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캠프, 경주리조트…기억서 사라진 참사의 흔적들
참사의 패턴 망각의 파편 4편
캠프 참사 후 무너진 리조트 지붕
병원 화재 뒤 스프링클러 미설치
반복되는 물류센터 대형 화재 사고
같은 패턴으로 반복되는 슬픈 참사
세월호 참사와 이태원 참사는 빼닮았다. 희생자 대부분이 어렸고, 안전 불감증이 만든 비극이란 점에서 그렇다. 우리 사회의 부실한 안전 시스템을 꼬집을 때마다 떠오르는 대형 참사이기도 하다. 그런데 우리 기억에서 잊힌 사건‧사고는 의외로 많다. 모두 충분히 막을 수 있었던 인재人災다. 우리는 지금 무엇을 망각하고 있을까.
■ 1편 이태원, 오송 지하차도, 제2경인 방음터널 … 참사의 패턴과 파편
■ 오송 참사 1년 지났지만… 지하차도는 여전히 '위험 사각지대'
■ 예산 없어서, 임기 끝나서… 방음터널엔 아직도 화마가 산다
2013년 7월, 태안 사설 해병대 캠프 사고는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다. 한순간 5명의 생명을 앗아간 참사였다. 정부의 인증을 받지 않은 캠프업체가 해병대 캠프를 운영했다. 바다에 있던 대부분의 교관은 인명구조자격증을 소지하지 않았다. 당국은 늑장대응으로 일관했다. 당시 박근혜 대통령은 "사고대책을 마련하고 엄중 처벌하라"고 지시했지만, 공허한 메아리에 그쳤다.
이듬해 2월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의 지붕이 무너졌고 4월엔 세월호가 가라앉았다. 전혀 다른 모습의 재난 같지만 실상은 똑같았다. 안전 업무지침이나 법 규정을 무시하고, 피해를 최소화할 골든타임을 어이 없이 놓쳤다.
병원이나 물류센터에서 불이 났을 때 속수무책인 것도 똑같다. 재난 후 채우지 않은 빈틈은 또다시 재난을 불렀다. 2015년 전남 장성 효실천나눔사랑요양병원 화재로 21명이 사망한 이후 정부는 스프링클러 설치 규정을 강화했지만, 4년 뒤 불이 난 밀양시 세종병원에는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지 않았다. 스프링클러의 설치 기준을 면적이 넓거나 층수가 높은 병원으로 한정했기 때문이다.
2020년 4월 경기 이천에서 일어난 한익스프레스 물류창고 화재사고는 38명의 사망자를 남긴 대형 참사였다. 상처가 아물기도 전인 7월엔 경기 용인 양지SLC 물류센터에서 큰불이 났다. 물류창고는 가연물질이 곳곳에 있고 사람이 많이 일하는 특성상 한 번의 화재가 큰 피해로 이어지는데, 연례행사처럼 불이 나는 건 따져봐야 할 문제다.
오송 지하차도 참사 후 1년이 흘렀다. 제2경인 방음터널에서 대형 화재가 터진 것도 6개월이 훌쩍 흘렀다. 지금 지하차도와 방음터널은 안전할까. 정부는 안전 시스템을 만드는 데 힘을 쏟고 있을까.
김다린 더스쿠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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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나 더스쿠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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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서영 더스쿠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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