려오면 그게 가장 좋은 외국인 투수 시나리오라고 본다. 앤더슨의 재계약 여부가 계속해서 실험을 거치는 가운데 팀에 확신을 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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